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결혼을 결심할 때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남자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기까지 여자의 마음 속에는 자신만의 체크 리스트가 있다. 화목한 집안 분위기, 유머 감각 등 여자들이 결혼을 결심할 때 당신에 관해 눈 여겨 보는 것들.

정치적 성향을 비롯한 가치관

“결혼 보다는 사람이 우선이었다. 그저 그 사람이 가진 면들이 좋았고, 같이 있으면 삶이 즐거울 것 같았다. 결혼하자는 그의 말에 나는 얼떨결에 식장을 알아보고 있더라. 결혼의 특별한 순간이나 계기는 없고 다만 매순간 대화하면서 나와 잘 맞는다고 느꼈다. 차상위계층 복지라든지, 정부 문제라든지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 추구하는 삶의 방향, 예를 들면 정돈된 도시보다는 진흙투성이 논밭을 좋아하는 성향도 좋았다. 상대를 많이 생각하는 모습, 엄청난 개그력도! 너무 콩깍지인가?” -32세, 에디터 

함께 살아갈 공간  

“올해 결혼을 앞두고 있다. 우리는 5년 사귄 오랜 연인 사이인데, 결혼 계획은 잡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사소하고 현실적인 이유가 결혼의 계기가 되었다. 남자친구가 사는 전셋집 계약이 만기가 다가와서 새집을 찾아야 했는데, 남자친구가 이 참에 그냥 둘이 살 집을 구하자고 하더라. 혼자 좁은 오피스텔에서 살던 나도 함께 살 제대로 된 집 공간을 생각하니 결혼 생각이 구체적으로 들었다. 그 계기가 아니었다면 우리는 계속 연애만 했을지도. 그렇게 우리는 결혼준비를 시작했는데 오히려 그 준비 과정 속에서 이 남자가 결혼해도 좋은 남자라는 확신이 들었다. 6주 동안 주말마다 소파를 보러 다니면서도 짜증 한 번 안내는 남자라니, 그의 배려심과 이해심을 재발견하게 되었다.” –32세, 요가 강사    

화목한 집안 분위기

“나는 여우처럼 행동을 잘 못해서 늘 손해보는 성격인 반면, 오빠는 자기 사람, 자기 가족 엄청 잘 챙기는 실속 있는 스타일이라 믿음직스러웠다. 그러다 결혼 결심을 굳힌 건 오빠의 할머니를 만났을 때다. 90세가 다 되었는데도 살림은 소박하고, 혼자 사시는데 먼지 하나 없더라. 얼굴은 인자하시고. 평소 나는 사는 환경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집안 분위기가 어떤지는 정말 중요했다. 그런데 할머니를 보며 정갈하고 성실한 집안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었고, 화목하면서도 서열이 확실한 형제들의 모습도 안심이 되었다. 한편 오빠는 집안 사람들과 있을 때도 확실히 내편이 되어주었다.” –35세, 교사

든든한 매력

“서울에서 혼자 오랜 자취 생활을 하면서 이사를 많이 다녔다. 짐이 적은 편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게 민폐 끼치는 걸 싫어하는 성격이라 매번 가족이나 지인 도움 구하지 않고 이사짐센터에 연락해 혼자 이사를 했었다. 하지만 혼자 이사하는 날이면 힘에 부치고 뭔가 서러운 기분이 들기도 했다. 그러다 내 이사 소식을 들은 남자친구가 고집을 부려서 같이 이삿짐을 날랐다. 명문대 박사 과정을 밟고 있는 스마트한 그는 평소 자기 관리도 잘하고, 아는 것도 많아서 늘 믿음직스럽기는 했으나, 그날 무거운 짐을 한꺼번에 짊어지고 좁은 계단을 오르내리는 뒷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든든하고 섹시하더라. 그때 처음으로 어렴풋이 ‘남편’ 같은 모습을 봤고, 결혼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8세, 방송작가

변함없는 사랑

“예전 남자친구는 오래 사귀면서도 결혼 생각이 잘 들지 않았다. 그런데 지금의 남편은 처음 만난 날부터 결혼 생각이 들더라. 상대를 진심으로 생각해야 가능한 매너와 배려에 나는 매순간 감동했고, 그의 한결 같고 계산 없는 벅찬 사랑이 나를 충만하게 했다. 사람과 상황에 대한 시선이 굉장히 참신하고 긍정적이어서 함께 있으면 나는 자꾸 웃었고, 치유 받았고, 따뜻해졌다. 결혼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지금의 남편과는 매일 함께 있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져서 내가 먼저 결혼하자고 했다.” -30세, 출판기획자

종착지 같은 편안함

“주변에 남사친이 많은데, 그 중에서 가장 오래 알고 지낸 가까운 친구와 결혼했다. 그는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어떤 과거가 있는지 나에 대해 너무 잘 아는 친구였다. 이 남자, 저 남자 많이 만나봤지만, 나에 대해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는 그에게 정착하게 되더라. 마치 나의 종착지 같았다. 그의 부모님 성품, 화목한 가족 분위기는 결혼 상대자로 그를 더욱 확신하게 만들었다.” -31, 피아니스트

남다른 궁합

“솔직히 나는 남자와의 잠자리를 즐기는 편이 아니었다. 예전 남자친구들과의 잠자리가 별로 즐겁지 않았다. 당시에는 그 남자친구를 분명 좋아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상하게 진한 스킨십이나 잠자리가 나에게는 스트레스였다. 내가 문제가 있는 것 같아서, 그 시간을 ‘견디는’ 편이었는데, 지금의 남편을 만나고 나서 내 문제가 아니었다는 걸 알게 됐다. 내가 진심으로 지금의 남편을 사랑한다는 걸 몸이 말해주더라. 사랑하는 사람과의 잠자리가 얼마나 다정하고 행복한 시간인지 알게 됐고 자연스럽게 결혼했다.” –30세, 연구원

남자의 프로포즈를 받아들이기까지 여자의 마음 속에는 자신만의 체크 리스트가 있다. 화목한 집안 분위기, 유머 감각 등 여자들이 결혼을 결심할 때 당신에 관해 눈 여겨 보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