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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R&TECH

따스한 봄날 드라이브 떠나기 좋은 차 4대

어디로 떠나도 좋을 싱그러운 봄날, 4대의 차와 즐긴 드라이브 데이트.

BYESQUIRE2021.04.30
 
 

봄을 달린다

 

넓고 편안하게

문득 바다가 그리울 때가 있다. 백사장을 거닐며 바라보는 일출은 볼 때마다 뭉클하다. 문제는 서울에서 동해까지 서울양양고속도로를 이용하더라도 200km는 달려야 한다는 것. 먼 거리를 빠르고 편안하게 달리기 좋은 자동차가 필요하다. 실내 공간이 넉넉하고 고속으로 달려도 편안한 차 말이다. 핸들링이 탄탄해 운전 재미까지 있으면 더 좋다. 고심 끝에 포르쉐 파나메라 4S 이그제큐티브의 운전석에 올랐다.
 
파나메라 이그제큐티브는 파나메라 기본형 모델보다 휠베이스가 150mm 더 길다. 타 브랜드와 달리 포르쉐는 롱 휠베이스(LWB)라는 대신 이그제큐티브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고작 150mm?’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차체 길이가 아닌 휠베이스가 150mm 길어졌다는 건 차의 등급이 한 단계 올라갔다는 말과 같다. 준중형 세단과 중형 세단의 휠베이스가 120mm 차이다. 연인, 가족 누구와 함께하더라도 여유로운 드라이브를 즐길 수 있다. 장점은 하나 더 있다. 안정성이다. 앞뒤 바퀴의 간격이 멀면 차체의 상하 운동 폭이 적다. 잔진동이 적으니 오랫동안 차를 타도 덜 피곤하다. 극단적으로 휠베이스가 긴 리무진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고속도로를 지나 양양에 도착했다면 해안도로를 따라 남쪽으로 향한다. 주문진해수욕장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면 그 유명한 ‘헌화로’가 나온다. 굴곡진 해안을 따라 이어진 헌화로는 우리나라의 손꼽히는 드라이브 명소 중 하나다. 손을 뻗으면 닿을 것만 같은 바다를 따라 이리저리 운전대를 돌리다 보면 ‘역시 바다 보러 오길 잘했어’라는 생각이 든다. 오랜 운전으로 피곤해졌을 땐 해안도로를 따라 자리 잡은 카페에서 쉬었다 간다.
 
주소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향호리
 
Porsche Panamera 4S Executive
파워트레인 2894cc V6 가솔린 바이터보, 듀얼 클러치 8단 자동
최고 출력 330마력
최대 토크 45.9kg·m
가속력(0→100km/h) 5.4초
가격(VAT 포함) 1억5140만원
 

 

짜릿하고 빠르게

맥라렌은 모터스포츠에 뿌리를 둔 브랜드다. 봄날의 드라이브보단 서킷이 더 잘 어울린다. 시속 300km로 달리기 위해 만들어진 차를 일반 도로에서 다루려면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다. 차체 높이를 낮추기 위해 맥라렌 엔지니어들은 머리를 쥐어뜯었겠지만, 일반 도로에서 차체가 낮다는 건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뿐이니까. 딱딱한 서스펜션 탓에 나긋나긋한 승차감은 기대하기 어렵다.
 
하지만 맥라렌 GT라면 이야기가 조금 다르다. 우선 그랜드 투어러라는 모델명에 걸맞게 적재 공간을 늘렸다. 미드십 구조는 엔진이 운전석과 뒷바퀴 사이에 위치하는데, 그 위를 트렁크로 활용했다. 미국 항공우주국과 공동 개발해 열과 마모에 강한 ‘슈퍼패브릭’을 이용해 트렁크를 감쌌다. 덕분에 V8 트윈터보 엔진이 620마력을 뿜어내더라도 수납한 짐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GT와의 드라이브를 즐기기 위해 중미산을 거쳐 원주로 이어지는 방향으로 길을 잡았다. 고속도로에선 넘치는 힘을 와인딩에선 쫀쫀한 핸들링을 만끽할 작정이었다. GT의 가속 페달을 힘껏 밟으면 땅을 접어 달리는 듯한 기분이 든다. GT는 제원상 정지 상태에서 200km/h까지 9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더 놀라운 건 변속이다. 울버린의 칼날같이 생긴 패들시프트를 튕길 때마다 순식간에 기어를 바꿔 문다. 변속이 빠르다는 건 무게중심과 엔진 회전수를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는 뜻이다. 고속도로에서 얻은 자신감은 와인딩까지 이어진다. 낮은 무게중심과  5 대 5에 가까운 무게 배분 덕에 좁고 급한 코너도 예리하게 돌아 나간다. 주행 안정 장치의 개입이 적극적이지 않아 짜릿한 묘미를 느낄 수 있다. 브레이크 답력이 무겁고 단단하므로 속도를 낮출 땐 힘을 주어 콱 밟아야만 한다.
 
주소 경기 양평군 서종면 명달리
 
McLaren GT
파워트레인 3994cc V8 가솔린 트윈터보, 듀얼 클러치 7단 자동
최고 출력 620마력
최대 토크 64.2kg·m
가속력(0→100km/h) 3.2초
가격(VAT 포함) 2억9700만원
 

 

우아하고 여유롭게

아직 운전이 능숙하지 않은 운전자를 위한 드라이브 코스를 소개한다. 서울-영종도-송도로 이어지는 길이다. 인천공항고속도로는 물론 영종대교와 인천대교 그리고 송도는 길이 반듯하고 넓어 운전하기 편하다. 출퇴근 시간대만 피한다면 교통량도 적다. 여유가 있다면 을왕리에 들러보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인천대교는 국내에서 가장 긴 다리인 데다가 완만한 곡선 형태로 설계되어 바다와 다리를 감상하며 달리기 좋다.
 
이런 유유자적한 드라이브엔 XC90가 어울린다. 정숙한 승차감과 B&W 오디오가 만나면 그곳이 어디건 훌륭한 콘서트홀이 된다. 운전 시야가 넓기 때문에 전방 도로 상황뿐만 아니라 경치를 감상하기 알맞다. 지난 2월 출시된 XC90 B6는 B5 엔진에 비해 최고 출력이 50마력 더 높다. 비결은 슈퍼차저다. 4기통 터보차저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더한 것으로 모자라 슈퍼차저까지 더했다. 볼보의 슈퍼차저는 구동축에서 동력을 빌려오는 일반적인 슈퍼차저와 달리 배터리로 가동하기 때문에 초반 출력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서울-영종도-송도 드라이브 코스의 유일한 단점은 구간단속구간이 잦다는 점이다. 안전을 위한 조치지만, 제한속도를 신경 쓰며 달리는 게 썩 유쾌할 리 없다. 그때 볼보의 파일럿 어시스트가 빛을 발한다. 차선과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건 물론 앞차와의 간격도 안정적으로 조절한다. 운전대에서 손을 놓지만 않는다면 슬쩍 시선을 바다와 하늘로 돌려도 될 만큼 믿음직스럽다. 송도는 밤에 드라이브 해도 야경이 예쁘다.
 
주소 인천 연수구 송도동
 
Volvo XC90 B6
파워트레인 1969cc I4 가솔린 터보·슈퍼차저 +마일드 하이브리드, 8단 자동
최고 출력 300마력
최대 토크 42.8kg·m
가속력(0→100km/h) 6.7초
가격(VAT 포함) 9290만원
 

 

거칠고 강렬하게

“등산 갈래요?” 만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에게 이렇게 물어봤다가는 점수 깎아먹기 십상이다. 산에 오르면 다리가 아픈 건 둘째치고 멋진 모습만 보여주기 힘들다. 등산 마니아가 아닌 이상 시작하는 단계에서 등산 데이트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다. 그 대신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지프 타고 오프로드 드라이브 가본 적 있어요?”
 
지프 랭글러는 카리스마가 물씬 풍기는 외모를 가졌다. 네모난 차체와 툭 튀어나온 범퍼, 커다란 리페어 타이어가 그렇다. 차체가 높기 때문에 A필러에 달린 손잡이를 붙잡고 시트에 오르는 편이 수월하다. 이때 “여길 먼저 잡고 잡아당기면서 다리를 올리면 타기 쉬워요”라고 안내하면 매너 있는 남자가 될 수 있다. 날씨가 화창하면 지붕을 열고 달려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수동식이라 직접 레버를 젖히고 지붕을 들어 올려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반대로 이야기하면 헬스장에서 쌓아온 매력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다.
 
오프로드에 들어서면 구동 방식을 네바퀴 굴림으로 바꾼다. 길이 생각보다 더 험할 땐 스웨이 바 분리 기능을 활성화한다. 스웨이 바를 분리하면 좌우 바퀴가 독립적으로 움직여 차가 덜 덜컹거린다. 오프로드는 길이 험할수록 가속 페달을 부드럽게 밟는 게 요령이다. 운전대도 부드럽게 잡아야 한다. 돌부리에 바퀴가 걸리면 운전대가 갑자기 돌아가 손목이나 손가락을 다치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양평군 양동면에서 시작하는 오프로드는 약 10km 가까이 이어진다. 오프로드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주파할 수 있다. 대부분 외길이지만 정상 부근까지 오르면 차 10대는 거뜬히 주차할 만큼 넓은 공터가 나온다. 굽이치는 산을 내려다보며 봄바람을 만끽하기 적당하다. 간지러운 음악과 커피 한잔까지 어울린다면 금상첨화. 요즘 유행하는 차박이나 캠핑을 즐기기에도 충분하다.
 
주소 경기 양평군 양동면 계정리
 
Jeep Wrangler Rubicon
파워트레인 1995cc I4 가솔린 터보, 8단 자동
최고 출력 272마력
최대 토크 40.8kg·m
가속력(0→100km/h) N/A
가격(VAT 포함)641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