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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코드 여객기 이후 다시 등장하는 21세기 초음속 여객기

세상에서 가장 빠른 여객기 콩코드가 역사 밖으로 퇴장한 지도 벌써 20여 년. 초음속 여객기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에게 그렇게까지 빨리 이동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BYESQUIRE2020.10.11
 

총알 여객기 

 
붐은 자사의 초음속 항공기 오버처가 수면 위에서는 초음속으로, 지상에서는 아음속으로 비행하도록 계획 중이다. 이 정도로 조절해도 현재 상업적으로 비행하는 어떤 물체보다 훨씬 빨리 날 수 있다.

붐은 자사의 초음속 항공기 오버처가 수면 위에서는 초음속으로, 지상에서는 아음속으로 비행하도록 계획 중이다. 이 정도로 조절해도 현재 상업적으로 비행하는 어떤 물체보다 훨씬 빨리 날 수 있다.

전문 마지막 문장의 질문을 그대로 던졌을 때 스타트업 붐(Boom)의 설립자 블레이크 숄은 못마땅하다는 듯 답했다. “한때는 인류가 초음속 여객기를 타고 다녔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니 이상하잖아요. 퇴보하는 기분이 들고요. 당시 초음속 여객기 프로젝트는 달 착륙 미션과 비슷했어요. 우리는 왜 달에 갔을까요? 서구의 과학 기술이 소련보다 앞선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였죠. 그런 과제를 갖고 착수하면 기술적으로 놀라운 일을 단기간에 해내요. 본질적으로 콩코드도 마찬가지였어요. 시대를 한참 앞지른 비행기가 나왔던 거죠.”
콩코드는 영국과 프랑스의 합작으로 탄생한 초음속 여객기다. 블레이크 숄의 비유에 딱 들어맞게도 콩코드 역시 인류의 첫 번째 달 착륙과 함께 작년에 50주년을 맞았다. 비극적 운명을 맞은 소련의 라이벌 여객기 투폴레프 Tu-144보다 석 달 늦게 첫 비행을 했으며, 런던-뉴욕과 파리-뉴욕 구간을 약 3시간 만에 주파하며 새로운 세상의 상징이 됐다. 적어도 향후 27년 동안은 그랬다.
 
블레이크 숄은 콩코드의 조기 퇴역을 이런 이유로 설명한다. “연비가 굉장히 나빴고 항공권 가격은 어마어마했어요. 결국 기내에 빈자리가 많았고요.” 다만 콩코드의 수익성에 대해서는 오늘날까지도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운명을 결정지은 것은 시장과는 별개의 요인이었다. 2000년에 운행 중이던 14대 콩코드 중 한 대가 파리에서 추락했던 것이다. 사실 사고 원인은 콩코드의 자체 결함이 아니라 활주로에 떨어진 파편이었다. 사건 이후 비행기들은 시속 800km 정도로 천천히 비행하고 있다. 반세기 전과 다를 바 없는 속도로 말이다.  
어투에서 느낄 수 있듯 블레이크 숄은 이런 상황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초음속 여객기 산업의 일론 머스크’라 할 만한 인물이다. 자금과 배짱이 두둑한 기업 스페이스X가 새로운 방식의 우주선을 만들고 정부 규제에 매여 있는 우주 여행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씨름하듯 덴버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붐도 총알보다 빠른 속도로 비행하는 여객기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초음속 여객기는 더 이상 군용 제트기만의 분야가 아니라는 것이다.
 
“저는 사실 저의 지식보다는 열정에 이끌려 비행기 사업을 시작한 사람이에요.” 창업 전문가이기도 한 블레이크 숄은 선뜻 자신의 이력을 털어놓았다. “언젠가는 초음속으로 비행하고 싶다는 소망을 늘 품고 있었거든요. 그러다 결국 직접 해보기로 했죠. 스스로 해내려면 회사를 설립해야 했어요. 6년 전만 해도 스타트업에서 이런 제품, 즉 굉장히 복잡하고 고도로 발전한, 안전이 무엇보다 중요한 기계를 생산하겠다는 건 정신 나간 소리였죠. 다들 우리가 미쳤다고 했어요. 당시 사람들이 생각한 초음속 비행기의 잠재력은 지금과 아주 달랐으니까요. 하지만 6년이 지났고, 지금 우리 격납고에는 제작 중인 시제기가 있죠. 내년 여름쯤이면 민간에서 최초로 제작한 초음속 여객기가 비행할 겁니다.”  
 
붐을 무모한 회사로 평가하는 시선은 지금도 있을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으나 콩코드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소닉 붐 때문이다. 항공기가 음속 장벽인 시속 1234km에 가깝게 속도를 올리면 교란된 압력이 항공기 동체를 순차적으로 통과하는 대신 그 주변으로 파동을 만들어내면서 쌓이기 시작한다. 이렇게 모여서 압축된 파동이 어마어마한 굉음을 만들어내는데, 지면까지 도달해서 사람들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다. 콩코드가 동물을 겁에 질리게 하거나 주택 유리창을 깬다고 알려진 것도 그 때문이다. 결국 콩코드는 수면 위에서만 초음속으로 비행할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았고, 그 결과 운항 가능한 항로가 대폭 줄어 기본적으로는 대서양만 횡단했다. 그러니 수익성이 좋을 리가 없었다.
 
만약 이전 문단에서 붐의 항공기 오버처(Overture)가 물리학의 오래된 난제인 소닉 붐을 해결했다는 이야기가 이어지길 기대했다면 일단 흥분을 가라앉히자. 붐에 따르면 우선 소닉 붐에 대한 미국 정부의 태도가 한층 누그러졌다. 올봄 미국연방항공국은 초음속 항공기 소음 기준을 다룬 ‘규칙 제정 공고’를 발표했는데, 관련 이슈를 다시 검토해야 할 만큼 상황이 변했다는 걸 미국연방항공국이 인정한다는 뜻이다. 단기적으로 붐은 소닉 붐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대처하고자 한다. 오버처는 콩코드처럼 수면 위에서는 초음속으로 비행하고 지면 위에서는 아음속으로 비행할 계획이다. 요점은 그렇게 해도 현존하는 상업 영역의 어떤 비행 물체보다 훨씬 빠르다는 것. 이에 더해 최근 몇 년 사이에 눈부시게 발전한 기술도 한몫한다. 오버처에 적용한 기술은 기내에 컴퓨터도 없던 콩코드와는 당연히 차이가 있다는 뜻이다.
 
이 기회를 한 사람만 포착했을 리 없다. 새로운 시대의 우주 개발 경쟁이 이목을 끌면서 세계 곳곳에서 서로 다른 의도를 품은 스타트업들이 초음속 항공기 산업에 뛰어드는 중이다. 붐이 구상하는 건 합리적 가격의 소형 여객기 모델이다. 100석 이상을 갖춘 콩코드와는 달리 오버처는 55개 남짓의 좌석을 갖고 있으며, 대중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비즈니스 클래스와 같은 환경에 비즈니스석 수준의 요금을 적용할 생각이다. 더 저렴하게 비행하는 것보다 더 빨리 비행하고 싶은 수요가 충분한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다만 붐의 초음속 항공기가 부유층의 전유물이 아님은 확실하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는 개인과 항공사를 위한 전용기로 18개 좌석을 갖춘 모델을 개발 중이다. 네바다에서 시작한 아에리온 슈퍼소닉은 약 12개 좌석의 더 작은 전용기를 계획 중인데 이 역시 수면 위에서만 초음속으로 비행한다.
 
이들의 비전에는 조금씩 차이가 있다.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와 아에리온 슈퍼소닉은 시속 1728km에서 1975km 사이의 속력을 목표로 하며 붐의 오버처만이 콩코드의 시속 2519km를 넘는 시속 2715km로 비행한다. 하지만 이들을 이어주는 공통된 확신이 있다. 부의 증대, 세계화, (시대 변화에 따라) 더 빨리 이동할 필요성의 등장 같은 이유로 초음속 항공기를 원하는 수요가 존재하며 그 수요는 소규모라는 점이다. 콩코드는 종종 절반가량 빈 채로 비행한다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는데, 그나마 탑승한 승객도 단골 탑승객보다는 대개 무임승차한 유명인이나 버킷 리스트에 한 줄을 긋고자 하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런 수요가 있다면 대기업은 왜 이를 좇지 않을까? 경비에 민감한 거대 항공 제작업체는 초음속 항공기를 자체적으로 제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보잉은 이미 2000년대 초반에 ‘소닉 크루저’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최근 들어 20~30년 동안 고심해온 극초음속 항공기의 콘셉트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항공업계에서는 상업용 비행기가 가능한 한 많은 승객을 효율적이며 저렴한 방식으로 수송해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다. 그 결과 에어버스 A380처럼 돈벌이가 되는 초대형 항공기가 등장했다. 효율성을 높이는 데 집중함으로써 항공사의 이익을 증진하려 한다는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새로이 떠오르는 고객층에 대응할 여지가 없다는 뜻은 아니다. 항공사들은 초음속 여객기 아이디어를 선보이는 회사의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근래 나사가 스페이스X와 계약을 맺고 향후 몇 년 동안 달 착륙 임무 계획을 맡긴 것처럼 붐도 일본항공과 버진 그룹 등에 60억 달러어치 항공기를 예약 판매했다. 버진 그룹은 한때 퇴역한 콩코드를 구매해 재운항할 계획도 세우고 있었다.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도 항공사들과 이야기 중이다. 아에리온 슈퍼소닉의 핵심 투자사는 보잉이다. 아이디어가 있으면 자본은 따르기 마련이다.
 
 
붐의 오버처는 55개 좌석을 갖추고 일반 여객기 비즈니스석 요금으로 비즈니스 클래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붐의 오버처는 55개 좌석을 갖추고 일반 여객기 비즈니스석 요금으로 비즈니스 클래스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 시류의 가장 재미있는 점 중 하나는, 초음속 항공기를 실현할 기술이 그리 새로운 게 아니라는 것이다. 이미 마련되어 있다. “더 빠른 속도에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할 사람들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지난 몇십 년 동안 비행기의 속도는 거의 변하지 않았죠. 빠른 속도를 내려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걸 만들 필요도, 파트너나 공급업체에 초음속 비행기 사업 모델을 설명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아에리온 슈퍼소닉의 최고 판매 책임자 매튜 크램의 설명이다. “그보다 아에리온 슈퍼소닉이 내내 싸워온 건 회의론이에요. 콩코드는 숭고한 실험이었지만 잘못된 점도 많았죠. 우리는 초음속 비행에서 콩코드의 실패를 떠올리는 사람들을 넘어서야 해요. 우리 사업은 전 지구적으로 이동성을 향상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이제 실행 단계까지 왔어요.” 블레이크 숄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미국연방항공국이나 여타 당국의 정책 변화는 진보적이고 역사상 가장 빠른 여객기의 등장은 코앞까지 다가왔다. 대단한 기술 혁신은 필요치 않았다. “지금 우리는 수요가 있는 것과 기술적으로 이미 가능한 것 사이의 교차점에 있는 셈이에요. 상업적 용도의 초음속 비행기를 다시 가능하게 할 마법 같은 해결책은 없었죠. 그저 이미 존재하는 기술들을 조합했을 뿐이에요.”
 
콩코드를 개발하던 시기에는 공기역학을 연구하려면 실제 모형과 풍동(인공으로 바람을 일으켜 기류가 물체에 미치는 작용이나 영향을 실험하는 터널형 장치)이 필요했다. 지금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충분하다. 콩코드의 주요 소재는 알루미늄이었다. 튼튼하고 가볍지만 한계도 명확한 소재다. 탄소섬유는 어떤 모양으로도 만들 수 있는 데다 알루미늄보다 강하고 더 가볍다. 초음속 항공기는 연료가 많이 필요하고, 연료 무게는 속도를 떨어뜨리기 때문에 가벼워야만 한다. 새롭게 등장한 엔진도 있다. 콩코드에는 창문을 뒤흔드는 소음을 내며 제트 엔진의 추진력을 올려주는 애프터 버너를 장착했다. 이 부품은 이륙할 때뿐만 아니라 초음속을 유지하는 데도 사용했다. 오늘날의 기술로는 항공기 대부분에 쓰는 터보팬 엔진을 초음속에 맞게끔 개조할 수 있다. 이 모든 기술의 결과물이 앙증맞은 버전의 콩코드처럼 보이면서도 한편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는 항공기다. 붐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기술을 조합하면 콩코드보다 75% 더 효율적으로 운항할 수 있다. 항공권을 좀 더 매력적인 가격으로 책정할 수 있는 것도, 초기부터 500여 개 항로에서 운항할 수 있는 것도 그 덕분이다. “여객기 자체의 기술만큼 운항할 때 고려해야 할 요소도 복잡하죠. 예를 들어 콩코드가 비행을 시작했을 땐 가솔린 1갤런이 25센트였지만 퇴역할 무렵에는 4달러까지 올랐으니까요.”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 CEO 비크 카초리아가 지적했다. “대신 지금은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던 도구들이 있죠. 덕분에 옛날이었다면 수많은 엔지니어가 필요했을 일을 우리 같은 작은 회사도 할 수 있고요.”
 
최신 기술의 활용은 다른 이유로도 필수적이다. 점점 더 급진적인 분위기로 흘러가는 환경보호론 측면에서 보면 오늘날 항공 여행의 이미지는 그렇게 긍정적이지 못하다. 국제청정교통위원회 같은 단체는 초음속 여객기를 반대할 만한 설득력 있는 환경 평가가 있다고 말한다. 2035년이 되면 세계 곳곳을 비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초음속 항공기 2000대가 대기에 막대한 양의 탄소를 배출하는데 그 양이 전 세계 항공 산업에 할당된 탄소 예산의 20%에 맞먹는다는 것이다. 각각 2026년과 2029년부터 여객기 운항을 개시하려는 아에리온 슈퍼소닉과 붐이 대체 연료와 바이오 연료 연구에 몰두하는 것도 그런 이유다. 모든 공항에서 대체 연료나 바이오 연료를 구할 수 있다면 새로운 초음속 항공기는 지금의 아음속 항공기보다도 탄소 발자국을 줄인다고 한다. “(초음속 항공기 제작업체라는) 새로운 공동체는 대중에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해야 해요. 바로 우리가 친환경적인 초음속 여객기를 만들겠다는 접근법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죠. 현존하는 많은 항공사가 향후 10년 내외로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우리는 시작점부터 그러기를 소망합니다.” 매튜 크램의 설명이다.
 
진보적 생각이지만 미봉책으로 들릴 수도 있다. ‘초음속 항공기의 자유로운 비행을 불러온 새 시대의 혁신적 기술’이라는, SF 소설 같은 이야기가 없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는 다르다. 이 회사의 지향점은 애초부터 공기 오염뿐만 아니라 소음 공해인 굉음을 해결하는 것이었다.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는 특허 출원한 ‘조용한 초음속 비행 기술’을 개발 중이며 내년에 첫 초음속 시험 비행을 할 예정이다. CEO 비크 카초리아에 따르면 이들의 항공기는 세계 어디서든 초음속으로 날 수 있을 전망이다. “아에리온 슈퍼소닉이나 붐 같은 회사가 이끄는 비즈니스 모델이 있죠. 하지만 실상 항공기의 80%는 지면 위에서 비행해요. 사람들은 곧 상하이나 두바이 이외의 지역도 초음속으로 가고 싶다고 생각하게 될 겁니다. 그러려면 굉음이 어느 정도 발생하더라도 지상에서는 크게 들리지 않는 비행기를 만들어야 하는 거죠.”
 
스파이크 에어로스페이스의 연구는 항공기의 크기, 무게, 모양의 무수한 변수 중 적절한 조합을 찾아내는 과정이다. 후퇴익(뒤로 젖혀진 날개) 디자인과 길게 늘인 기수가 대표적인데 이런 형태는 소음을 유발하는 압력을 쌓지 않으면서 공기를 뚫고 나가게 해준다. 나사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런 아이디어에 착안해왔다. 나사가 2016년부터 2억4천8백만 달러를 들여 진행 중인 ‘X-59 롱 붐 플라이트 데몬스트레이터(이하 LBFD)’가 바로 그 정체다. 이 프로젝트는 상업적 목적이 전혀 없으며 오직 첨단 기술을 테스트하는 용도다. LBFD의 시도에는 기체의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키는 등 여러 기술이 포함되지만 가장 흥미로운 것은 굉음을 줄이는 것이다. 알려진 바로는 소닉 붐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개발의 골자는 각 부품의 모양을 세심히 만들어서 모든 음속 충격파의 강도와 위치를 통제하고, 적어도 서로 합쳐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현재 시점에서 이들이 내놓은 결과는 낮게 쿵 하고 울리는 정도의 굉음 한 번이다. 지상에서는 자동차 문을 닫는 정도의 소음으로 들린다고 한다. “지향점은 흐릿한 음향 신호 정도죠.” 나사의 LBFD 통합 임무 책임자 피터 코엔의 말이다.
 
피터 코엔은 연구실에서 성공한 일이 언제나 실생활에서 기대한 대로 흘러가지는 않는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래서 내년 여름에는 다양한 기후, 지형, 주택 위에서 비행하며 소음을 측정하는 ‘지역사회 영공 통과 비행 테스트’를 시작해 공정한 데이터를 모으고자 한다. 그는 모든 가능성과 결과에 열린 태도를 취하지만, 그래도 소음으로 고통받는 사람이 소수였으면 한다. ”전 세계적으로 공동체가 소음에 점점 더 민감해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죠. 용인할 만한 비행기 이착륙 소음이 어느 정도인지 체계적으로 다루는 규정도 나올 정도니까요. 그러니 우리는 ‘쿵’ 소리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따져봐야 해요. 현대인은 이미 생활 속에서 수많은 소음에 맞닥뜨리고 있는데 왜 특히 소닉 붐에 예민할까요? 환경 감수성이라는 문제를 돌이켜봐야 해요. 콩코드가 등장한 1960년대에도 환경운동이 태동하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모든 종류의 기술 발전을 반기는 분위기였어요.” 피터 코엔은 초음속 항공기 출시 이전에 이것이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걸 자연과학으로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이용객이 아닌 사람들에게 운송 수단의 대가를 부과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콩코드 이전에도 규제가 있었지만 소닉 붐은 실제로 사람들에게 엄청나게 방해되는 현상이었어요. 그러니 이제 규제를 바꾸려면 초음속 항공기가 일상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걸 과학적으로 증명해야 하죠. 우리는 지상에서도 초음속으로 날 수 있는 항공기가 필요하니까요.”
 
코엔의 말처럼 분명 그것이 최종 목표여야 할 것이다. 어떤 형태가 되었든 초음속 여객기의 귀환은 환영받겠지만 그 옛날 콩코드를 개발한 사람들이 품었던 비전도 특정 영역에서만 날 수 있는 항공기는 아니었을 테니까. 속도제한은 우리의 항공 여행을 20세기 중반으로 되돌려놓고 거기에 머물게 했다. 그리고 지금, 세계 곳곳에서 저마다의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이 여객기들은 인류의 이동성에 대한 한층 21세기다운 생각이라 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