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이 직접 뽑은 '인생 영화' 추천작 5
다양한 작품에서 인상적인 연기로 우리를 웃고 울게 하는 배우들은 어떤 영화에 마음을 빼앗겼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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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판빙빙의 인생 영화 '아가씨' : 위험하면서도 자유로운 여성들, 그 안에 깃든 명료함과 담대함, 강렬한 생명력에 매료된 작품.
- 이제훈의 인생 영화 '라라랜드' : 리얼리즘 영화를 좋아하던 이제훈의 취향마저 바꿔 놓고, 볼 때마다 새로운 순간을 발견하게 하는 영화.
- 공효진의 인생 영화 '인터스텔라' : 처음 본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터져 나왔고,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를 남긴 작품.
- 유해진의 인생 영화 '인사이드 아웃' : 직접 DVD를 구입했을 만큼 좋아한 영화. 누구나 품고 사는 감정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던 작품.
- 김우빈의 인생 영화 '행복을 찾아서' : 고등학생 김우빈을 처음 울게 만든 영화이자, 언젠가 자신도 이런 따뜻한 작품을 만들고 싶게 한 인생작.
어떤 영화는 보고 난 뒤 오래도록 마음 한편에 남아 문득 떠오르는 순간마다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나게 합니다. 시간이 흘러 다시 마주한 장면은 예전과 조금 다르게 마음에 닿고, 그때 미처 알지 못했던 감정까지 조용히 꺼내 보여주기도 하죠. 사랑에 설레던 순간부터 꿈을 좇던 날들, 때로는 서툴고 아팠던 시간까지. 지금의 나를 만든 수많은 장면들 사이, 당신의 마음에 오래 남아 있는 영화는 무엇인가요. 5명의 배우들이 자신의 인생 영화를 꼽았습니다.
판빙빙 | 아가씨(2016)
1930년대 조선을 배경으로 서로를 속이려 시작한 두 여인이 예상치 못한 사랑과 욕망에 빠져드는 순간을 매혹적으로 담아낸 '아가씨'. / 이미지 출처: CJ ENM
영화 '아가씨'는 극도로 아름다운 미학으로 욕망과 거짓, 권력을 휘감으며 곤경에 처한 두 여성이 서로를 마주하며 마침내 스스로를 구원하고 함께 운명의 굴레를 벗어 던지게 해요. 박찬욱 감독의 카메라가 담아낸 여성들은 위험하면서도 자유롭죠. 그 명료함과 담대함, 그리고 생명력이 저를 깊이 빠져들게 했습니다.
위험하면서도 자유로운 여성들, 그 안에 깃든 명료함과 담대함, 강렬한 생명력에 매료된 작품. / 이미지 출처: CJ ENM
지난 10월 6일 개막한 부산국제영화제는 올해 영화인 특집 ‘까르뜨 블랑슈’의 라인업과 선정작을 공개했습니다. ‘전적인 자유’를 뜻하는 프랑스어 ‘까르뜨 블랑슈’는 문화계 인사들이 자신의 영화적 세계에 깊은 영향을 미친 작품을 직접 선정해 관객들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으로 올해 배우 중 유일하게 선정된 판빙빙은 인생 영화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를 꼽았습니다. 세라 워터스의 소설 '핑거스미스'를 각색한 '아가씨'는 1930년대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서로를 속이려 했던 두 여성이 점차 진정한 사랑을 발견하고 억압에서 벗어나가는 과정을 그립니다. 치밀하게 설계된 이야기와 매혹적인 미장센, 감각적인 연출이 어우러진 작품으로, 개봉 후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한국 영화에서 손꼽히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이제훈 | 라라랜드(2016)
꿈을 향해 달려가는 두 사람이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순간까지, 반짝이는 음악과 아름다운 장면들로 담아낸 '라라랜드'. / 이미지 출처: 판씨네마㈜
여러 번 봤음에도 ‘이 장면을 내가 봤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매번 볼 때마다 발견하게 되는 순간들이 생기는 영화. 너무나 환상적인데 너무나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게 가슴 아프면서도 행복한 눈물을 흘리면서 마무리했던 작품입니다.
리얼리즘 영화를 좋아하던 이제훈의 취향마저 바꿔 놓고, 볼 때마다 새로운 순간을 발견하게 하는 영화. / 이미지 출처: 판씨네마㈜
‘‘내일 지구가 멸망한다면 무얼 하겠습니까?’라는 질문에 ‘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해야 할 촬영이 있다면 그걸 할 거다’라고 답할 만큼 천상 배우인 이제훈. 그는 국내는 물론 세계 곳곳의 독립 극장을 찾아다닐 만큼 극장을 사랑하는 배우로도 잘 알려져 있죠. 평소 리얼리즘에 가까운 작품을 좋아한다는 그는 '위플래쉬'를 개봉 후 단기간에 세 번이나 다시 볼 만큼 좋아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도 무척 위대하게 다가온 작품이라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다음 작품을 손꼽아 기다렸고, 예고편을 보자마자 ‘감히 명작이 될 것 같다’고 생각했다는 작품이 바로 '라라랜드'입니다.
재즈 피아니스트의 꿈을 키우지만 녹록지 않은 현실을 살아가는 세바스찬과 배우를 꿈꾸며 매일 오디션장을 찾는 미아. 두 사람은 로스앤젤레스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지고, 서로의 꿈을 응원하며 각자의 길을 향해 나아갑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흐른 뒤 각자의 꿈을 이룬 두 사람이 다시 마주한 순간, 가장 찬란했던 한때의 기억을 아름다운 공간과 음악, 그리고 눈부신 색감으로 풀어낸 '라라랜드'는 어느 하나 빠뜨릴 것 없이 완벽한 영화라는 감상을 남깁니다. ‘영화로 인생을 배운다’는 이제훈에게 기대 이상의 감동을 안겨준 작품이라니 다시 한번 천천히 들여다보고 싶어집니다.
공효진 | 인터스텔라 (2014)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미지의 세계로 떠난 이들의 여정을 아름답고 깊이 있게 그려낸 '인터스텔라'. / 이미지 출처: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인터스텔라를 처음 접했을 때 뭐라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희한한 감정이 터져 나온 것 같았어요. 눈물이 흘렀는데 제가 어떤 감정 때문에 울고 있는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영화가 끝나고 나서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때까지도 한참 동안 앉아서 울고 있었어요. 뭐가 슬픈 건지 모르겠는데 정말 너무 슬펐어요. 이 영화를 보고 난 뒤 인생을 바라보는데 죽음과 삶을 생각하는 시각이 달라졌어요.
처음 본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터져 나왔고,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변화를 남긴 작품. / 이미지 출처: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영화 '인터스텔라'는 광활한 우주를 배경으로 한 거대한 스케일 속에 가족애와 인류의 미래를 담아낸 작품입니다. ‘별과 별 사이’를 뜻하는 인터스텔라라는 제목처럼 영화는 물리학자 킵 손의 자문을 바탕으로 블랙홀과 상대성 이론을 사실적으로 구현하며 놀라운 우주의 세계를 펼쳐 보이죠. 영화는 지구가 더 이상 인류가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해가는 가운데 새로운 터전을 찾아 우주로 떠나는 사람들의 여정을 그립니다. 하지만 그 중심에는 광활한 우주만큼이나 깊고 애틋한 아버지와 딸의 이야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블랙홀과 시간의 상대성이라는 과학적 상상력을 넘어,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자신을 내어주는 이들의 희생과 인류를 향한 희망을 이야기하죠.
유해진 | 인사이드 아웃(2015)
누구에게나 있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의 감정들을 통해 마음속 작은 세상을 따뜻하고 사랑스럽게 그려낸 '인사이드 아웃'. / 이미지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제가 가장 감명 깊게 본 건 '인사이드 아웃'인 것 같아요. 빙봉을 보고 울었어요. 사실 이야기는 이사를 간 아이가 낯선 환경에 적응을 하는 이야기인데요. 누구나 겪었을 과거들을 너무 잘 그렸어요. 인간의 감정인 슬픔, 기쁨, 분노 등을 그렇게 그려낸 것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너무 좋아서 DVD도 샀을 정도죠.
직접 DVD를 구입했을 만큼 좋아한 영화. 누구나 품고 사는 감정을 독창적인 방식으로 풀어낸 점이 인상적이었던 작품. / 이미지 출처: 월트 디즈니 컴퍼니 코리아(주)
천만 배우를 넘어 1억 관객 배우로 거듭난 유해진에게는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게 따라붙습니다. 코믹한 캐릭터부터 인간미 넘치는 드라마, 서늘한 악역까지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특유의 사람 냄새가 묻어나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기죠. 그런 그에게도 특별한 감동을 안겨준 작품이 있으니 바로 '인사이드 아웃'입니다. 영화는 열한 살 소녀 라일리가 새로운 도시로 이사하면서 겪는 마음의 변화를 그립니다.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서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 그녀의 하루하루를 이끌어가죠. 어느 날 기쁨과 슬픔이 본부를 벗어나면서 두 감정은 라일리의 기억과 마음속 세계를 누비며 특별한 여정을 시작합니다. 그 과정에서 라일리는 슬픔을 비롯한 모든 감정이 자신의 성장에 꼭 필요한 존재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마음이 롤러코스터를 타듯 오르내리거나 이유 없이 울적한 날이 있다면 귀여운 감정 친구들을 만나 보세요. 때로는 애써 괜찮은 척하기보다 지금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은 조금 가벼워질 테니까요.
김우빈 - 행복을 찾아서(2007)
쉽지 않은 현실 속에서도 사랑하는 아들과 함께 더 나은 내일을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따뜻하게 담아낸 '행복을 찾아서'. / 이미지 출처: (주)팝엔터테인먼트
저를 처음으로 펑펑 울게 했던 작품이에요. 이 영화를 통해 아버지의 마음을 어렴풋이 느낄 수 있었어요. 언젠가는 저도 이 작품처럼 가슴 따뜻한 영화를 꼭 해 보고 싶은 바람입니다. 제 감정들을 온전히 전달할 수 있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고등학생 김우빈을 처음 울게 만든 영화이자, 언젠가 자신도 이런 따뜻한 작품을 만들고 싶게 한 인생작. / 이미지 출처: (주)팝엔터테인먼트
영화 '행복을 찾아서'는 김우빈이 꼽은 인생 영화 중 하나로 고등학생 시절 이 영화를 보고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합니다. 처음 마주한 순간부터 깊은 감동을 받았던 그는 언젠가 이 작품처럼 따뜻한 가족애를 담은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하죠. 영화는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놓인 크리스가 어린 아들과 함께 삶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집도, 직장도 잃은 그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붙잡기 위해 인턴 생활을 시작하고, 아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끝까지 포기하지 않죠. 그런 그의 여정을 따라가다 보면 행복은 누군가가 건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가는 것임을 깨닫게 됩니다. 포기하지 않고 한 걸음씩 나아간다면 언젠가 꿈에 닿을 수 있다는 희망을 따뜻하게 전하는 영화입니다.
오래 기억되는 영화는 지금의 우리와 어딘가 닮아 있습니다. 그때의 나를 설레게 했던 장면, 위로가 되어준 대사, 한동안 플레이리스트를 채웠던 음악까지.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마주하면 또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것처럼요. 당신의 오늘을 조금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줄 단 한 편의 영화. 이번 주말엔 그 영화를 다시 꺼내 보세요.
Credit
- EDITOR 김한나
- PHOTO 각 이미지 캡션
MONTHLY CEL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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