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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 털 많이 깎으면 금메달? 이제는 사라진 기상천외 올림픽 종목

정말 기상천외했던 과거의 올림픽 종목들.

프로필 by 김정호 2024.07.28
푸들 털을 많이 깎는 사람이 금메달? 무슨 경기라도 되냐고요?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이색 올림픽 종목입니다. 30개가 넘는 종목이 진행되는 현대의 올림픽과는 달리 초창기의 올림픽에는 그 수도 많지 않은 데다 기상천외한 종목들로 가득했죠. 그 시절 각각의 특색이 있던 올림픽 폐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비둘기 사격
1900년 파리 올림픽 사격의 하부 종목으로 진행되었어요. 신호와 함께 비둘기를 날려 보내고, 총으로 쏘아 맞히는 경기였죠. 이 경기에서 총 300마리의 비둘기가 희생되었다고 해요. 경기장 바닥이 비둘기 피와 깃털로 아수라장이 되고 사체가 관중의 머리 위로 떨어지는 일도 생겨 너무 잔인하다는 이유로 폐지되었어요. 당시 우승자는 벨기에의 레온 드 룬뎅 선수로 21마리를 쏘아 맞혔다고 합니다.
곡사포 사격
비둘기 사격과 마찬가지로 1900년 파리 올림픽 사격의 하부 종목으로 진행된 곡사포 사격. 넓은 안전지대에 대포를 쏴 거리와 정확성을 겨루는 경기였어요. 그러나 수많은 선수들이 대포를 발사하며 생기는 소음과 환경문제가 심각했고 날아간 포탄에 민가가 파괴되어 폐지되었죠.
줄다리기
1900년 파리 올림픽을 시작으로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까지 정식 종목으로 치러졌어요. 8명이 한 팀을 이뤄 5분 동안 진행되었죠. 상대팀을 중앙선에서 1.82미터 이상 끌어당기면 승리하고, 그러지 못했을 시 연장전에 들어갔습니다. 당시에는 국가별로 여러 팀의 출전이 가능해 한 나라가 금, 은, 동을 모두 가져가는 일도 잦았던 종목입니다.
열기구 경주
1900년 파리 올림픽의 종목으로 열기구를 타고 떠올라 비행 거리, 비행 시간, 안전한 착륙 등을 겨뤘다고 해요. 그러나 열기구 특성상 경기가 너무 느리고 지루하고 정확한 측정이 어려워 폐지되었습니다.
연날리기
1900년 파리 올림픽에서 진행되었으며 누가 연을 가장 ‘세련되고 관능적인 방식’으로 날리는지 겨뤘다고 합니다. 연을 가장 높이 날리는 높이 날리기 부문과 일정 높이에서 2시간 동안 버티는 오래 버티기 부문이 있었고 나름 연의 체급도 구분되어 있었다고 하죠. 그러나 평가 기준이 모호한 데다, 대회 당일 강한 돌풍으로 시작과 동시에 대부분의 연이 날아가 버려 폐지되었어요.
푸들 털 깎기
1900년 파리 올림픽의 한 종목이었던 푸들 털 깎기. 두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푸들의 털을 깎는지가 심사 기준이었다고 해요. 128명의 선수가 6000명의 관객이 지켜보는 불로뉴 공원에서 경기를 진행했죠. 당시 총 17마리의 털을 깎은 프랑스의 여성 농부 아브릴 라풀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고 합니다.
싱글스틱
1904년 세인트루이스 월드컵에서 처음 시작되었어요. 두 명의 선수가 목검으로 상대방의 머리를 공격해 먼저 피를 나게 하는 쪽이 승리하는 엽기적인 룰을 가지고 있죠. 경기에서는 둥근 손잡이에 회초리처럼 유연한 목검을 사용했다고 합니다. 잔인하다는 이유로 1회 만에 폐지된 종목이에요.
권총 결투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선 권총을 이용한 권총 결투가 정식 종목으로 열렸어요. 다행히 실제 사람을 쏘는 방식이 아니라 사람과 유사하게 제작한 마네킹을 쏘아 맞히는 식으로 경기가 진행되었죠. 그러나 마네킹의 목을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이 상당히 잔인하게 비쳐졌고, 역시 1회 만에 폐지되었습니다.
예술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에서 1948년 런던 올림픽까지 있었던 예술 종목. 참가자들은 ‘뮤즈 5종’이라 불리는 건축, 문학, 음악, 회화, 조각 5개 분야에서 실력을 겨뤘죠. 단 작품의 내용은 올림픽의 의미, 스포츠의 정수를 담아낸 것으로 제한했다고 합니다. 선수 대부분이 전문가였던 예술 부문은 올림픽이 아마추어들의 경기여야 한다는 국제올림픽위원회의 방침에 어긋나 결국 폐지되고 말았죠.

Credit

  • Photo
  • 게티이미지 코리아
  • 스톡홀름 시립박물관
  • Mutual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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