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인형 다른 느낌 토이스토리4 VS. 사탄의 인형 리부트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같은 날 개봉해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인형 영화 '토이 스토리 4'와 '사탄의 인형' 리부트가 있다. 두 인형 중 고르는 것은 취향 차이지만 하나는 역대급, 또 하나는 다른 의미로 역대급이다. | 토이스토리,우디,영화,영화추천,블록버스터

1 토이 스토리 427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0일 개봉한 ‘토이 스토리 4’는 일주일동안 총 147만명의 관객을 동원대로다. 시리즈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한 ‘토이 스토리 3(2010)’ 누적관객수가 146만명이었음을 감안하면 말 그 역대급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는 중이다. ‘토이 스토리 4’의 성공 요인을 꼽아보자면 언제 봐도 흥미로운 캐릭터들이 등장하고 여전히 스토리가 살아있다는 점이다.‘토이 스토리 1(1995)’이 세상 밖을 나온 지 25년이 흘렀지만 우디, 버즈를 비롯해 미스터 포테이토 헤드, 슬링키 독, 보핍 등 기존 캐릭터들의 합을 보는 것이 여전히 즐겁다. ‘토이 스토리 4’에 새로 등장하는 핸드메이드 장난감 포키, 허세 라이더 듀크 카붐, 불량소녀 개비 개비 등도 기존 캐릭터와 위화감 없이 잘 어울리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감독인 조시 쿨리의 공이 컸다.그는 사람의 머리 속 감정들을 의인화하여 큰 사랑을 받은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2015)’의 각본가로서 탄탄한 시나리오를 쓰는 것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조시 쿨리 감독은 이번 ‘토이 스토리 4’를 만들 때 오래된 캐릭터를 살리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주력했다. 10여년 만에 속편을 만드는데 앞선 시리즈에서 가져갈 것은 주인공인 장난감들이었다면 포기해야 할 것은 장난감 주인인 앤디와 앤디로 대표되는 토이스토리식 사람과 장난감의 관계였다. ‘토이 스토리 3’는 이미 대학생이 된 앤디가 이웃 동생인 보니에게 장난감을 물려주는 장면으로 끝났다. 만약 ‘토이스토리 4’가 전편을 그대로 계승했다면 장난감들은 다음 주인과 사이 좋게 지내는 것을 태생적 목표로 여겼을 테지만 조시 쿨리 감독은 과감하게도 한 번의 ‘이별’을 겪은 후 성숙해진 캐릭터들을 그렸다.새 주인 보니에게 사랑받는 것이 여전히 기쁜 일이지만, 사랑해주지 않는다고 해서 ‘토이스토리 1’에서처럼 서로 질투하고 싸우는 장면을 반복하지 않은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발 더 나아가, ‘토이스토리 3’에서는 빠졌던 진취적인 성격의 보핍을 재등장시켰고, 이는 우디에게 장난감의 삶이 아니라 온전히 자기 자신을 위해 살아가는 삶도 괜찮다는 것을 인지시킨다. 비로소 자신의 삶을 사는 것에 대해 깊게 고민하는 우디의 모습마저 억지스럽게 느껴지지 않았고 관객들은 오랜만에 보는 토이 스토리 캐릭터들에게 반가움을 느끼는 것과 동시에 새로운 스토리를 만끽하며 영화관을 나서게 된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조시 쿨리 감독이 의도했던 대로 흘러간다. 조시 쿨리 감독은 중앙일보와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픽사에 현재 많은 다른 애니메이션들이 제작 대기 중이라 토이 스토리 속편이 바로 나오긴 힘들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0여년 만에 나온 ‘토이 스토리 4’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통하는 웰 메이드 작품인 것처럼 ‘토이 스토리5’ 역시 언제 나온다고 해도 어색하지 않고 역시나 기대하게 만드는 작품 임이 확실하다. 2 사탄의 인형 리부트31년만에 리부트라는 사실에 너무 큰 기대를 걸었던 탓일까.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0일 개봉한 ‘사탄의 인형’ 리부트는 26일 현재까지 총 5만7천명의 관객을 모으는데 그쳤다.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등 블록버스터가 쏟아지는 7월 전, 잠시의 비수기를 노린 ‘사탄의 인형’ 리부트는 개봉 전략이 무색할 정도로 최악의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사실, ‘사탄의 인형’은 1988년 1편을 시작으로 지난 30여년동안 어린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다. 영화사 하늘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미국 현지에서 ‘공포 영화 사상 가장 무서운 인형 1위’에 선정된 적이 있을 정도로 처키는 만국 공통의 무서운 인형으로 통했다.‘사탄의 인형’ 리부트 제작진은 개봉 전 “이미 유명한 오리지널 ‘사탄의 인형’을 단순히 재현하는 것을 넘어, 오늘날 관객들이 공감할 만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고 포브를 밝힌 바 있다. 그래서인지 영화 속 처키는 드론은 물론, 자율 주행 자동차, 온도 조절 장치와 같이 모든 IT 기기들을 살인 도구로서 능숙히 사용한다. 또한 제작진은 처키를 완벽하게 구현하기 위해 컴퓨터 특수효과(CGI)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인형을 사용하는 방법을 택했다. 사실, 지금 같은 시대에 연쇄 살인 인형이란 설정은 태생적으로 CGI 효과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데 사물인터넷까지 활용하는 스마트 처키라면 자칫 공포 영화가 아니라 공상과학(SF)영화가 됐을지도 모른다. 제작진은 실제로 움직이는 6개의 애니매트로닉 인형을 사용해 동작과 표정은 물론, 피부까지도 인간과 비슷한 처키를 만드는데 성공했다.하지만 ‘축배’는 거기까지였다. 영화는 시대의 흐름을 타는 것에만 몰두했는지 ‘사탄의 인형 1’이 나왔을 때만큼의 임팩트가 없다. ‘사탄의 인형 1’은 부두교를 믿는 살인범이 주술을 통해 인형의 몸 속으로 들어간 후, 사람들을 해코지한다는 내용으로 오컬트적인 성향을 띈다. 이처럼 탄탄한 내용 구성은 보는 관객들이 영화를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900만 달러(한화 약 104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해 전 세계에서 약 4400만 달러(한화 약 512억원)의 흥행 수입을 벌어들였을 만큼 흥행까지 성공했다. 반면 ‘사탄의 인형’ 리부트는 관객들이 온전히 영화에 빠져들기엔 스토리가 빈약하고 각 신끼리 개연성이 떨어진다.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앤디는 영화 시작 후 우연히 만난 첫 친구들과 쉽게 친구가 되고 영화 끝까지 친구로 지낸다. 엄마와 아들 사이의 끈끈함이 과거 ‘사탄의 인형1’에서 처키와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장치였다면 어딘가 모르게 모성애가 결핍된 모습의 엄마가 등장한 이번 영화에서는 엄마와 아들이 따로 노는 느낌이 강하게 들고 이는 처키와의 연결 고리마저 약화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스스로 진화하는 AI 로봇의 위험성은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를 비롯해, 영화계에 오랜 단골 소재가 됐는데, 이미 우릴 대로 우린 소재를 ‘로봇’이 아닌 ‘인형’에 대입하니 카리스마는 더욱 떨어진다. 화가 나면 빨간 눈으로 변하는 처키의 모습을 보면 무섭다 느끼기 보다 애잔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무엇보다도 ‘사탄의 인형 1’은 1991년 국내 개봉 당시, 15세 관람가 등급을 받은 만큼 잔인한 신이 부각되지 않으면서도 사람들 뇌리에 무서운 영화로 각인된 영화였다. 반면에 이번 영화는 신나게 찌르고 써는 것에 과몰입하는데 리부트 기획 단계에서부터 슬래셔 무비를 표방한 것인지는 몰라도 이번 영화는 당당히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고 이는 흥행에 제대로 적신호가 켜진 셈이 됐다. 당장 7월 2일이면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시작으로 ‘엑시트’ ‘라이온 킹’ ‘사자’ 등 국내외 대작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지금도 많지 않은 영화 상영관을 더 비워줘야 한다. 어떻게 보면 그런 것조차 신경 쓸 이유가 없을 만큼 저조한 성적을 기록 중이기 때문에 '10만 관객 동원'을 목표로 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