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개발자에게 직접 들은 카이엔 일렉트릭의 숨은 이야기 5

제로백 2.5초, 1156마력의 최고 출력을 내는 카이엔 일렉트릭을 운전하려면 최소한 이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한다.

프로필 by 박호준 2026.05.31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카이엔이 많이 팔리는 곳이다.

대한민국은 전 세계에서 4번째로 카이엔이 많이 팔리는 곳이다.

카이엔 일렉트릭 vs. 카이엔 V6

자동차를, 포르쉐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상상만으로도 행복한 고민이다. 하지만 진지하게 따지기 시작하면 쉽게 답을 내리기 어려울 수도 있는 ‘밸런스 게임’이기도 하다. 그래서 더욱 궁금했다. 직접 카이엔을 만든 사람이라면 둘 중 어느 차를 고를지 말이다. 참고로 카이엔은 V8 엔진을 탑재한 모델도 있지만, V8 모델과 일렉트릭을 비교하기에는 가격 차이가 크기 떄문에 V6 모델과 비교하는 것으로 질문을 던졌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온로드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포르쉐 다운 성능을 자랑한다.

카이엔 일렉트릭은 온로드뿐만 아니라 오프로드에서도 포르쉐 다운 성능을 자랑한다.

“흥미로운 질문입니다. 대답하기 쉽지 않은 질문이기도 하고요” 카이엔 드라이브 시스템 부문 매니저 비비안 슈라이버가 빙긋 웃으며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전적으로 고객의 선택에 맡깁니다”라는 간단명료한 답을 내어놓았다. 각 나라마다 주행환경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라는 게 그 이유였다. 예를 들어, 서울이나 싱가포르처럼 전기차 충전 시설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곳에선 일렉트릭을 선택해도 불편함이 없지만, 도시에 살지 않거나 1회 주행거리가 긴 경우엔 내연기관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즉, 포르쉐는 ‘네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전부 준비해 봤어’ 같은 심정으로 카이엔 일렉트릭을 선보인 셈이다.


이건 또 어떤 외계인을 고문해서 얻은 기술일까?

이건 또 어떤 외계인을 고문해서 얻은 기술일까?

액티브 에어로블레이드가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에 먼저 적용된 이유는?

액티브 에어로블레이드란, 카이엔 양쪽 뒷바퀴 윗 부분(리어 범퍼의 양쪽 끝)에 장착된 장치다. 차가 시속 55km이상으로 달리거나 런치 컨트롤을 활성화하면 접혀 있던 에어로블레이드가 펼쳐진다. 너비가 성인 남성 손바닥보다 조금 더 큰 수준이지만, 효과는 뛰어나다. 고속으로 달릴 때 차량 후면부에 발생하는 와류를 감소시켜 공기저항계수를 낮추는데 도움을 준다. 포르쉐가 이러한 신기술을 911이 아닌 카이엔 일렉트릭에 처음으로 적용한 이유는 뭘까? 일반적으로 자동차 브랜드가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땐 브랜드 라인업의 꼭대기를 차지하고 있는 모델에 적용한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코너링 성능은 서킷에서 경험해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코너링 성능은 서킷에서 경험해 봐야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SUV에 적용했을 때 가장 효과적인 결과를 내기 때문입니다” 카이엔 에너지 시스템 부문 디렉터 마르코 슈메르벡의 대답이다. 우문현답이다. 동시에 포르쉐가 철저하게 효율과 기술 중심으로 차를 대한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어떤 새로운(뛰어난) 기술을 보유했을 때 그 기술을 기장 빛을 발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뜻이다. “태생적으로 SUV는 차가 껑충하고 커다랍니다. 공기역학적으로 불리하죠. 게다가 카이엔 일렉트릭 터보는 최고 출력이 1000마력이 넘는 초고성능 차량이므로 미세한 차이로도 결과가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액티브 에어로블레이드가 꼭 필요했습니다.”

테크놀로지 워크숍은 포르쉐 AG 와 포르쉐코리아가 공동으로 기획한 행사로, 본사 테크니컬 담당자들이 한국으로 와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테크놀로지 워크숍은 포르쉐 AG 와 포르쉐코리아가 공동으로 기획한 행사로, 본사 테크니컬 담당자들이 한국으로 와 기자들의 질문에 응했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가상 사운드는 다른 포르쉐 EV와 다를까?

결론부터 말하면, 다르다. 포르쉐는 카이엔 일렉트릭을 위해 새로운 가상 사운드를 만들었다. “카이엔 일렉트릭의 가상 사운드는 V8 가솔린 엔진과 비슷한 느낌을 내도록 설계됐습니다” 비비안의 말이다. 서킷에서 직접 운전하며 경험해본 결과, 카이엔 일렉트릭은 타이칸이나 마칸 EV보다 훨씬 묵직한 소리를 낸다. 드라이브 모드에 따른 차이도 뚜렷하다. 컴포드 모드에선 조용하던 차가 스포츠 플러스에선 꽤 듣기좋은 소리를 낸다.


포르쉐는 자신들의 기술을 설명하는 데에도 진심이다. 3D 가상 현실 기술을 활용해 눈 앞에 실제로 차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포르쉐는 자신들의 기술을 설명하는 데에도 진심이다. 3D 가상 현실 기술을 활용해 눈 앞에 실제로 차가 있는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포르쉐 역사상 최초의 ‘컴포트’ 주행모드

놀랍게도 그동안 포르쉐의 어느 모델에도 컴포트 모드는 없었다. 가장 온순한(?) 설정은 ‘노말’이었다. 하지만 카이엔 일렉트릭에는 컴포트 모드가 추가됐는데, 구체적으로는 ‘코너링 컴포트’와 ‘피치 컴포트’로 나뉜다. 과격하게 차를 몰아도 차체를 노면과 수평으로 유지하는 포르쉐 액티브 라이드 시스템에 기반한 컴포트 모드는 차의 승차감을 한껏 끌어올린다. 그 차이가 꽤 또렷해서 굳이 서킷에 가거나 와인딩 코스를 달리지 않아도 체감할 수 있다. “보통 가속 페달을 밟으면 차의 앞 부분이 위로 들립니다. 그런데 컴포트 모드로 설정하면 차가 알아서 후륜 서스펜션을 위로 들어 올립니다. 제동할 땐 그 반대고요. 이렇게 하면 한쪽으로 쏠리는 느낌 없이 운전할 수 있어요” 짐카나 주행을 담당한 앤드류김 인스트럭터의 설명이다.


포르쉐는 포뮬러 E에서 얻은 데이터와 기술을 양산차인 카이엔 일렉트릭에도 대거 활용하고 있다.

포르쉐는 포뮬러 E에서 얻은 데이터와 기술을 양산차인 카이엔 일렉트릭에도 대거 활용하고 있다.

97%의 회생 제동이 의미하는 것

포르쉐는 카이엔 일렉트릭이 ‘일상 주행 시 브레이크 작동의 약 97%를 순수 전기적으로 처리하며, 유압 브레이크 시스테은 그 이상의 강력한 감속이 필요할 경우에만 활성화된다’고 밝혔다. 쉽게 말해, 시속 200km로 달리다가 2초만에 시속 50km로 감속해야 하는 서킷이 아닌 대부분의 경우엔 회생 제동만으로 차를 조작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카이엔 에너지 시스템 부문 디렉터 마르코 슈메르벡은 “회생 제동의 양은 전기모터의 크기에 비례합니다. 고전압 배터리도 받쳐줘야 하고요”라며 “카이엔 일렉트릭은 113kWh의 새롭게 개발된 고전압 배터리를 사용하며 ‘양면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갖춰 높은 에너지 밀도와 뛰어난 열 관리 성능을 냅니다”라고 말했다. 운전자의 주행 방식과 외부 환경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회생 제동을 전혀 사용하지 않을 때와 적극적으로 사용했을 때 주행 가능 거리는 최대 40%까지 차이가 날 수 있다는 말도 더했다.


Credit

  • 사진 포르쉐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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