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QUIRE

오트렉
오트렉은 간판조차 잘 보이지 않아 이리저리 둘러보며 찾아 들어가야만 한다. 작은 골목길 건물 3층에 위치한 오트렉은 여느 을지로의 바와 달리 을지로 특유의 감성을 덜어내고, 깔끔하고 단정한 인테리어를 갖춘 와인바다. 키친과 바, 다이닝 홀을 나눠 운영하는데, 원한다면 키친이 있는 공간에서 셰프가 음식을 조리하는 모습을 보며 식사를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바에서 음식을 먹으면 셰프에게 직접 음식에 대한 설명을 자세히 들을 수 있어 좋아한다. 이곳의 요리를 맡아 하는 김종근 셰프는 유학 생활을 통해 요리를 수 년 배우고, 이후에도 꾸준히 요리를 해왔지만 여전히 새로운 음식이나 식재료에 대해 연구하고 탐구한다. 이는 오트렉의 음식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전채부터 메인 요리까지 색다른 비주얼과 맛의 균형을 갖추었다. 감자를 면처럼 길게 썰어 작은 원형 파이처럼 만들고, 그 위에 옥수수 커스터드와 사워크림, 비트, 트러플 소르를 올려 마치 빨간 꽃이 핀 것처럼 만든 감자 뢰스티는 와인에 곁들여 하나씩 집어 먹기 좋았고, 입맛까지 돋았다. 오트렉의 인기 메뉴 중 하나는 파스타인데 왠만한 파스타 전문점 못지 않게 훌륭하다. 오트렉은 직접 면을 뽑아 파스타를 만든다. 면을 가늘게 뽑아서 조리하기 때문에 파스타 소스가 면 사이사이에 충분히 묻어 있어서 파스타 한 입씩 먹을 때마다 훌륭한 감칠맛을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이베리코로 만든 스테이크나 도미 카르파치오 등 다양한 음식이 있다.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41길 43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뮤땅
평일 저녁이었는데도 불구하고, 저녁 6시부터 8시까지 식사할 수 있는 자리는 단 하나 남았다는 안내를 받았다. 한남동에 있는 뮤땅은 와인바를 좋아한다는 이들은 한 번씩 이야기 들었을 정도다. 실내는 주방을 따라 만든 바 테이블과 4인이 앉을 수 있는 테이블 2개가 전부다. 작은 실내를 바운스 좋은 음악으로 채우고, 반팔 티셔츠에 앞치마를 두르고 일하는 셰프의 모습에서 ‘캐주얼하게 즐기기 좋은 와인바’라는 정체성을 읽을 수 있다. 분위기는 캐주얼한데, 음식은 기발하고 정갈하다. 물냉이로 생선 스테이크 소스를 만든다든지 반숙 계란에 양고기와 사워도우를 감싸 튀겨낸 스카치 에그 등 요리에 사용하는 재료나 조리법이 재미있다. 프렌치 요리가 기반인 뮤땅의 메인 메뉴는 앉은뱅이 밀로 만든 따아린면에 단새우, 꽈리고추, 피스타치오를 곁들여 내는 파스타, 드라이 에이징 기법으로 감칠맛을 끌어올린 도미 스테이크(오늘의 생선이라는 메뉴이기 때문에 그날그날 생선의 종류가 달라질 수 있다) 트러플 향을 입힌 뇨끼 등이 있고, 스몰 디쉬의 양도 다른 와인바와 비교했을 때 적지 않아 좋다.  
주소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54길 68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테라스룸
클래식한 미국 영화에 나올 법한 모습을 하고 있는 청담동의 테라스룸은 오픈한 지 한 달이 채 안 됐다. 국내에서 찾기 힘든 유니크한 위스키를 포함한 300 여 가지의 위스키 라인업과 와인, 샴페인, 코냑 등 총 800가지 이상의 다양한 주류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물론 칵테일도 가능하다. 위스키를 전문으로 하는 바 못지 않은 퀄리티의 칵테일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에 와인 한 잔을 하기 전에 입맛을 돋우기 위해 칵테일 한 잔을 하는 것도 좋다. 낮에는 커피나 주류를 즐길 수 있고, 저녁에는 음식도 맛 볼 수 있다. 메뉴의 종류가 다양하진 않지만 새우를 머리부터 꼬리까지 살려서 굽고 허브를 오일과 갈아 소스로 얹어 낸 새우 에튀베 그레몰라타는 전채 요리로 훌륭하고 겉을 바삭하게 구워낸 이베리코 커틀렛과 라구 파스타, 어란 파스타는 메인 요리로 좋다. 테라스룸의 장점은 디제이 부스다. 아침, 점심, 저녁, 새벽 시간에 어울리는 테라스룸 뮤직 큐레이션을 선정해 분위기에 맞춰 노래를 틀어준다. 평소 많이 듣지 못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문득, 해외에 여행을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심지어 저녁 10시 즈음에는 라이브 공연을 하기도 한다.  
주소 서울 강남구 선릉로152길 37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에디터 김은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