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선배가 알려주는 체크리스트 5
N년째 회사를 다니고 N번째 퇴사를 해봐도 매번 새롭습니다. 수학의 정석처럼 누가 먼저 알려줬다면 좋았을, 다음에는 잊고 싶지 않은 퇴사 전후의 체크리스트를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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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흔히 말하는 ‘2 weeks notice’가 한국의 법정 퇴사 통보기간은 아님.
- 근로계약서와 취업규칙을 먼저 확인하고 희망 퇴직일, 남은 연차, 인수인계 일정을 회사와 명확하게 협의.
- 퇴직금 대상자라면 원칙적으로 퇴직 후 14일 이내 지급되며, 대부분 개인형 퇴직연금인 IRP 계좌를 통해 받음.
- 미사용 연차와 실업급여 가능 여부도 퇴직 전에 함께 계산해두는 편이 좋음.
- 경력증명에 필요한 서류와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은 미리 요청.
퇴사는 남이 아니라 나를 위한 결정이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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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는 인생이 끝나는 사건이라기보다 내가 일할 환경을 바꾸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 이미지 출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퇴사를 결심하는 이유가 꼭 거창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이 맞지 않을 수도 있고, 사람에게 지쳤을 수도 있고, 아무 계획 없이 잠시 멈추고 싶을 수도 있죠. 감정이 퇴사의 출발점이어도 괜찮지만, 마지막 결정까지 타인의 말과 행동에 맡길 필요는 없습니다.
다음 회사가 정해져 있지 않다고 해서 지금 회사를 나갈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막막하다’는 감정과 실제로 감당해야 할 공백은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당분간 들어올 돈과 나갈 고정비, 보험료, 구직에 필요한 기간 정도는 미리 적어보세요. 퇴사는 인생이 끝나는 사건이라기보다 내가 일할 환경을 바꾸는 선택에 가깝습니다. 큰 결정을 지나치게 낭만화할 필요도, 반대로 실패처럼 받아들일 이유도 없습니다.
퇴사 통보에는 감정보다 날짜와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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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날짜를 정하고 회사와 조율해두세요." / 이미지 출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마음을 정했다면 이제 회사에 알릴 차례입니다. 이때 퇴사 이유를 장문의 변론처럼 설명하기보다 퇴사 의사와 원하는 퇴직일, 남은 연차, 인수인계에 필요한 일정을 중심으로 이야기하는 편이 훨씬 명확합니다. 불만이 퇴사의 이유였더라도 마지막 대화까지 부정적인 언어로 채울 필요는 없습니다. 왜 떠나는지보다 언제까지 무엇을 정리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흔히 ‘2 weeks notice’라는 말을 쓰지만 실제 퇴사 일정은 회사마다, 맡고 있는 업무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후임자 여부와 인수인계 기간, 남은 연차를 함께 고려해 현실적인 날짜를 정하고 회사와 조율해두세요. 처음 생각했던 날짜가 있다면 그 기준 역시 스스로 분명히 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어설픈 배려로 본인이 원하는 시기를 계속 미루거나, 반대로 남은 사람의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떠날 필요도 없습니다. 누구를 위한 것인지 모를 희생보다 서로 지킬 수 있는 일정과 예의를 정하는 것. 퇴사 통보에서 필요한 배려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인수인계서는 마지막 명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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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의 보안 규칙에 맞춰 계정 권한과 파일 접근 경로까지 다음 담당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두세요." / 이미지 출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좋은 인수인계 문서는 이전 담당자에게 계속 전화를 걸지 않아도 되는 문서입니다. 업무 이름만 늘어놓기보다 무슨 일을 왜 하는지, 현재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다음 일정은 언제인지, 누구와 연락해야 하는지, 관련 파일은 어디에 있는지까지 한 번에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하세요.
매일·매주·매월 반복되는 업무라면 주기와 마감일을, 진행 중인 프로젝트라면 현재 상태와 다음 액션을 남기는 방식이 효율적입니다. 개인 계정이나 비밀번호를 문서에 그대로 적기보다 회사의 보안 규칙에 맞춰 계정 권한과 파일 접근 경로까지 다음 담당자가 사용할 수 있도록 정리해 두세요.
떠난 뒤 남은 사람이 보는 인수인계서와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인사가 그 사람에게는 나에 대한 가장 최근의 기억이 됩니다. 끝날수록 흐트러지는 대신 마지막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는 편이 결국 자신의 경력에도 남습니다.
퇴직금·연차·실업급여는 퇴사 전에 계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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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직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실업급여 신청 대상인지도 함께 체크하세요." / 이미지 출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사직서를 냈다면 이제 감정 대신 계산기를 열 차례입니다. 퇴직급여 대상이라면 퇴직 전 3개월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한 평균임금과 근속기간을 바탕으로 예상 퇴직금을 미리 계산해볼 수 있습니다. 퇴직금은 원칙적으로 퇴직 후 14일 이내 지급됩니다.
퇴직금은 대부분 개인형 퇴직연금 IRP 계좌로 받게 되므로 퇴사 전에 계좌가 필요한지도 확인해두세요. 요즘은 금융사 앱으로 비대면 개설도 가능하니 미리 준비하면 절차가 한결 간단합니다. 이후 일시금으로 찾을지 노후자금으로 남길지는 세금까지 따져본 뒤 결정하면 됩니다.
남은 연차도 숫자로 확인할 차례입니다. 모두 사용하고 나갈지, 남은 일수를 정산받을지에 따라 마지막으로 출근하는 날과 퇴직일이 달라질 수 있으니 희망 퇴직일을 정하기 전에 인사팀과 확인해두는 편이 좋습니다.
다음 직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면 실업급여 신청 대상인지도 함께 체크하세요. 구직 기간 동안 새로운 기술을 배우거나 자격증을 준비할 계획이라면 국민내일배움카드처럼 활용할 수 있는 지원제도도 함께 찾아보세요.
회사 메일이 닫히기 전에 서류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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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해 이직할 계획이라면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은 특히 기억해둘 서류입니다." / 이미지 출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퇴근 마지막 날의 진짜 체크리스트는 책상 정리보다 서류에 가깝습니다. 경력증명서와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 퇴직소득 원천징수영수증처럼 이후 다시 필요할 수 있는 서류를 미리 확인해두세요. 퇴사 후에도 발급받을 수 있지만, 예전 회사에 다시 연락하는 번거로움을 생각하면 재직 중 챙길 수 있는 자료는 개인적으로 보관해두는 편이 편합니다.
같은 해 이직할 계획이라면 근로소득 원천징수영수증은 특히 기억해둘 서류입니다. 새 회사에서 연말정산할 때 이전 직장의 소득을 합산하기 위해 필요할 수 있고, 연말까지 재취업하지 않았다면 다음 해 종합소득세 신고를 통해 정산할 수 있습니다.
퇴사 후에는 건강보험도 한 번 확인하세요. 지역가입자로 전환된 뒤 보험료 부담이 커졌다면 직장가입자 시절 보험료 수준을 일정 기간 유지할 수 있는 임의계속가입 대상인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상황에 따라 지역가입자 보험료가 더 낮을 수도 있으니 금액을 비교해보는 것이 먼저입니다.
이직이나 대출처럼 과거의 재직 기간과 소득을 증명해야 하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옵니다. 전 회사 인사담당자의 연락처와 퇴사 후 서류를 신청하는 방법까지 메모해두면 필요한 순간 다시 헤매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아름다운 이별까지는 아니어도 다음으로 이어지는 단정한 마무리이기를. 감정까지 완벽하게 정리하기 어렵다면 적어도 끝맺음을 위한 과정은 남길 수 있습니다. 인수인계 문서와 마지막 인사, 스스로 정리해둔 퇴사 이유는 다음 회사의 면접이나 레퍼런스 체크에서 다시 등장할 수도 있으니까요.
전 회사를 설명할 때 부정적인 말에 머물기보다 왜 떠났고, 다음에는 무엇을 찾고 있는지 간결하게 설명할 수 있으면 충분합니다. 사표를 마음에 품고 있는 사람도, 이미 퇴사를 결심한 사람도, 통보를 마치고 마지막 출근일을 세고 있는 사람도 이 체크리스트를 한 번쯤 기억해두길 바랍니다. 그동안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Credit
- EDITOR 김한나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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