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으로의 초대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조성진의 첫 번째 스튜디오 음반이 나왔다. | Music,음악,클래식,음반,앨범

조성진‘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 발라드’, 도이치그라모폰노란 레이블 아래 아직 앳된 청년, 여전히 알 수 없는 표정이 있다.2015년 가을, 한국인 최초로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조성진의 첫 스튜디오 음반이다.자난드레아 노세다가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와 함께한 쇼팽 피아노 협주곡 1번은 런던의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발라드와 녹턴은 함부르크의 프리드리히 에베르트 할레에서 녹음했다.쇼팽 협주곡 1번은 쇼팽 콩쿠르 당시 조성진이 택한 결선곡이기도 했다. 신보에서의 해석은 전반적으로 혈기 왕성하며 드라마틱하다. 감정 기복이 심한 주인공이 노래하는 ‘모노 오페라’ 한 편을 듣는 느낌인데, 그 주인공이 누군지는 명확하지 않다.호불호가 명확하게 나뉠 감정 기복 혹은 다급함이 오케스트라 탓인지 피아니스트의 해석에 기인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느린 패시지와 느린 악장에서 조성진의 감성이 맑게 빛난다.이 음반의 보석은 쇼팽 발라드 1~4번 전곡이다.음반 부클릿에서 조성진은 “내 꿈의 레퍼토리다. 곡 하나하나가 마치 거대한 동화 연극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연극 한 편을 완성하는 데는 조성진 특유의 의외성이 일조했다.발라드 2번의 첫 주제는 의외로 가볍고 담담하게 연주했다. 어느 대가의 마스터클래스에서 “사랑하는 사람이 탄 배가 둥둥 떠가다가 결국 수평선 밖으로 사라지는 모습을 상상해보라”는 해석을 접한 적이 있는데, 조성진의 연주에선 특유의 쓸쓸함과 그리움을 찾아보기 어렵다.그렇다고 오로지 파격을 지향한다고 할 수도 없다. 조성진 특유의 의외성은 보편성과 의외성을 조합하는 묘한 비율, 그 의외성을 발휘하는 예상 밖의 타이밍에 있기 때문이다. 누가 봐도 음지인 곳, 누구에게나 한밤인 순간에 툭 떨어진 한 뼘의 햇빛 같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