LIFE

‘모더니즘의 아버지’ 디자이너의 가구에 직접 누워볼 기회

드디어 서울에 도달한 피에르 폴랑의 메아리.

프로필 by 오성윤 2024.05.27
모듈을 조합해 각자에 맞게 활용성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한 가구 듄과 다다미. 작가 생전 미완의 프로젝트였으나 2014년 폴랑 폴랑 폴랑의 노력으로 개발되었다.

모듈을 조합해 각자에 맞게 활용성을 찾을 수 있도록 설계한 가구 듄과 다다미. 작가 생전 미완의 프로젝트였으나 2014년 폴랑 폴랑 폴랑의 노력으로 개발되었다.

피에르 폴랑은 프랑스 디자인을 논할 때 으레 첫머리에 등장하는 이름이다. 가구 디자이너이자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던 그는 머시룸 체어, 리본 체어, 텅 체어 등의 작품으로 모더니즘 가구 역사에 큰 획을 그었고, 엘리제궁 내 조르주 퐁피두 대통령의 개인 공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집무실, 루브르 박물관, 파리시청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다양한 공간의 인테리어 작업을 했다. 안타깝게도 지난 2009년 그는 영면에 들었으나 유족들이 그의 유산을 연구하고 알리는 일을 이어가고 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폴랑 폴랑 폴랑(Paulin Paulin Paulin)’. 그의 디자인 세계가 메아리처럼 계승되기를 기원하는 뜻이라고 한다.
머시룸 체어, 리본 체어, F572, 텅 체어 등 모더니즘 가구 역사의 걸작으로 남은 피에르 폴랑의 작품들.

머시룸 체어, 리본 체어, F572, 텅 체어 등 모더니즘 가구 역사의 걸작으로 남은 피에르 폴랑의 작품들.

이번에 피에르 폴랑의 첫 국내 전시가 성사된 것도 아들인 벤자민 폴랑의 노력 덕분, 혹은 현대미술과 디자인의 열렬한 애호가이자 피에르 폴랑의 오랜 팬인 배우 이정재의 노력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사람은 한국에 피에르 폴랑의 세계를 제대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는 데에 뜻을 모았고, 아티스트컴퍼니 사옥의 전시 공간에 무료 전시를 기획했다. 이들의 유기적 소통은 ‘디자인과 영화’라는 특별한 전시 기획을 낳기도 했다. 영화나 TV에서 작가의 작품들이 어떻게 사용되고 표현되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다뤄보기로 한 것이다. 2개 층으로 구성된 전시장에서는 엘리제궁을 위해 디자인한 작품들부터 한정판 희귀 작품까지 거장의 다양한 작업을 만나볼 수 있으며, 가장 매력적인 요소는 관람객들이 자유롭게 앉거나 누워볼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전시는 9월 8일까지로 이메일을 통해 관람 예약을 받는다(rendezvous@paulinpaulinpaulin.com).

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GRAPHER 정우영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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