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컬 맛! 회기동 맛집 '오호리'
건식 숙성 사시미와 다채로운 사케의 조화를 선보이는 회기동 일식 맛집 '오호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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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호리(ohori): 후쿠오카 오호리 공원이 주는 고요함과 여유를 담아, 밝고 따뜻한 우드톤 공간에서 정갈한 일식 코스를 선보입니다.
- 셰프의 이색적인 서사: 제이팝 덕후에서 시작해 일본 카페와 가정식 식당을 거쳐 일본 술과 요리의 조화를 진정성 있게 풀어냅니다.
- 가성비 높은 시그니처 코스: 33,000원에 전채, 건식 숙성 사시미, 생선요리, 모츠나베, 디저트까지 군더더기 없이 알찬 밸런스를 자랑합니다.
- 동네를 향한 진심: 회기동 상권에 애정을 가진 사장님들이 모여 만드는 사람 냄새 나는 온기와 섬세한 사케 추천이 있어 머물고 싶은 공간입니다.
일 때문에 방문했지만 ‘내돈내산’ 재방문을 결심하게 만드는 가게들이 있습니다. 남다른 장인 정신으로 일본 술과 요리를 선보이는 집 ‘오호리’도 그중 하나였죠. 제이팝을 시작으로 일본 문화 덕후가 되어 이자카야까지 오픈한 홍민선 셰프를 만나 회기의 작은 일본, 오호리를 집중 탐구해보았습니다.
홍민선 셰프 / 출처: eee
제가 일본 요리 공부를 시작한 나카무라 아카데미의 본원이 있는 후쿠오카의 오호리 공원에서 이름을 따왔습니다. 한강 작가님이 노벨문학상을 받으셨을 그즈음 후쿠오카의 오호리 공원에 가서 호수를 보며 커피 한 잔과 함께 작가님의 일본어 원서를 읽는 사치를 부렸습니다. 그때 제가 느꼈던 여유로움을 손님들도 저희 매장에서 머물면서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짓게 되었습니다.
그 마음을 나타내는 듯 오호리는 보통의 이자카야와는 다른 분위기를 자랑합니다. 조도가 밝고 부드러우며, 연한 우드톤의 인테리어와 일본 소품들로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죠. 또한 공간이 아담하고 음악이 시끄럽지 않아 음식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마치 도쿄의 오모테산도나 시부야에 있을 법한 정갈한 카페 같습니다.
오호리 내부 공간 / 출처: 네이버 업체 지도
오호리 내부 공간 / 출처: 네이버 업체 지도
오호리 내부 공간 / 출처: 네이버 업체 지도
음식은 어떨까요. 오호리의 시그니처 코스에서 가장 먼저 돋보인 것은 플레이팅이었습니다. 눈을 사로잡는 색감과 패턴의 식기들에 그림처럼 음식이 담겨 있었죠. 홍민선 셰프의 전공이 미술이었는지 잠깐 의심했으나, 그녀의 전공은 놀랍게도 치위생학이었다고 합니다.
전공은 치위생학이었지만 90년대 제이팝을 좋아해 일본 문화에 대한 관심은 늘 있었고, 20대 때 늦기 전에 워킹홀리데이를 가보고 싶어서 대학병원을 그만두고 일본으로 건너갔습니다. 처음으로 카페 일을 했는데, 제가 만든 라떼가 가장 맛있다고 말해주시는 단골손님의 메시지에 무언가를 정성껏 만드는 일이 재미있어졌습니다. 귀국 후 제가 좋아하는 일본의 모습을 가득 담아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어 오픈한 가게가 회기에서 일본 가정식을 파는 ‘와라비키친’이었습니다. 가게 이전을 할 때 치위생사로 근무하던 친언니도 합류했고, 일본 술을 중심으로 한 요리도 선보이고 싶어 오호리도 오픈하게 되었죠.
오호리 코스: 전채 요리, 차완무시, 웰컴 주, 숙성 사시미, 오마카세, 생선구이, 모츠나베와 짬뽕, 디저트 구성 (생선의 종류 등 세부 구성은 계절과 선도에 따라 상이, 웰컴 주는 논알코올 사와로 변경 가능)
」오호리의 시그니처 코스는 화려한 재료를 앞세우기보다 한 접시씩 균형 있게 이어집니다. 전채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흐름이 자연스러워 마지막 한 숟갈까지 만족스럽죠. 다 먹고 나면 33,000원이라는 가격이 의심스러울 정도입니다. 홍민선 셰프는 사케를 즐기고 싶은 손님들이 가격 부담을 덜 느끼도록 음식을 가성비 있게 선보이고자 했습니다. 오호리를 ‘작은 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합니다. 일본답다는 특징은 요리와 사케의 조화에서 나오는데, 오호리는 코스에 포함된 다양한 사케를 취급하며 사케와 어울리는 요리를 대접하니 말이죠. 바나나 향이 나는 사케, 스파클링 와인처럼 청량한 탄산감을 자랑하는 사케, 좋은 찹쌀로 만든 고급 사케 등 이색적인 라인업을 자랑하고, 홍민선 셰프가 손님들에게 직접 사케를 추천하러 테이블로 찾아오기도 합니다. 요즘엔 손님의 취향을 찾는 것을 돕고자 전문성을 높일 수 있는 소믈리에 자격증 시험도 준비 중이라고 하죠.
일본 요리와 사케의 조합은 일본에서 너무도 자연스러운 식문화 그 자체입니다. 저희가 비 오는 날 파전에 막걸리를 떠올리듯이요. 대학가임에도 한국 소주가 없어 아쉬워하는 분들이 있지만, 저는 일본 요리와 사케의 조합을 선보이고 싶어서 오호리라는 공간을 만들었기에 오호리를 방문하는 날에는 일식을 일본스럽게 드셔보시기를 권합니다.
코스뿐 아니라 오호리의 모든 사시미는 건식 숙성 방식입니다. 건식 숙성 방식은 장비를 이용해 수분을 컨트롤하면서 생선의 맛을 응축시켜 손님상에 올라올 때 폭발적인 풍미를 자랑합니다. 홍민선 셰프는 건식 숙성 방식의 사시미를 내놓은 식당이 회기에서 유일하다고 말하며 자부심을 보였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첫 점을 입에 넣는 순간 부드러우면서도 찰진 식감과 감칠맛이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여기에 게랑드 소금, 보리 된장, 와사비처럼 생선의 풍미를 해치지 않는 곁들임이 감칠맛을 한층 끌어올리죠. 이어지는 모츠나베는 끓일수록 깊어지는 육수 덕분에 후쿠오카 로컬의 맛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합니다. 전채 요리부터 디저트까지 군더더기 없이 이어지는 흐름에서도 오호리만의 정갈한 일본스러움이 느껴졌습니다.
사시미 한 점, 사케 한 잔의 강렬한 매력에 이끌려 주변 주민들의 예약이 끊이지 않습니다. 오픈한 지 겨우 넉 달이 되어가지만, 극찬의 후기도 가득합니다. 특히 혼자 한잔하러 찾는 손님도 많습니다. 좋은 가게를 단번에 알아본 손님들의 안목도 있겠지만, 회기라는 동네를 진심으로 아끼는 셰프의 마음 역시 이 공간을 다시 찾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겠죠.
전농동, 휘경동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했다 보니 회기는 친숙하고 애정이 있는 동네입니다. 이전보다 상권의 활기가 떨어진 것은 아쉽지만, 외부에서도 찾아오실 만큼 매력적인 곳이 되어야겠다고 생각합니다. 매주 주변 상권 사장님들과 운영에 대한 고민과 개인의 역량도 올릴 수 있는 의견을 나누며 회의도 하고 있습니다. 저희 개개인의 힘으로 회기를 머물고 싶은 동네로 만들기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단순히 영업만을 위해서가 아닌 지역에 대한 애정을 가진 사장님들이 많은 곳이고 그 진심이 전해져 많은 분이 찾아오시는 동네가 되었으면 합니다.
오호리 매장 전경 / 출처: 네이버 업체 지도
맛있는 음식과 술, 분위기까지 삼박자가 어우러진 식당은 혼술, 데이트, 가족 식사, 어느 TPO에도 부합하기에 북마크한 맛집 중에서도 든든하죠. 오호리를 알아갈수록 한 사람의 장인 정신뿐 아니라 회기라는 동네를 함께 응원하게 됩니다. 평일 저녁, 잠시 일본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회기에서 사케 한 잔하는 건 어떨까요?
사시미 한 점, 사케 한 잔으로 작은 일본을 완성한 에디터의 또 갈 집, 회기의 오호리였습니다.
주소: 서울 동대문구 회기로18길 12 1층
Credit
- EDITOR eee 정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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