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CAR&TECH

당신이 클럽하우스에 들어가기 전에 알아둬야 할 11가지

불타는 하우스에 한 번 몸을 던져보겠다는 사람이라면 참고해서 나쁠 게 없다.

BYESQUIRE2021.02.15
하우스가 불타고 있다. 당신은 이미 이 글을 보기 전에 클럽하우스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오디오를 기반으로 한 소셜미디어 앱이다. 피씨 통신 채팅방을 음성으로 재현했다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쉬울 것이다. 아차. 당신이 엑스세대 이상이 아니라면 피씨 통신이 뭔지 모를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당신이 알거나 모르는 사람들이 수많은 단톡방을 동시에 운영하는 서비스를 한 번 상상해보시라. 생각만 해도 피곤한 사람은 이 글을 스킵하시라. 그래도 불타는 하우스에 한 번 몸을 던져보겠다는 사람이라면 몰라도 괜찮지만 알면 좋을 몇 가지 정보가 여기에 있다.  
 
1. 곤드레만드레
 
음성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다. 당연히 올곧은 정신을 가진 상태에서만 접속하는 편이 좋다. 당신은 술을 마시고 칠 년 전 헤어진 연인에 대해 징징거리는 글을 페이스북에 태그까지 해서 썼다가 다음날 이불을 걷어차며 삭제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클럽하우스에서 한 번 내뱉은 말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 클럽하우스는 원칙적으로 녹음이 금지된 서비스지만 사람들의 기억력은 의외로 오래간다. 명심하라. 음주 클하는 피하라.
 
2. 무시무시한 연좌제 
클럽하우스는 이미 클럽하우스 멤버인 사람들의 추천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친구에게 추천을 구걸할 수도 있다. 당근마켓에서 만 삼천 원에 구매할 수도 있다(이 방법은 친구가 단 한 명도 없는 절대 아싸가 아니라면 절대 권하지 않는다). 클럽하우스 입성에 성공한 당신에게는 트위터나 페북으로 어렴풋이 알던 지인들이 초대장을 보내달라고 종종 요청할 것이다. 다만 당신의 추천으로 가입한 사람이 폭언이나 혐오 발언 혹은 ’대화 녹음'으로 쫓겨나게 되면 당신 역시 함께 쫓겨날 수 있다. 아무에게나 초대장을 날리지 말라.
 
3. 계급사회
클럽하우스 참가자에게는 세 가지 지위가 주어진다. 모더레이터, 스피커, 리스너다. 모더레이터는 방을 개설하고 운영하는 주체다. 그에게는 방에 스윽 들어온 리스너 중에서 골라 스피커로 지정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이 주어진다. 어떤 방이나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지만 자유롭게 말할 수는 없다. 말하고 싶을 때는 ‘손들기’ 기능을 누르면 된다. 그러면 모더레이터가 당신을 스피커로 지정해줄 것이다. 종종 모더레이터는 방을 폭파하는 대신 다른 (대화를 잘 끌어나가는) 스피커를 모더레이터로 지정할 수도 있다. 발언 기회는 당연히 전문가나 해당 영역의 인싸들에게 더 자주 주어진다. 당신이 모더레이터가 자동으로 스피커로 지정해줄 만큼 인싸도 아닌데 대화에 참여는 하고 싶다면 뻔뻔해져야 한다. 과감하게 손을 들어라.
 
4. 거대한 능력에는 거대한 책임을  
방을 만들고 싶은가? PC 통신이나 단톡방이야 방을 만들면 그걸로 할 일은 끝이다. 클럽하우스는 다르다. 방을 열고 모더레이터가 되는 순간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당신은 대화를 주도하는 동시에 리스너'들 중에 말을 하고 싶어서 손을 드는 사람들을 골라서 ‘스피커'로 지정해줘야 한다. 끝없이 방을 새로고침하며 새로운 리스너들의 유입을 확인해야 한다. 스피커로 지정된 사람을 다시 리스너로 강등(?)시켜 적절한 숫자의 스피커 숫자를 조정하는 것도 당신의 일이다. 대화가 끊기면 자연스럽게 다른 사람에게 말을 이어가게 만들거나...아 생각만 해도 귀찮다고? 그럼 충실한 리스너로 일단 시작하라.
 
5. 쉿.
몇 가지 섬세하게 사용해야 할 구체적인 기능들이 클럽하우스에는 있다. 그중 가장 중요한 건 음소거 기능이다. 말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음소거를 하는 것이 좋다. 스피커로 이야기하다가 자칫 음소거를 하지 않고 혼잣말을 한다거나 방귀를 뀐다거나 화장실에 아이폰을 들고 간다거나 하는 일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의 수치는 현실의 수치만큼 막강하다는 걸 기억하라.  
 
6. 니가 왜 거기서 나와?

당신에게는 싫은 사람들의 리스트가 있다. 당신은 그를 트위터에서 블락했거나 페이스북에서 언팔했거나 인스타그램에서 차단했을 것이다. 혹은 블락하지 않고 조용히 떨어져서 지냈을 것이다. 클럽하우스는 다시 말하지만, 음성 기반 서비스다. 흥미로워 보이는 방에 들어갔다가 당신이 오래전에 트위터에서 블락한 사람과 마주치는 일은 종종 발생한다. 며칠 전 페이스북에서 차단한, 당신의 잠옷 사진에 ‘최고예요'를 누른 뒤 새벽 2시에 메시지를 보낸 K저씨와 마주칠 수도 있다. 만약 모더레이터가 당신과 그를 동시에 스피커로 지정한다면 이불을 걷어차고 싶을 정도로 뻘쭘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다. 문자를 기반으로 한 서비스와는 그 충격의 정도가 가히 다르다. 만약 당신이 어떤 방에 들어갔는데 끝없이 방장이 쫓아낸다면 그건 방장이 당신의 옛 애인이거나, 지금은 잊었지만 먼 과거에 키배를 떴던 인물일 수도 있다. 물론 클럽하우스에도 블락 기능이 있다. 당신이 블락한 사람이 참가하는 방은 미리 경고가 뜬다. 잘 활용하면 덜 민망해진다.
 
7. 다소 약한 인사성

어디서나 그렇지만 지나친 예의는 사람들을 귀찮게 만들 수도 있다. 방을 나가야 할 때마다 타이밍을 노리다 “정말 잘 듣고 갑니다"라는 말을 할 필요는 없다. 자상하게도 클럽하우스에는 ‘조용히 방 나가기' 기능이 있다. 그냥 나가라. 누구도 돌아보지 않는다. 누구도 신경 쓰지 않는다.  
 
8. 투 머치 토커이즈 베스트 앤 워스트

‘투 머치 토커'에게 가장 어울리는 앱인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당신이 셀러브리티거나 어떤 분야의 유서 깊은 전문가여서 사람들이 당신의 농지거리 하나도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아니라면 ‘투 머치 토커'는 양날의 검이다. 말하는 재주가 중요한 앱이지만 그만큼이나 듣는 재주도 중요하다. 팬데믹으로 오랫동안 닫혔던 입을 풀고 싶은 욕구는 적절히 조정하자. 타인이 모더레이터를 하는 방에서 진행이 서툴다며 모더레이터 역할을 낚아채는 오지랖도 피하는 것이 좋다. 그럴 땐 당신의 방을 따로 만들라.
 
9. 내 나이가 어때서?

확실히 지금 클럽하우스를 이끌어가는 건 40대 전후다. 밀레니얼, 젠지(GenZ) 세대와 친구가 되고 싶은가? 47살인 당신이 ‘젠지(GenZ) 세대 마케팅 방'을 연다면 아마 당신과 비슷한 나이의 라떼들만 모이는 신비한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10대들의 숫자는 아직 거의 없다. 20대는 그들만의 대화를 하고 싶어 한다. ‘나도 젊은 사람들 대화에 낄 수 있을 만큼 마음은 젊다'는 생각으로 그런 방에 들어가서 목소리 큰 스피커로 활약할 생각은 잠시 접어두자. 가끔은 그냥 듣기만 하는 것이 어른의 일이다. 물론 맨스플레인은 금물이다. 의외로 자신이 맨스플레인을 한다는 사실을 모르고 맨스플레인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다.  
 
10. 아직 돈 벌 궁리는 하지 마라.

클럽하우스에는 아직 명확한 수익 모델이 없다. 당신이 말하기 좋아하고 그걸로 돈도 벌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유튜브나 팟캐스트가 아직은 현명한 선택이다. 다만 나중을 생각해서 팔로워 숫자를 모으는 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여러 IT 관계자들에 따르면 클럽하우스는 광고보다는 아프리카 티비의 별풍선과 비슷한 수익 모델을 다음에 가미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팔로워 모으기에만 급급하면 다 티가 나게 되어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말라.
 
11. 안 해도 그만

안 하면 뒤처지는 것 같아서 무서운가? 당신은 페이스북이 런칭했을 때도, 트위터가 들어왔을 때도, 인스타그램이 시작됐을 때도 이미 똑같은 생각을 했다. 클럽하우스를 하지 않는다고 당신 인생이 뒤처지는 것도 아니고 트렌드에서 탈락하는 것도 아니다. 짧은 글을 쓰고 짤방을 올리는 것과는 달리 누군가의 말을 듣고 대화를 한다는 행위에는 생각보다 엄청난 에너지가 소모된다. 이미 직장에서 하는 대화만으로도 하루가 피곤한 당신에게 클럽하우스는 해도 좋고 안 해도 그만인 수많은 소셜미디어 서비스 중 하나일 뿐이라는 걸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