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CH

투아렉, 카니발, 글래디에이터의 공통점은?

픽업트럭, 대형 SUV, 미니밴이 출시됐다. 공통점은? 모두 한 덩치 한다.

BYESQUIRE2020.10.14
 
 

JEEP 

GLADIATOR RUBICON
파워트레인 3604cc V6 자연 흡기, 8단 자동
최고 출력 284마력
최대 토크 36kg·m
가속력(0→100km/h) 8.7초
가격(VAT 포함) 6천9백9십만원
 
당황스러울 수 있다. 글래디에이터는 평소 우리가 알던 차와 다르다. 타이어는 울퉁불퉁한 깍두기 같고 지붕과 문짝, 앞 유리까지 수동으로 탈착이 가능하다. 시트 포지션이 높아서 신호 대기 중 옆 차선의 버스 기사님과 눈이 마주치기 일쑤다. 운전대는 상용차처럼 비스듬히 누워 있는데, 돌리는 느낌이 헐겁다. 같은 코너를 돌더라도 운전대를 더 많이 돌려야 한다. 게다가 픽업트럭인 글래디에이터는 차체 길이가 5600mm나 된다. 대형 SUV나 미니밴을 훌쩍 뛰어넘는 길이다. 주차할 때나 골목을 통과할 때 평소보다 조금 더 조심해야 한다.
 
하지만 이건 전부 지프의 의도된 배려다. 지프는 오프로드 특화 브랜드다. 그중에서도 랭글러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오프로드계의 강자다. 글래디에이터는 랭글러를 기반으로 탄생했다. 다시 말해 이 픽업트럭은 경쟁 픽업트럭은 물론 다른 어떤 SUV와 비교해도 밀리지 않을 오프로드 성능을 자랑한다. 깍두기 모양으로 타이어의 트레드가 깊게 파인 이유는 자갈이나 진흙 같은 비포장도로에서 바퀴가 헛돌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레버만 돌리면 벗겨지는 지붕과 문짝은 유사시 운전자의 시야를 대폭 늘려준다. 상하 길이가 긴 서스펜션 덕에 어지간한 통나무나 바위는 손쉽게 넘는다. 유격이 느껴지는 운전대는 오프로드 주행 중 운전대가 갑자기 획 돌아갔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위험을 줄인다. 차체 길이가 긴 건 적재함 때문인데 그곳에 바이크나 각종 캠핑 도구를 가득 실을 수 있다. 즐길 수 있는 여행의 범위가 확장된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온로드에서 짧게 시승한 후 “뭐야, 이 차 불편하기만 하잖아?”라고 말하는 건 바보 같은 짓이다.
 
 

KIA 

CARNIVAL
파워트레인 2199cc I4 디젤, 8단 자동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 토크 45kg·m
가속력(0→100km/h) N/A
가격(VAT 포함) 3천2백80만원 
 
이 급에선 적수가 없다. 그나마 토요타 시에나와 혼다 오딧세이가 있었지만 지난해 시작된 불매운동 때문인지 판매량이 줄었다. 대형 SUV도 카니발을 막진 못했다. 팰리세이드가 처음 등장했을 때 카니발의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보기 좋게 빗나갔다. 4세대 카니발은 하루 만에 2만3000여 대를 판매하며 ‘기아자동차 사상 최고 흥행’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카니발은 7인승, 9인승, 11인승으로 구분되는데 인기는 9인승이 가장 높다.
 
겉모습이 많이 달라졌다. ‘웅장한 볼륨감’을 외장 디자인 콘셉트로 했는데, 이전 모델에 비해 직선을 많이 사용해 남성적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사이드미러부터 리어램프까지 이어지는 어깨선을 일직선으로 처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C필러에 올록볼록한 입체 패턴 장식을 더했는데 호불호가 갈릴 만한 디자인이다. 인테리어도 바뀌었다. 12.3인치 파노라마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상품성을 강화했다. 주행 성능은 익숙한 느낌 그대로다. 패밀리 카를 표방하는 미니밴에 역동적인 움직임을 바라는 건 어불성설이다. 파워트레인은 3.5리터 가솔린 엔진과 2.2리터 디젤 엔진이 있는데 시승차는 디젤 모델이었다.  굳이 제원표나 RPM 계기판을 살펴보지 않아도 운전대와 시트를 통해 느껴지는 잔진동만으로 이 차가 디젤 모델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풍절음은 비교적 잘 막아주는 편이다.  스마트키를 이용해 슬라이딩 도어를 열고 닫는 것과 인포테인먼트를 이용해 2열 시트를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은 2열 승객의 편의성을 높인다.
 
 

VOLKSWAGEN 

TOUAREG V8 TDI R-Line
파워트레인 3956cc V8 디젤 트윈 터보, 8단 자동
최고 출력 421마력
최대 토크 91.8kg·m
가속력(0→100km/h) 4.9초
가격(VAT 포함) 1억2천5백50만원
 
맏형이다. V6 디젤 엔진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는지 V8 디젤 엔진을 품은 투아렉이 등장했다. 트윈 터보 V8 디젤 엔진은 최고 출력 421마력, 최대 토크 91.8kg·m를 발휘한다. 이는 폭스바겐 SUV 역사상 가장 강력한 엔진 성능이다. 운전대는 가볍다.  하지만 고속으로 달릴 때도 가벼운 건 조금 불만이다. V8 디젤 엔진인데도 실내가 정숙하다. 천천히 달릴 때면 이 거대한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승차감을 선사한다.
 
속도를 높이기 위해 가속페달을 꾹 밟으면 터보 래그가 발생한다. 드라이브 모드를 노멀에서 스포츠 모드로 바꿔도 사정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짧은 지체 현상 후엔 마치 로켓처럼 튀어나간다. 그제야 이 차가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떠올린다. 빠르게 달릴 때 느껴지는 핸들링 감각은 마치 배를 모는 것 같다. 통통배가 아닌 호화 요트 말이다. 공차 중량이 2.5톤에 육박하기 때문에 방향 전환을 할 때마다 어느 바퀴에 하중이 실리는지 느껴진다. 에어 서스펜션은 속도에 따라 자동으로 차체 높이를 조절한다. 노면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도 뛰어나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V6 TDI와 달리 V8 TDI에는 액티브 스태빌라이저가 기본 사항이다. 코너를 돌아 나갈 때 롤링을 줄여주는 역할을 한다. 브레이크 반응은 일정하지만 역동적인 주행보단 부드러운 주행에 어울린다. 시속 100km 이상으로 달리고 있다면 무게를 고려해 반 박자 일찍 제동을 시작하는 게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