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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티 하이커] 소설가 정영수가 안산자락길을 즐기는 이유

하이킹을 즐기는 크리에이터 3명과 만나 그들이 추천하는 서울의 산길을 함께 걸었다.

BYESQUIRE2020.11.16
 

SEOUL

CITY

HIKERS

 
뉴랜드 다운 재킷 37만원, 코듀로이 체크 셔츠 15만8000원, 카고 팬츠 16만8000원, 부츠 19만8000원 모두 코오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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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수

최근 두 번째 소설집 〈내일의 연인들〉을 발표한 정영수와 만났다. 그는 독립문역 인근 서대문독립공원 뒤편에서 시작해 홍제천 부근까지 이어지는 약 7km의 ‘안산자락길’을 추천했다. 서울 한복판에 이렇게 아름다운 하이킹 코스가 있다는 데 수없이 감탄하며 우리는 대화를 나눴다.
 
여기를 추천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처음부터 끝까지 경사가 거의 없이 이어져 있고, 조금만 올라가면 서울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시티뷰가 눈에 들어오죠. 이 코스의 끝 쪽에 가면 메타세쿼이아와 잣나무가 무성한 길도 있어서 다양한 숲의 모습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아요.
 
그렇네요. 정말. 걷기도 편하고, 숲길 조성이 정말 잘 되어 있네요. 여긴 또 벚꽃길인가 봐요. (안산자락길은 벚꽃길로도 유명하다)
그렇네요. 저건 벚나무네요. 지난주에 왔을 때는 또 단풍이 한창이었거든요. 계절마다 그 모습이 다를 것 같아 기대되네요.
 
하이킹, 혹은 걷는다는 행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요?
평소에 우리는 일을 하거나, 집에서 쉬거나, 카페에 그냥 앉아 있을 때도 계속 뭔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 같아요. 제 경우를 보면 책을 보든, 유튜브를 보든, SNS를 보든 뭔가를 보고 있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하이킹을 하면 미디어를 보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게 되는 거죠. 그런데 계속 주변을 둘러보며 걷다 보면 또 어떤 시점에는 주변의 경관이 보이지 않고 생각에 몰입하게 되죠. 자연스럽게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게 되는 거죠.
 
명상을 처음 시작할 때 초심자에게 ‘걷기 명상’을 시키는 게 그런 이유기도 하죠. 걷기라는 동작을 분절해 인식하고 그 행위 자체에 몰입해보는 거죠.
아, 그렇군요. 맞아요. 하이킹, 혹은 걷기는 다른 데에 시야를 빼앗기지 않는 매우 드문 행위인 것 같아요.
 
 
트래블 중량 다운 재킷 59만원, 하프집업 풀오버 12만8000원, 코듀로이 체크 셔츠 15만8000원, 카고 팬츠 16만8000원, 부츠 19만8000원, 트레킹 백팩 25만원, 캠프캡 4만8000원, 삭스 1만5000원 모두 코오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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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창작을 하려면 사색의 순간이 참 소중하겠어요.
제게 소설의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순간은 주로 운전하거나, 걷거나, 달리거나 산행을 할 때인 것 같아요. 다 이동하는 행위를 할 때죠.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행위들의 공통점은 다른 미디어에 시선을 빼앗길 수 없다는 사실이에요. 누워 있으면 잠들어버리고, 집안일을 하자면 너무 집중해야 해서 이동이 사색에는 참 좋은 것 같아요.
 
꼭 산을 ‘오르는’ 것만이 하이킹은 아니잖아요.
그렇죠. 이 길은 처음부터 끝까지 유모차를 끌고 완주할 수 있는 길로도 유명해요. 처음 와봤을 때는 깜짝 놀랐어요. 이렇게 덱이 잘 깔려 있는 길이 있을 줄 몰랐거든요. 이 길은 사실 7km 코스를 달려도 좋을 것 같아요.
 
안산자락길 말고 주로 어디로 하이킹을 하러가세요?
관악산을 자주 가요. 과천에서 연주암까지 올라가는 코스를 참 좋아해요.
 
단편소설 ‘우리들’에도 산이 나오죠. 사실 서울에서 쓰는 픽션에 산이 나오는 건 매우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어디나 산이 있으니까요.
제가 최근에 이런 생각을 한 적이 있어요. 해외여행을 할 때면 주로 대도시를 찾는 편이거든요. 방콕, 상하이, 도쿄, 베이징, 런던을 다녀봤는데, 신기한 게 해외 대도시 주변에는 산이 없어요. 수도에 산이 이렇게 많은 곳은 사실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서울에는 산이 참 많아요. 여행 중에 다른 나라의 도시 풍경이 멋있다는 생각을 하다가도, 막상 서울에 돌아와 출퇴근길의 배경으로 바위산이 펼쳐져 있는 걸 보면 ‘여기 정말 멋있는 도시구나’라는 생각을 하곤해요. 외국인의 시선으로 서울을 다시 보는 거죠. 또 가끔 청와대 쪽을 보면서 감탄할 때가 있어요. 딴 게 아니라 그 뒤에 있는 인왕산과 북악산이 너무 멋져서요. 경복궁도 그렇고 청와대도 그렇고 정말 좋은 위치에 있는 것 같아요.
 
 
키퍼360 리버서블 플리스 재킷 35만원, 하프집업 풀오버 12만8000원, 코듀로이 체크 셔츠 15만8000원, 카고 팬츠 16만8000원 모두 코오롱스포츠.

키퍼360 리버서블 플리스 재킷 35만원, 하프집업 풀오버 12만8000원, 코듀로이 체크 셔츠 15만8000원, 카고 팬츠 16만8000원 모두 코오롱스포츠.

다니엘 텐들러 씨도 비슷한 얘기를 하더라고요. 또 산이 나오는 소설이 있나요?
첫 번째 소설집에 관악산이 무대인 단편이 있어요. 과천대공원에서 호랑이가 탈출해서 이 호랑이를 잡기 위해 수색하는 이야기가 등장해요. 실제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한 소설이죠. 아 참, 서울 밖의 산으로는 경주의 남산을 좋아해요. 목이 잘린 불상들을 보면 낯선 느낌이 들더라고요.
 
우리나라에 에베레스트 같은 산은 없지만, 지금 신은 정도의 하이킹 신발로 오를 수 있는 참 좋은 산들이 많아요.
맞아요. 오늘 입은 옷이 가벼운 하이킹을 하기에 적당한 복장과 신발인 것 같아요. 특히 이 옷은 자연스럽게 도심의 인파 속으로 섞여도 문제가 없는 복장인 것 같아요.
 
편집자(정영수는 ‘문학동네’의 편집자이기도하다)라는 직업의 특성상 그대로 입고 출근해도 괜찮죠.
그렇죠. 파주에 있는 저희 회사 인근에도 산이 있어요. 심학산이라고, 점심시간 시작할 때 김밥 하나 사들고 심학산 정상을 찍고 오면 점심시간이 끝나요.
 
좋네요. 하이킹은 치유니까요. 소설을 쓴다는 것 역시 정말 힘든 작업이잖아요.
정말 그럴 때는 몸이 아파요. 글이 안 써진다는 데서오는 몸살, 몸이 쥐어짜는 느낌이 있어요. 가끔은 하이킹이나 산책으로는 해결이 안 되어서, 심박이 올라가고 숨이 차오를 정도로 달리기도 해요.
 
다음번엔 이 안산자락길 코스를 달려도 좋겠네요. 아까 말했듯이요. 
 
정영수의 추천 코스
안산자락길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뒷편 입구부터 서울특별시교육청 서대문도서관 인근까지 하이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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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FEATURES EDITOR 박세회
  • FASHION EDITOR 임일웅
  • PHOTOGRAPHER 송시영
  • HAIR & MAKE UP 이소연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이효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