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아빠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5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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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 아빠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 5

아빠가 되어보니 아빠 학교가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초보 아빠가 반드시 알아야 할 것들.

ESQUIRE BY ESQUIRE 2020.08.25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

 
01 출산이 끝이 아니다
공동의 지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팀워크가 필수다. 팀워크가 맞으려면 서로 잘 아는 게 기본이다. 엄마가 되자마자 아내가 겪어야 하는 오로, 젖몸살, 훗배앓이, 산후우울증에 대해 아빠도 알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오로는 출산 이후 배출되는 분비물을 말한다. 태반, 림프액, 조직액, 혈액 등 태아를 감싸고 있던 여러 요소가 3~6주에 걸쳐 서서히 배출된다. 생리처럼 밤낮을 가리지 않고 분비되기 때문에 산모 패드나 생리대를 계속 착용해야 한다. 젖몸살은 유선엽에서 만들어진 모유가 유관이나 유선의 일부를 막아 응어리 지는 현상이다. 여기에 염증이 생기면 유선염으로 악화된다. 젖몸살이 심할 경우 모유 수유 자체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으며 유선염은 고열과 통증을 일으킨다. 훗배앓이는 임신 중 팽창했던 자궁이 다시 원래 크기로 돌아오면서 발생하는 통증이다. 아랫배를 찌르는 듯한 통증이 최대 2주간 지속된다. 출산 후 급격한 호르몬 변화와 달라진 생활 패턴의 영향으로 심각한 산후우울증을 겪는 경우도 잦다. 그러므로 임신 기간 동안 태아와 산모를 소중히 대한 것만큼이나, 혹은 더 조심히 아내를 대해야 한다.
 
02 먹고 자고 먹고 자고
생후 100일 정도 된 아기는 하루에 몇 시간이나 잘까? 12시간? 14시간? 정답은 16시간 이상이다. 하루 중 깨어 있는 시간이 고작 8시간이 채 되지 않는다. 그럼 편하지 않겠느냐고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아기는 짧으면 1시간 30분, 길어도 3시간에 한 번 반드시 깬다. 깨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배가 고파서 깰 확률이 높다. 100일 무렵의 아기는 위가 작아 한 번에 저장할 수 있는 음식의 양이 적다. 배부르게 먹여놓아도 2시간이 채 지나지 않아 전부 소화된다는 뜻이다. 군대를 갔다 온 남자라면 알겠지만, 새벽에 자다 일어나 무언가를 하면 수면의 흐름이 끊기는 탓에 매우 피곤하다. 이때 역할을 분담하는 게 요령이다. 엄마는 수유를 하고 아빠가 아이를 안아 재우면 된다. 지친 아내가 곤히 자고 있다면 조용히 분유를 타라. 단, 방이 어둡다고 불을 켜버리면 아이를 다시 재우기가 배로 힘들다. 밤사이 아이의 배를 채울 때는 시야를 확보할 수 있을 정도의 조명을 활용하는 게 좋다.
 
03 하루 에너지 총량의 법칙
노파심에 미리 말하지만, 학술적으로 이런 법칙은 없다. 하지만 육아를 경험한 아빠라면 이미 고개를 끄덕이고 있을지도 모른다. 아이가 걸음마를 떼면 활동량이 급격히 늘어난다. 특히 첫돌에서 두 돌까지는 신체적으로 쑥쑥 자라는 시기다. 인지 능력과 몸을 가누는 능력이 놀랍게 발달한다. 자고 나니 아이가 커 있더라는 말이 허풍이 아님을 체감할 수 있다. 아이가 두 돌 정도 되면 수면 패턴이 자리를 잡는데 밤에 10시간, 낮잠으로 1~2시간 정도 잔다. 아이가 ‘하루 에너지’를 충분히 소진시켰을 때 그렇다. 대개는 딸보다 아들이 더 에너지가 많다. 잘 시간이 지났는데도 힘이 넘치고 졸린 기색이 보이지 않는다면 그날은 낮잠을 너무 많이 재웠거나 충분히 뛰어놀지 못했다는 뜻이다. 반대로 응용도 가능하다. 아이를 빨리 재우고 싶다면 낮잠 시간을 줄이고 땀이 흠뻑 날 만큼 신나게 놀아주면 된다.  
 
04 꿀이 독이다
아기는 먹으면 안 되는 게 많다. 대표적인 게 꿀이다. 꿀은 본래 쓰임이 많다. 독소 배출, 피로 해소, 면역력 향상 등 효능을 나열하려면 끝도 없다. 개인적으로 감기 기운이 있거나 과음했을 때 꿀을 듬뿍 넣은 꿀물을 챙겨 마신다. 그런 꿀이 12개월 미만의 아기가 먹으면 독이 된다. 꿀에 들어 있는 보툴리누스균 때문이다. 보툴리누스균은 보톡스를 만들 때 사용하는 유용한(?) 균이지만 영아에겐 치명적이다. 성인과 달리 장내에서 균의 독성을 억제하는 힘이 현저히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2017년 일본에서는 생후 5개월 된 아이가 꿀이 들어간 주스를 연거푸 마신 뒤 ‘영아 보툴리누스증’으로 사망한 예가 있다. 꿀만 독이 되는 건 아니다. 흰 우유, 달걀흰자, 견과류도 알레르기를 유발할 위험성이 높다. 기름기 많은 돼지고기 역시 연약한 영아의 소화기관에는 큰 부담이다.
 
05 포스트베이비 시대에 적응하라
자녀가 태어나는 순간 모든 의사 결정은 아이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된다. 동시에 당연했던 것들이 당연하지 않게 바뀐다. 예를 들어 일요일 오후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건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부터 최소 3년간은 꿈도 꾸기 어렵다. 평일엔 일 때문에 바쁘고 주말엔 아이와 노느라 더 바쁘다. 실제로 많은 부부가 이런 이유로 아이를 갖지 않는다. “연애할 땐 1년에 한 번 싸울까 말까 했어요. 근데 아이가 태어나니까 매일 부딪치더라고요.” 7년 차 아빠 배군렬 씨의 말이다. 여기까지만 읽으면 ‘뭐야, 그래서 아빠가 되지 말라는 거야?’ 싶겠지만 그게 아니다. 미리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한국심리상담연구소나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가 진행하는 부모 교육 프로그램을 수강하는 것도 방법이다. 심리학과 교육학에 기초한 실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아빠만 들어도 좋지만, 부부가 함께 배우면 효과는 배가된다.
 
딸은 달랐어요
딸 하나에 아들 둘이다. 첫째가 딸이다. 친동생뿐만 아니라 사촌들까지 전부 남자밖에 없었다. 그래서 딸이 태어났을 때 모든 게 낯설었다. 다 그런지는 모르지만 우리 가정의 경우 딸아이에겐 확실히 손이 많이 갔다. 어린이집을 가기 시작할 무렵부터 아침마다 전쟁이었다. 딸은 자기가 원하는 옷을 입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옷 말고도 머리띠, 신발 등 따지는 것도 다양하다. 그에 비해 아들은 주는 대로 입는다. 첫째를 한창 키울 땐 응급실도 1년에 두세 번 갔다. 열이 떨어지지 않아서 발만 동동 굴렀던 기억이 난다. 아들이 장난도 많고 드센 건 맞지만, 딸은 다른 의미로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 다둥이 아빠 장상두 씨
 
혼자서도 잘해요
7살짜리 아들 하나다. 지금은 아니지만 아들이 어렸을 땐 물심양면으로 돌봤다. 모든 부모가 그렇지만, 육아를 해본 적도 없고 배운 적도 없으니 당연히 있는 힘을 다해 아이를 돌봐야 하는 줄만 알았다. 돌이켜보니 그럴 필요까진 없었던 것 같다. 하나부터 열까지 챙겨줄 필요는 없었다는 이야기다. 부모가 너무 눈치가 빠르면 아이의 말문이 늦게 터진다는 말이 사실인 것 같다. 아이가 말하기도 전에 부모가 알아서 해결해주기 때문이다. 우리 집이 그랬다. 만약 둘째를 갖는다면 보다 자립심을 길러주는 육아 방식을 택하고 싶다. – 아빠가 된 후 진화론에 회의를 품게 된 배군렬 씨  
 
 

책으로 배운 육아

 
〈좋은 아빠 수업〉
‘육아의 정석’ 같은 책이다. 지루하다는 뜻이 아니다. ‘아이를 안는 4가지 방법’, ‘아이가 잘 때 입는 옷 종류’같이 처음 육아를 겪는 초보 아빠가 궁금해할 만한 알짜배기 정보만 쏙쏙 모아놓았다. 중간중간 다른 초보 아빠가 써놓은 짤막한 일기를 읽을 땐 ‘그래, 나만 서투른 게 아니구나’라고 위안을 얻는다.
 
〈기적의 아빠 육아〉
육아 요령 말고도 아이와 대화하는 법과 교육하는 법이 자세히 적혀 있다. ‘직장인 아빠가 실현 가능한 육아법’을 책의 지향점으로 삼았기 때문에 내용이 실용적이다. 이제 막 말문이 트인 자녀가 있는 아빠가 참고하기 적절하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서〉
저자가 심리학과 심리 치료를 전공했다. 아이를 키우며 맞닥뜨렸던 순간들을 잔잔하게 풀어낸다. 실용서라기보단 에세이에 가깝다. TV에선 돈도 잘 벌고 육아도 잘하는 슈퍼맨 같은 아빠가 되길 강요하지만 책의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괜찮습니다. 충분히 잘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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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박호준
    Illustrator 노준구
    DIGITAL DESIGNER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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