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한국 디자이너 브랜드 12
앞으로 더 자주 이름을 듣게 될 것 같은, 그래서 꼭 기억하고 싶은 브랜드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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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적이고 유기적인 실루엣을 선보이고 있는 최재원. 자이언티를 비롯해 여러 뮤지션들이 무대 의상으로 착용하여 주목을 끌고 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그의 세계관이 확장되는 중이다.
브랜드의 시작 ‘왜 내가 입고 싶은 옷들은 없을까’ 옷에 대한 관심은 고등학생 때 시작됐다. 패션디자인 전공으로 대학에 입학했지만 생각한 것과 달라 중퇴했고, 독학으로 패턴, 봉제, 디자인을 파고들다 보니 어느새 나의 정체성이 선명해졌다. 그렇게 무턱대고 내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만들었다. 정체성 1인칭적인 브랜드라 말할 수 있겠다. 내 눈에 아름답고, 내가 입고 싶고, 내가 보고 싶은 것들로 이뤄져 있다. 내가 가진 세계관을 최대한 흥미롭게 보여주는 브랜드다. 슬로건 ‘We will make it eventually’, 우리는 결국 해낼 것이라는 뜻. 친구들과 장난치다 나온 문장인데 큰 의미 없이 한 말에 의미가 덧씌워졌다. 정진하다 보면 결국 목표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는 것. 나를 포함한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게 늘 해주고 싶었던 말이다. 더 나아가 복잡한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이에게 응원이 되고 싶어 이 문장을 사용한다. 영감을 얻는 곳 제주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성인이 되어 타향살이하다가 가끔씩 자연을 마주할 때면 많은 것이 떠오르곤 한다. 곤충의 날개, 구조, 무늬 혹은 우주 천체 생김새, 첨단과학 장비 디자인 등 굉장히 다양하다. 중구난방이기도 하지만 이 점이 최재원을 특별하게 만든다. 다양한 지점에서 얻은 것들을 이어 붙이다 보면 독특한 결과물이 나오는데 여기서 큰 희열을 느낀다. 앞으로의 계획 그동안은 콘셉트가 확실한, 아트 피스 위주로 작업했다. 기성복을 만들기 전에 해소하고 싶은 것들을 다 하고 가자는 다짐이기도 했다. 그리고 작년, 그걸 다 해소했다고 느꼈고 올해부터는 다음 단계를 준비할 거다. 마지막으로 비밀스레 진행 중인 프로젝트가 하나 더 있는데 올여름이면 공개될 거 같다.

2023년 센트럴 세인트 마틴 석사과정을 마친 장우준이 졸업쇼를 마치고 그해 론칭한 브랜드 우준장. 글로벌 브랜드 큐레이팅 스토어인 에폭 스토어에 입점했다. 그가 만드는 옷에는 오랜 시간 공들인 장인정신이 깃들어 있다.
브랜드의 시작 영감을 얻는 과정과 기계보다 손에 의지하는 작업 방식, 고풍스러운 작품의 무드까지, 모든 면에서 나와 잘 맞았던 교수님 덕분에 용기를 얻어서. 브랜드의 기틀이 된 나의 졸업 작품을 정말 좋아해주셨다. 졸업 작품 한국 역사와 전통문화에서 영감받은 옷들이었다. 느림의 미학을 주제로 패턴과 실루엣을 구현했다. 봉긋봉긋하게 솟은 패턴의 출처 6·25전쟁 피난민 사진에서 모티브를 많이 가져왔다. 특히 여인이 머리에 인 보따리 형태와 실루엣. 스케치 후 형태를 잡기까지 정말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원단의 무게와 특성에 따라 각도를 달리 계산해야 했고, 재단은 물론 1mm의 오차도 용납이 안 되는 봉제 기술이 필요했다. 디자인 과정 조화로운 동서양 복식을 만드는 일에 집중한다. 동양의 섬세하고 유려한 선은 유지하고 서양 복식의 디테일을 살리면서. 또 흥미로운 사진 몇 장을 내가 다니는 동선 곳곳에 붙이고 계속 상기시킨다. 영감을 얻는 곳 예전에는 바깥 풍경과 사물을 눈여겨봤다면, 요즘은 사람들에게 눈길이 간다. 시간과 장소에 따라 달라지는 옷차림, 말투, 행동, 걸음걸이 하나까지 모두 다르다는 것이 흥미롭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오래도록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들고 싶다. 디자이너로서 특별함을 고민해야 하지만 오직 특별함뿐인 옷을 만들고 싶진 않다. 공예적인 요소가 있더라도 일상에서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앞으로의 계획 지금껏 해왔던 방식과는 다른 요소들과 함께 프레젠테이션을 준비 중이다. 브랜드를 처음 시작했을 때만큼의 용기가 필요하지만 도전은 디자이너의 숙명이라 생각한다.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 주소를 뜻하는 산 263-1. 디렉터 권민주가 이끌며 베를린, 파리, 밀라노를 중심으로 이미 글로벌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오랜 세월에 걸쳐 만들어진 자연의 퇴적물처럼 아주 천천히 정성스레 쌓아 올린 큰 산을 만들고자 한다.
브랜드의 시작 어릴 때부터 미술을 전공했다. 그림을 그리며 좋아하는 것들을 탐구했고 자연스레 취향이 확실해졌다. 옷을 디자인하고, 사진을 찍고, 공간을 구성하기도 하고. 그 과정에서 나의 취향을 눌러 담은 한 명의 페르소나가 탄생했다. 산 263-1은 그가 입는 옷, 듣는 음악, 들르는 공간까지 그의 라이프스타일 전체를 아우른다. 남성복을 선택한 이유 남성복에서 표현할 수 있는 특유의 러프한 실루엣이 맘에 들었다. 평면적인 모습에서 오는 러프함 속에 묘한 긴장감이 있다. 디자인 과정 직접 원단을 가공하거나, 손바느질한다. 주로 양가죽으로 옷을 만든 후 자연 건조시켜 소재의 경년 변화를 표현한다. 철 매염제나 백반, 나뭇잎 같은 천연 재료를 이용해 패턴을 만들기도 하고 왁스 가공으로 독특한 질감을 살리기도 한다. 영향받은 인물 인테리어 디자이너 악셀 베르보르트. 세월과 함께 변해가는 재료를 선택하는 그가 좋다. 그리고 건축가 안도 다다오. 빛으로 공간을 만드는 그의 연출력에서 많은 영감을 받는다. 우리의 제품도 이들과 닮기를 바란다. 앞으로의 계획 올해는 국내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싶다. 전시나 설치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싶기도 하고. 앞으로 소재 실험을 더욱 확장해 더욱 깊이 있는 브랜드로 성장하려 한다.

지미의 모든 것은 디자이너 변지웅의 상상 속에서 시작된다. 국내 유명 아티스트들이 착용하며 화제를 일으켰고 비현실적인 그의 생각이 현실로 구현되는 꿈같은 브랜드다.
브랜드의 시작 의류학과를 졸업한 뒤 곧장 브랜드를 만들었다. 처음에는 개인적인 작업물을 보여주는 게 전부였지만, 패딩 소재 가방을 판매하면서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정체성 지미는 내가 상상하는 것들을 구현하는 창구다. 내가 직접 룩북 모델로 서는 것도 그래서다. 내 상상 속 이미지는 내가 제일 잘 표현할 수 있으니까. 디자인 과정 영화나 뮤직비디오 속 주인공의 옷을 만드는 상상을 자주 한다. 현실에는 없는 화려한 모습의 것들로. 그리고 그런 상상을 현실로 구현해내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일상에서 본 적 없는 만화적인 옷. 이런 비현실적인 디자인을 현실에서 쓰는 엉뚱함이 지미만의 특징인 것 같다. 액세서리를 선택한 이유 내가 만드는 옷을 상품화하기엔 어려움이 있다. 대량생산도 쉽지 않고. 액세서리는 내 디자인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기도 쉽고, 일상에서 즐기기도 좋지 않을까 생각했다. 물론 비중이 줄었을 뿐 옷을 시작할 준비는 늘 되어 있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재미의 유무. 평범한 건 재미없다. 영감을 얻는 곳 태국을 정말 좋아한다. 태국 섬들을 여행하며 느낀 자연의 아름다움이 오랫동안 큰 영감이 되고 힘이 된다. 그리고 하나 더 꼽자면 팝 컬처. 신선한 음악과 비주얼이 주는 자극이 있다. 가장 아끼는 물건 나의 동료라고 할 수 있는 3D 프린터. 앞으로의 계획 JIMI의 세계관을 자유롭게 펼치고 싶다. 특이한 건 사실이지만 많은 사람이 자연스럽게 즐길 수 있는 브랜드면 좋겠다. 그래서 요즘엔 디자인에 실용성을 더하려 한다. 조만간 3D 프린터로 만든 홈 리빙 아이템을 공개할 예정이다.

강혁에서 경험을 쌓은 박정은 디자이너가 디렉팅을 맡고 있다. 특유의 빈티지한 워싱과 관능적인 실루엣을 선보이는 로딩룸. 블랙핑크 제니부터 많은 아이돌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불과 1년 만에 급속도로 성장했다.
브랜드의 시작 강혁에서 경험을 쌓던 중, 2022년 JKND 대표님과 함께 브랜드를 발전시켜 2024년 2월 세상 밖에 선보였다. 정체성 로딩룸은 어떤 가상의 인물에서 시작된다. 우리는 그가 입는 옷, 신발, 행동, 방의 모습 그리고 그가 듣는 음악까지 상상한다. 공간이 주는 분위기를 시각화하기 위해 매 컬렉션 사운드트랙과 오브제를 만들기도 하고. 영감의 원천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는 곳. 여행하며 얻은 장소에 대한 기억을 짜깁기해 영감을 얻는다.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를 이용하면서 지역마다 다른 구조, 식기, 조명, 창문 등 세월의 흔적이 자연스레 녹아든 차이를 살피는 편이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성, 콘셉트, 디자인의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로딩룸스러운 것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한다.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보다 기존의 디자인, 이미지를 발전시키려 한다. 영화에 빗대어 말하자면, 다작을 하는 감독의 영화는 넓고 얕은 관심을 받고 마니악한 영화는 좁고 깊은 사랑을 받는다. 로딩룸은 후자의 영화처럼 고객과 진정성 있는 관계를 맺고, 좋은 영화의 엔딩처럼 깊은 여운을 남기는 브랜드로 자리 잡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 의외의 공간에서 우리를 노출하고 싶다. 어떤 형태로 보여줄지 아직 구상 중이지만, 전에 없던 형태의 브랜드로 발전하기 위해 초석을 다질 계획이다. 기대해도 좋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을 졸업한 김태훈 헤드 디렉터와 장소영 디렉터가 이끈다. 지난해 하입비스트가 선정하는 ‘넥스트 하입 100’에 이름을 올린 김태훈은 타에를 통해 현대 기술과 전통적인 의류 제작 방식을 결합한 패션 트렌드를 제안한다.
브랜드의 시작 졸업 컬렉션을 준비하며 3D 프린트를 활용한 컬렉션을 선보였다. 당시 긍정적인 평을 받았고 3D 프린트뿐만 아니라 다양한 기술을 접목한 옷을 계속 만들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그게 타에의 첫 시작이었다. 3D 프린트를 선택한 이유 입체적으로 도드라지는 텍스타일에 관심이 있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제작 방식으로 입체적인 텍스타일을 구현하는 데 한계를 느끼던 중, 3D 프린트로 의료기기를 만드는 사례를 접하게 됐고, 그걸 원단에 접목했다. 타에를 입는 방법 우리 옷에는 3D 프린트 텍스타일이 주는 특유의 인상과 색채가 있다. 그 특유의 컬러감에 맞춰 다른 아이템을 매치하면 보다 쉬울 거다. 보드화처럼 볼드한 슈즈를 신어 오버 실루엣을 극대화하거나, 팬츠는 곳곳에 있는 지퍼 디테일을 열고 닫아 다양한 실루엣을 연출해보는 것도 좋겠다. 영향받은 인물 이세이 미야케. 스티브 잡스에게 터틀넥을 만들어주고, 소니의 공장 유니폼을 디자인한 것. 다양한 분야와 협업을 통해 독창적이고 실용적인 디자인을 선보이던 그의 디자인적 사고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뮤지션으로는 한스 짐머. 여러 장르를 넘나들면서 늘 새로운 방식으로 음악을 작곡해서 좋다.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도전하는 모습에서 자극을 받는다. 앞으로의 계획 3D 프린트 머신 회사와 협력한 옷을 곧 선보일 예정이다. 최첨단 기술을 적용해 매년 발전되는 자동차나 휴대폰처럼 끊임없이 진화하고 싶다.

국내외를 불문하고 여러 매체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지앤아트. 예상치 못한 재료로 만든 참신한 디자인과 독특한 디테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자유로운 사고로 뭉친 이지앤아트는 글로벌 패션 신에서 더욱 단단해지고 있다.
브랜드의 시작 SNS 웹 매거진을 운영했던 윤규석과 아카이브 계정을 운영했던 임채민이 만들었다. 이름의 의미 ‘Strange’ 스펠링을 뒤집어 발음하면 ‘Easy and art’가 된다. 낯설고 이상한 것을 뒤집어보면 쉬운 예술이 될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우리가 주목하는 가치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기 위해 전시, 팝업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지앤아트의 옷 발상을 뒤튼 상식 밖의 워크웨어. 우리가 만든 옷에는 전부 의미가 담겨 있다. 목장갑으로 라이더 재킷을 만든 것도 일상적인 사물과 그 속에 담긴 가치를 상기시키기 위해서다. 디자인 과정 우리 둘은 패션 비전공자다. 그래서 틀에 박히지 않은 자유로운 사고로 옷을 해석한다. 맨홀 뚜껑의 모양, 클랙슨이 울리는 원리… 아이디어를 구상할 때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주제가 된다. 그러다 보면 무언가 선명히 그려진다. 이게 우리 컬렉션이 만들어지는 첫 단계다. 첫 컬렉션 주제는 휴머니즘. 식당, 세탁소와 같이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게의 어르신들을 모델로 세웠다. 점점 사라져가는 낡은 가게를 재조명하자는 취지로 시작했다. 공구를 걸 수 있는 바지나 목장갑으로 만든 재킷에 무심코 지나친 것들을 다시 들여다보자는 의도를 담았다. 영향받은 인물 우리 서로와 가족. 그리고 마틴 마르지엘라. 그의 아카이브는 여러모로 충격적이다. 평소의 우리 괴짜 같은 브랜드를 이끄는 사람들치고 꽤 조용한 편이다.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앞으로의 계획 ‘EASY’라는 새로운 라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우리의 의도를 훨씬 직관적이고 쉽게 전달하게 될 거다. 대중과의 소통을 위해 쇼룸, 팝업, 전시 등 오프라인 퍼포먼스도 많이 기획할 예정이다.

국민대학교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한 박희원 디자이너가 2023년, 인터넷 컬처를 기반으로 한 브랜드를 론칭했다. 에이시넥틱스는 남성·여성복과 액세서리까지 장르 없이 다루며 두터운 국내 팬층을 보유하고 있다.
브랜드의 시작 특별한 계기라고 말할 것은 없다. 그저 어린 시절 꾸미는 것을 좋아했고, 프라다 자서전을 읽으며 브랜드 디렉터의 꿈을 키웠다. 슬로건 미래에서 온 유적. ‘과거에 만든 미래적인 아름다움’을 지향하는 브랜드다. 쉽게 말해, 시간의 제약에서 벗어난 것들을 추구한다. 이름의 의미 Avant-garde의 ‘A’와 Explorer의 ‘E’, 거기에 창의적인 사고 기법을 칭하는 용어인 ‘Synectics’를 덧붙였다. 이 이름을 선택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고정관념을 전부 내려놓고 접근하겠다는 자세. 그리고 이미 포화 상태인 패션 시장에서 확실하게 다른 인상을 주고 싶은 마음. 브랜드 이름이 쉽게 읽히지 않으면 낯선 느낌을 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브랜드와 나의 공통점 계속 변화한다는 것. 모든 컬렉션에는 그 당시 내 감정선과 상황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영감을 얻는 곳 음악, 영상, 영화. 대부분의 영감은 미디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중에서도 영화 파올로 소렌티노의 <그레이트 뷰티, 2013>를 꼽을 수 있겠다. 평소의 나 호기심이 많고 활발하다. 새로운 사람과 대화를 나누기도 하고, 영화를 보거나 집에서 혼자 글을 쓰고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앞으로의 계획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고 나니 이제 방향성이 조금 더 뚜렷해진 거 같다. 계속해서 듣고 보게 되는 음악과 영화처럼 꾸준히 아카이빙되는 브랜드이고 싶다. 곧 공개될 2025 S/S 컬렉션에선 ‘Adaptation’ 컬렉션의 무드를 담은 플레이리스트도 선보일 계획이다.

센트럴 세인트 마틴, 런던 컬리지 오브 패션을 졸업한 김지은 디렉터가 이끄는 브랜드. 최근 12번째 열린 아시아 패션 컬렉션 어워즈에서 한국인 대표로 수상한 메그킴은 크래프트맨십과 워크웨어의 적절한 조화를 보여준다.
브랜드의 시작 어린 시절부터 가죽 장인인 아버지를 보며 자랐다. 자연스럽게 손으로 무언가 만드는 일에 관심이 생겼고. 메그킴은 온전한 내 것을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싶어 시작한 브랜드다. 시그너처 피스 레더 워크 앞치마. 2023 F/W, 2024 S/S, 최근 2025 F/W 시즌에도 등장한다. 워크웨어 베이스에 탄탄한 가죽을 활용했는데 에이프런을 단순 작업복의 개념을 넘어 패션으로 풀고 싶었다. 주얼리에서 옷으로 확대한 이유 초반에는 주얼리에 대한 관심도 있었고, 접근성이 낮아 선택했다. 반응도 괜찮았지만 마음 한편에는 언제나 남성복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표현하는 물체가 달라졌을 뿐 브랜드 정체성의 큰 변화는 없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 디자인과 무드는 당연하고,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에도 많은 시간을 쓴다. 브랜드는 하나의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체성을 일관되게 전달하려 노력한다. 지금은 오래도록 입을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영향받은 인물 아버지. 가죽과 워크웨어에 처음 관심을 갖게 해준 사람이다. 가장 아끼는 물건 메그킴의 모든 아이디어와 영감이 담긴 작업 노트. 단순한 기록이나 낙서가 아닌 나와 브랜드의 성장 과정이 여기에 다 들어 있다. 앞으로의 계획 최근 뉴욕에서 첫 쇼를 선보였다. 앞으로는 파리 쇼룸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확장이 목표다.

런던에서 패션을 전공한 김하린의 개인적이고도 작가적인 브랜드. 한 개인이 변화함에 따라 달라지는 것처럼 카르넷 아카이브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보여준다. 지난해부터 밀라노와 파리 패션 위크에 참여하며 다양한 형태로 컬렉션을 공개하고 있다.
브랜드의 시작 런던에서 패션 공부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서 이름을 먼저 생각하다가 자연스레 만들게 됐다. 시작은 둘이었는데 지금은 혼자서 운영 중이다. 이름의 의미 알베르 카뮈의 ‘작가 수첩(CARNET)’에서 영감을 받았다. 다양한 아이디어와 시도, 그리고 실험적인 것들이 모인 아카이브가 브랜드를 이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디자인 과정 특정 타깃이나 콘셉트를 정해 놓고 시작한 브랜드가 아니다. 내가 만들어보고 싶었던 것, 실험해보고자 한 것들이 모여 컬렉션을 이룬다. 사실 작업의 시작도 옷에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었다. 파인아트, 설치미술 등 어떠한 사물 등에서 영감을 받아 떠오르는 미감들로 옷을 만들었기 때문에 이러한 브랜드 정체성 자체가 특징이라 볼 수 있겠다. 가장 신경 쓰는 부분 카르넷의 근본은 실험 정신에서 온다. ‘Experimental Luxury’. 과감한 실험을 통해 완성도 있는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것, 그리고 그 밸런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한다. 영감을 얻는 곳 특정할 순 없지만, 시간이 느껴지는 물건들. 그리고 그 시간에 대해 상상하는 과정이 내게 큰 자극을 준다. 앞으로의 계획 밀라노 패션 위크에는 디지털로 2024 S/S 시즌부터 2025 F/W 시즌까지 벌써 네 번째 참가하고 있다. 머지않아 밀라노에서 피지컬 캣워크나 퍼포먼스 등 프레젠테이션을 해보려 한다. 그리고 일본이나 LA의 스토어에서 팝업을 계획 중이다.

어릴 적부터 숲과 바다, 동식물에 관심이 많던 최윤창이 ‘자신이 가장 오래도록 사랑해온 것’에 대한 고민 끝에 사이키델릭 문화 기반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부포톡스는 매 시즌 독특한 비주얼의 캠페인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브랜드의 시작 학창 시절 스케이트보드 신을 경험하며 패션에 관심이 생겼다. 후디에 그래픽을 프린팅하거나 비니에 와펜을 붙이는 식으로 옷을 갖고 놀길 좋아했다. 이후 옷을 더 제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에 2023년 부포톡스를 만들었다. 이름의 의미 브랜드 콘셉트를 잡아갈 무렵, 콜로라도강 두꺼비의 존재를 알게 됐다. 평소 양서류를 좋아하기도 했고, DMT, 사이키델릭, 히피 문화와 두꺼비가 가진 연관성이 흥미로웠다. 두꺼비가 가진 독, Bufotenine. 그리고 그 독 속의 환각 성분인 Bufotoxin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땐, 이거구나 싶었다. 무언가 끈적일 것만 같은 느낌에 불쾌하지만 신비로운 느낌. 그렇게 Bufotox가 탄생했다. 정체성 자연, 사이키델릭. 몽환적인 상태에서 자연 앞에 섰을 때, 바로 그 순간 몰려오는 ‘내추럴 하이’ 상태를 상상해봤다. 가장 순수하고 자연적인 상태. 그때의 감정을 옷에 담고자 한다. 디자인 과정 자연 속으로 떠나거나, 자연과 더불어 사는 부족과 문화를 찾아본다. 지난여름엔 천연 염색의 고장인 파푸아뉴기니의 비악 부족에서 영감을 얻어 천연 염색 방식으로 컬렉션을 완성했다. 영감을 얻는 곳 고향은 서울이지만 마음은 제주도에 있다. 부포톡스를 운영하면서 제주도를 사랑하게 됐다. 자연과 더불어 사는 곳. 삶의 지표를 알려주는 마음속 고향이라 말할 수 있겠다. 앞으로의 계획 오프라인에서 소비자들과 더 자주 소통할 예정이다. 여름이 오기 전에는 쇼룸이 생기지 않을까. 그리고 언젠가는 부포톡스 이름으로 무대를 연출하고 싶다.

행위예술과 설치미술을 하던 박현규와 홍정민이 함께 만들었다. 와이와이와이와이는 국내 래퍼부터 다크웨어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으며 성장 중이다. 어둠 속에서 진정한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이들의 작업실에는 검은색 옷들이 가득하다.
브랜드의 시작 거리에서의 행위예술이나 설치미술 같은 퍼포먼스 작업 끝에 2024년, 패션과 예술을 결합한 하나의 예술 플랫폼을 론칭했다. 주로 분노, 우울, 흉터, 왜곡과 같이 인간이 느끼는 불완전하고 나약한 감정을 다룬다. 어둡고 기괴한 이미지, 옷의 컬러가 대부분 블랙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감의 원천 구로사와 기요시의 <큐어>, 테라야마 슈지의 <전원에 죽다>. 비현실적이고 기괴한 연출이 특징인 두 영화에서 큰 영향을 받았다. 디자인 과정 보통의 브랜드처럼 시즌에 맞춰 움직이지 않는다. 만들고 싶으면 만드는 거다. 둘 다 자주 망상에 빠지는 편인데, 그것을 주제로 토론하다 작업이 시작될 때도 있다. 시그너처 피스 특수 제작된 거칠고 굵은 실로 머리를 심듯 가닥가닥 꿰맨 보더라인 퍼 재킷. 이 재킷에 우리 영혼을 깃들인다는 마음으로 심혈을 기울여 작업했다. 동경하는 브랜드 레드불. 밧줄타기와 스카이다이빙, 스키점프… 세계 신기록에 도전하는 그들을 보면 가끔은 음료 브랜드라는 사실마저 잊는다. 제품과 관련 없는 퍼포먼스 같지만 결국 하나의 뜻으로 연결되는 완벽한 브랜딩. 레드불처럼 자유롭고 도전적인 브랜드로 남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 예술적 가치를 우리의 시선으로 재해석하는 프로젝트를 기획 중이다. 사람들이 직접 참여해 놀 수 있는 일종의 사회 실험이 될 것 같다. 물론 그 중심에는 패션이 있을 거고.
Credit
- EDITOR 이하민/송정현
- ART DESIGNER 주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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