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기술로 부활시킨 전설적인 명작 시계 5
워치메이커들이 전설적인 명작을 현대 기술로 살려냈습니다. 까르띠에부터 바쉐론 콘스탄틴까지 시대를 뛰어넘어 부활한 5가지 헤리티지 워치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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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까르띠에 산토스 뒤몽: 1904년 원형의 18K 옐로 골드 케이스와 수동 무브먼트로 완성한 정통 클래식.
- 태그호이어 모나코: 1969년 오리지널의 39mm 사각 비율과 9시 방향 용두를 고수한 아이코닉 스포츠 워치.
- 제니스 크로노마스터: 1969년 A386의 상징적인 삼색 다이얼과 1/10초 측정 초고진동 무브먼트의 결합.
-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클래식: 1931년 폴로 경기용 180도 회전 케이스와 아르데코 미학을 계승한 드레스 워치.
- 바쉐론 콘스탄틴 아메리칸 1921: 1920년대 드라이버를 위해 45도 기울인 비대칭 다이얼과 제네바 홀마크 인증.
주머니 속 회중시계를 손목 위로 올리던 그 순간부터 레이싱 트랙, 격렬한 폴로 경기장, 그리고 자동차 운전석까지. 워치메이킹의 역사는 언제나 시대를 바꾼 명작들과 함께했습니다. 손목 위 작은 케이스 안에 무수한 서사를 품은 역사적 유산들이 현대적인 기술과 미학을 입고 다시 찾아왔습니다. 단순한 복각을 넘어 명가들의 찬란한 헤리티지를 오늘날의 시각으로 부활시킨 아이코닉한 시계 5개를 소개합니다.
까르띠에 산토스(Cartier Santos)
1904년 브라질 비행사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을 위해 만들어진 시계. / 이미지 출처: italianwatchspotter
1904년 오리지널 피스의 미학을 계승한 산토스 뒤몽. / 이미지 출처: 까르띠에
오리지널: Cartier Santos
」1904년 제작 | 18K 골드 케이스 & 가죽 스트랩 | 가격: (현재 환율 기준) 약 10만~20만원대
현대 재해석: Santos-Dumont
」2020년 라인업 추가 출시 | 가격: 약 2,100만~2,200만원대
회중시계를 주머니에서 꺼내 시간을 보던 20세기 초, 비행기 조종간에서 손을 떼지 않고 시간을 확인하고 싶었던 브라질 비행사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의 요청으로 세계 최초의 현대적 남성용 손목시계가 탄생했습니다. 루이 까르띠에는 비행기 기체 외벽의 리벳에서 착안해 베젤 위에 스크루를 노출시키는 파격적인 사각형 디자인을 선보였고, 이는 파리 상류사회에 거대한 충격을 안겼죠.
1904년 오리지널 피스의 미학을 직계로 계승한 현대적 모델이 바로 ‘산토스 뒤몽’입니다. 알베르토 산토스-뒤몽이 선물 받았던 원형의 18K 옐로 골드 케이스, 브라운 앨리게이터 가죽 스트랩, 용두 보호대(크라운 가드)가 없는 슬림한 사각 케이스 비율을 온전히 재현했습니다. 여기에 배터리가 아닌 손으로 태엽을 감아 움직이는 인하우스 수동 무브먼트(칼리버 430 MC)를 탑재하여, 120여 년 전 루이 까르띠에가 선보인 황금빛 드레스 워치의 정통성과 손맛을 현대 시계 공학으로 완전하게 되살려냈죠.
태그호이어 모나코 크로노그래프
(TAG Heuer Monaco)
1969년 세계 최초 사각형 방수 케이스에 최초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를 탑재하며 등장한 모나코. / 이미지 출처: sotheby's
특유의 모서리 가공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로 다이얼 시인성과 내구성을 업그레이드 하여 오리지널의 약점이었던 소재의 한계를 넘어선 모델 / 이미지 출처: bankslyon
오리지널: Heuer Monaco
」1969년 출시 | 가격: (현재 환율 기준) 약 26만원대
현대 재해석: TAG Heuer Monaco Chronograph Calibre 11
」2015년 출시 | 가격: 약 700만원대
1969년 세계 최초의 사각형 방수 케이스에 최초의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칼리버 11)를 탑재하며 등장한 모나코는 아방가르드의 정수였습니다. 용두(크라운)를 9시 방향(왼쪽)에 배치했던 까닭은 "자동 태엽 방식이라 손으로 감을 필요가 없다"는 기술적 자부심의 표현이었죠. 1971년 영화 '르망'에서 배우 스티브 맥퀸이 직접 레이싱 수트에 박힌 로고에 맞춰 이 시계를 선택하면서 모터스포츠의 상징이 되었고, 그가 실제 착용했던 피스는 2020년 필립스 뉴욕 경매에서 약 24억원에 낙찰되며 브랜드 최고가 기록을 세웠습니다.
현대적인 모나코는 시계 역사상 가장 파격적이었던 1969년의 39mm 정사각형 비율과 9시 방향 크라운 배치를 고수하며 독보적인 존재감을 내뿜습니다. 오리지널의 약점이었던 소재의 한계를 넘어, 사선으로 잘라낸 특유의 모서리 가공 사파이어 크리스탈 글라스를 채택해 탁월한 다이얼 시인성과 내구성을 동시에 챙겼죠. 깊은 오션 블루 다이얼, 스퀘어 서브다이얼, 그리고 트랙 위의 경고등처럼 강렬하게 튀어나오는 레드 컬러 크로노그래프 손길은 스티브 맥퀸이 사랑했던 클래식 르망의 미학을 완벽히 재현합니다. 100m 방수 성능과 현대적인 정밀 무브먼트까지 갖추며, 모나코는 빈티지 복각을 넘어 럭셔리 스포츠 워치 시장에서 대안이 없는 독보적 아이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제니스 크로노마스터 엘 프리메로
(Zenith Chronomaster El Primero)
세계 최초의 일체형 초고진동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엘 프리메로' / 이미지 출처: vintageandprestige
다이얼 한 바퀴를 고속 회전하며 1/10초를 측정하는 차세대 칼리버 엘 프리메로 3600을 탑재해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를 수상한 모델/ 이미지 출처: ZENITH
오리지널: Zenith El Primero
」1969년 출시 | 가격: (현재 환율 기준) 약 33만~40만원대
현대 재해석: Zenith Chronomaster Original
」2021년 출시 | 가격: 약 1,100만원대
초당 10번(36,000vph) 진동하는 세계 최초의 일체형 초고진동 자동 크로노그래프 무브먼트 '엘 프리메로'는 시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서사를 품고 있습니다. 1970년대 쿼츠 파동 당시 경영진이 기계식 무브먼트 생산 도구와 도면을 모두 폐기하려 하자, 시계공 찰스 베르모가 공장 다락방 비밀 공간에 이를 몰래 숨겼죠. 이 헌신 덕분에 9년 후 브랜드가 부활하고 롤렉스 데이토나에 무브먼트를 공급하는 기적의 발판이 마련되었습니다.
빈티지 경매 시장에서 2,000만~4,000만 원 이상을 호가하는 1969년 오리지널 A386의 유산은 2021년 현대의 손목 위에서 더욱 정교하게 부활했습니다. 현대적 복각 모델은 오리지널 특유의 38mm 컴팩트한 비율과 베젤리스 케이스, 그리고 상징적인 삼색(블루·회색·라이트지) 서브다이얼을 1:1 도면 수준으로 정밀하게 재현했습니다. 다이얼 내부에는 차세대 인하우스 무브먼트 '엘 프리메로 3600'을 탑재했죠. 중앙 크로노그래프 초침이 단 10초 만에 다이얼을 한 바퀴 고속 회전하며 1/10초 단위의 찰나를 눈으로 측정하게 만드는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과거의 디자인 유산에 완벽한 현대 공학을 결합한 이 피스는 2021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 크로노그래프 부문 수상으로 그 가치를 입증했습니다.
예거 르쿨트르 리베르소 클래식
(Jaeger-LeCoultre Reverso Classic)
영국 군인들이 폴로 경기 중 시계 글라스가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탄생한 리베르소 / 이미지 출처: Oldtimers
2016년, 리베르소 라인업을 전면 재정비하며 클래식 라인의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한 예거 르쿨트르 / 이미지 출처: 예거르쿨트르
오리지널: Jaeger-LeCoultre Reverso
」1931년 출시 | 가격: (현재 환율 기준) 약 7만~10만원대
현대 재해석: Reverso Classic Monoface
」2016년 라인업 재정비 출시 | 가격: 약 700만~800만원대
인도 주둔 영국 군인들이 폴로 경기 중 시계 글라스가 깨지는 것을 막기 위해 탄생한 리베르소는 케이스가 180도 뒤집히는 슬라이딩 반전 구조를 지녔습니다. 과격한 스포츠를 견디기 위해 태어난 시계가 현대에 이르러 가장 우아한 드레스 워치의 대명사가 된 반전의 역사를 자랑하죠. 사업가 세자르 드 트레이와 엔지니어 르네-알프레드 쇼보가 완성한 이 반전 케이스는 1931년 특허로 등록되며 시계 역사에 독보적인 궤적을 남겼습니다.
이 유산을 현대에 가장 정석으로 계승한 모델이 바로 ‘리베르소 클래식’입니다. 예거 르쿨트르는 브랜드 85주년이었던 2016년, 리베르소 라인업을 전면 재정비하며 클래식 라인의 정체성을 명확히 확립했죠. 상·하단의 3개 가로 홈 장식과 황금비율 케이스, 은백색 다이얼 중앙의 기요셰 패턴, 그리고 아라비아 숫자 인덱스와 블루 스틸 바늘까지 브랜드 고유의 아르데코 미학을 온전히 유지했습니다. 초기 38mm x 23mm 규격에서 스몰, 미디엄, 라지 등 현대적인 손목 비율에 맞춘 다채로운 크기로 확장되었으며, 인하우스 수동 칼리버 822를 탑재해 90여 년 전 폴로 경기장에서 시작된 회전 케이스의 유산을 그대로 살려냈습니다.
바쉐론 콘스탄틴 히스토릭 아메리칸 1921
(Vacheron Constantin Historiques American 1921)
운전자들이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손목을 돌리지 않고도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고안된 클래식 카 드라이빙 워치 / 이미지 출처: monochrome-watches
하이엔드 드레스 워치 중 가장 독창적인 위트를 담은 아이콘으로 평가받는 모델 / 이미지 출처: vacheron-constantin
오리지널: Vacheron Constantin Model 11932
」1921년 출시 | 가격: 미정
현대 재해석: Vacheron Constantin Historiques American 1921
」2008년 출시 | 가격: 약 4,000만원대
시계 방향으로 45도 기울어진 다이얼과 1시 방향에 위치한 용두. '광란의 20년대' 미국 상류층 자동차 운전자들이 스티어링 휠을 잡은 상태에서 손목을 돌리지 않고도 시간을 읽을 수 있도록 고안된 클래식 카 드라이빙 워치입니다. 미국 VIP를 위해 오직 24피스만 한정 제작되어 빈티지 경매 시장에서 억대를 호가하는 박물관급 컬렉션 피스이며, 2021년 100주년에는 바쉐론 콘스탄틴 헤리티지 부서가 박물관의 1920년대 당시 부품과 도구만으로 1:1 완벽 복원 프로젝트를 완성하기도 했습니다.
2008년 현대적으로 부활한 ‘히스토릭 아메리칸 1921’은 45도 기울어진 다이얼과 비대칭 쿠션형 케이스라는 오리지널의 독창적인 디자인 미학을 완벽히 재현했습니다. 다이얼 뒤편에는 바쉐론 콘스탄틴의 자사제 수동 칼리버 4400 AS를 탑재해 65시간의 파워리저브와 최고급 시계 제조의 보증수표인 제네바 홀마크 인증을 획득했습니다. 남성적인 아우라의 40mm와 클래식한 비율의 36.5mm 케이스 라인업으로 선보이며, 출시 직후 제네바 시계 그랑프리(GPHG)를 석권했죠. 1920년대 운전자들의 스티어링 휠 위에서 시작된 역사적 실용성에 위트 있는 미학을 결합하며, 하이엔드 드레스 워치 중 대안을 찾을 수 없는 독보적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Credit
- Editor 엄예지
- Photo 각 이미지 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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