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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매출 1500억원대 게임회사의 30대 대표가 말하는 '본질'

111%는 ‘대기업’과 ‘중국’으로 양분된 국내 게임업계에서 캐주얼 게임 ‘랜덤 다이스’를 앞세워 연매출 150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도 받지 않은 스타트업으로서는 흔치 않은 일이지만, 30대 CEO 김강안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라고 말한다.

BYESQUIRE2021.05.04
 
 

111%의 본질

 
Q. 찾아오면서도 여기가 회사인가 싶었어요. 들어오는 입구부터 인테리어가 너무 예쁜데요.
나름 복지의 일환입니다.(웃음) 전에 한 직원분이 그러셨거든요. 회사를 너무 사랑하는데, 조금만 더 예뻤으면 좋겠다고요. 그 얘기를 듣고 보니 시장에 내놓는 콘텐츠에만 집중했던 것 같더라고요. 지난해 9월에 이사 오면서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자는 뜻에서 신경을 좀 썼습니다.
 
Q. 인테리어보다 사실 더 다닐 맛 나게 해주는 건 연봉이겠죠. 2021년 기준, 전 직원 연봉을 50% 인상했다고 들었어요.
직원들이 만든 프로젝트로 돈을 벌었으니까, 그걸 그대로 보상해준 거죠. 사실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고 있던 회사였기에 금액적으로 부담은 없었고, 이걸 동기부여 삼아 지속적으로 좋은 인재들이 들어오면 작년보다 더 큰 성과를 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있습니다.
 
Q. 111%는 사실 좀 특이한 이름인데, 어떤 계기로 지은 건가요?
래퍼 빈지노의 노래에 ‘Break’라는 곡이 있어요. 제목 그대로 다 깨부수는 노래인데(웃음), 거기 첫 소절에 ‘지금 전투력 111%’라는 가사가 나오거든요. 너무 멋있더라고요. 일단 거기서 영감을 받았고, 111%라는 표현 자체가 100%를 넘어 좀 더 완성도를 높이자는 의미를 담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은 ‘100%를 넘어서자’는 뜻으로 많이 쓰고 있어요.
 
Q. 독특한 회사 이름만큼 이력도 흥미롭더라고요. 연매출 1500억 게임 회사의 30대 대표라는 수식어가 있는데, 한 번에 이런 타이틀을 얻은 건 아니었겠죠.
그런 수식어는 너무나 감사하지만, 저는 아직도 대표라고 하는 것이 쑥스러워요.(웃음) 사업에 도전했던 건 대학교를 다니던 때부터였어요. 컴퓨터과학과를 다녔는데, 워낙 예전부터 창업에 관심이 많았거든요. 그때부터 지금까지 혼자서 온전히 만든 애플리케이션은 30개 정도고, 그중 사업화를 시도해본 건 10개 정도인 것 같아요. 당연히 성공보다는 실패의 경험이 훨씬 많았죠. 그럼에도 계속 반복했어요. 그 과정을 통해 많은 걸 배우고 느꼈죠. 그 시간들 덕분에 그런 수식어를 얻게 된 것 같아요. 그런데 사실 매년 더 성장하는 게 목표라서, 그 수식어도 계속 조금씩 바뀌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안주하고 싶지 않아요.
 
Q. 스타트업이나 창업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막상 대학생 때 실천에 옮기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어떻게 대학생 때 창업을 결심하게 된 거예요?
어릴 때부터 창작을 하거나 무언가를 파는 걸 좋아했어요. 초등학생 때는 공책에 웹툰을 그려서 반 친구들이 전부 돌려 보곤 했어요. 또 색종이를 잘라 학종이 사이즈로 만들어 팔기도 했고요. 그 당시 그게 사업이라는 생각은 못 했지만, 한 장에 100원씩 트레이드하는 그 과정이 굉장히 재미있었죠. 대학생이 된 후에는 컴퓨터를 쓸 수 있으니, 갖고 있던 아이디어를 어플로 구현해 주변에 공유하곤 했어요. 그게 입소문을 타 이용자가 늘어나는 걸 보면서, 해볼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고요. 부모님 영향도 컸던 것 같습니다. 창업에 뜻이 있다고 말씀드린 후부터 부모님께서 취업보다 창업을 밀어주셨죠. 여러 상황이 시너지를 내 대학생 때부터 용감하게 창업을 시도해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마침 당시 총장님도 창업에 관심이 많으셔서 학교에서 지원을 받은 부분도 있었어요.
 
Q. 올해 서른넷인데 10학번이라고 들었어요. 나이에 비해 학번이 좀 느린 감이 있는데, 그것도 뭔가 창업에 대한 열정과 관계가 있나요?
아, 제가 연세대학교로 편입하면서 학번이 뒤로 밀리게 됐어요. 편입 자체는 창업에 대한 열정과 큰 관련은 없었지만, 편입 이후에는 창업 관련해서 뭔가 일을 벌이긴 했죠. 제가 창업을 정말 하고 싶었는데도, 저 때는 그 어떤 관련 제도가 없었거든요. 그래서 학교 최초로 ‘창업 휴학’이라는 걸 도입하는 데 역할을 했어요.(웃음) 그 제도의 1호 휴학생으로 2년간 휴학하면서 창업을 했고, 그 과정에서 창업지원단과도 친해져 까다로웠던 창업 휴학 조건들을 완화하자는 제안을 했어요. 말씀드렸듯 총장님께서 창업에 관심이 많으셨기에 얘기가 잘 됐고, 지금은 많이 완화된 걸로 알고 있어요.
 
Q. 역사를 쓰셨군요.(웃음) 그래도 당시 주변에는 취업하는 사람들이 많았을 텐데, 불안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전혀요. 우선 창업, 저의 사업을 만드는 건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일이었거든요. 그리고 제 사업이 언젠간 잘될 거라는 자신감이 있었어요. 취업한 사람들이 저보다 조금 더 앞설 수는 있지만, 제 사업이 잘됐을 땐 그 모든 걸 역전할 수 있다는 그런 근거 있는 자신감?(웃음)
 
Q. 그 자신감과 여러 번의 창업을 통해 배운 것이 결합돼 오늘의 111%를 만들어낸 셈이네요.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된 건가요?
몇 차례 망하면서 가장 크게 느낀 건, 뭐든 빠르게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1인 기업의 최고 장점이라면 아주 빠르게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는 거거든요. 두 번째로 한 생각은 즉각적인 고객의 피드백이 매출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것이었고요. 그 당시 어플을 통한 플랫폼산업은 매출이 나올 때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투자도 받아야 하고… 머리 아픈 부분이 많았어요. 그런데 정작 앱스토어 매출 순위 상위권에 있는 건 항상 게임, 아니면 소개팅 앱이더라고요. 개인적으로 게임을 좋아하기도 했고, 소개팅 앱보다는 게임이 사업에는 더 좋을 것 같다는 판단에 게임을 시작하게 됐죠.
 
Q. 혼자서 ‘팔릴 만한’ 게임을 만드는 게 가능한가요?
크게 아트, 코딩, 기획, 세 가지 요소가 필요했는데 어쩌다 보니 제가 그 모든 걸 어느 정도는 다룰 수 있었어요. 원래는 미술 쪽을 준비했기에 아트는 전문적이지는 않더라도 조금 할 수 있었고, 컴퓨터과학과였으니 코딩도 가능했고, 기획은 게임을 원체 좋아했으니까 재미있게 할 수 있었죠. 만약 한 가지만 가능했더라면 1인 창업은 불가능했을 거예요.
 
Q. 사실 말씀하신 매출 상위권에 있는 게임들 대다수가 거대 자본을 등에 업고 화려한 그래픽을 선보이는 경우가 많잖아요. 지금의 111%를 있게 한 게임인 ‘랜덤 다이스’는 그에 비하면 정말 그래픽도 단순하고, 그야말로 ‘캐주얼’해요. 어떻게 구상하게 된 건가요?
제가 가장 집중하는 개념은 ‘본질’이에요.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가 이런 말을 했거든요. 많은 사람이 10년 뒤 세상이 어떻게 바뀔지를 궁금해하는데, 본인은 10년 뒤에도 바뀌지 않을 것에 더 주목하고 싶다고요. 본질에 집중하자는 이야기로 이해했거든요. 그렇게 생각해보면 게임의 본질은 간단하죠. 재미있으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재미보다는 정교한 아트와 화려한 그래픽에 집중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더라고요. 저는 그럴수록 ‘본질’을 찾기 어렵다고 생각했어요. 더하기보다는 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랜덤 다이스’는 그야말로 본질만 남긴 작품 같아요. 전략 게임이라 어려워 보일 수도 있지만 심플한 아트가 남녀노소 쉽게 접근할 수 있게 해주니까요. 그리고 게임 자체가 정말 재미있기도 하고요.
 
Q. 세상이 복잡해질수록 본질에만 집중하기는 더 어려운 부분이 있겠네요. 더하는 것보다 빼는 게 더 어려울 수 있으니까요.
본질의 단적인 예로 소개팅을 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친구가 소개해주기도 하고, 요즘은 각종 소개팅 어플도 너무 잘 나와 있죠. 선사시대를 생각해볼게요. 그 시절에도 부족들끼리 소개팅을 해주지 않았을까요?(웃음) 결국 그렇게 만난 이들이 사랑을 하게 되면 성공이라는 건 같죠. 소개팅의 본질은 서로의 니즈를 맞춰주는 거니까, 그 니즈를 맞추면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고 아니면 내려가겠죠. 제가 집중하는 본질은 그런 거예요. 선사시대에도, 현대에도 바뀌지 않을 가치. 그리고 거기에 집중하는 게 가장 중요하죠.
 
111%의 대표적 게임인 ‘랜덤 다이스’

111%의 대표적 게임인 ‘랜덤 다이스’

Q. 그럼 랜덤 다이스의 본질은 뭘까요?
게임에도 여러 장르가 있는데, 장르별로 키워드 본질을 꼭 잡아보려고 해요. 랜덤 다이스는 내 주사위와 상대의 주사위가 싸우는 대전 게임이기 때문에 승리를 하는 게 목표예요. 그럼 게임의 본질, 재미와 승리를 어떻게 잡아야 좋을까? 역전이 가능한 경기에서 승리를 하는 건 정말 짜릿하죠. 랜덤 다이스의 키워드는 ‘역전’이에요. 남녀노소, 역전극은 흥미를 끌죠. 그런 본질을 찾다 보니 많은 분이 알아주신 것 같아요. 저희는 따로 바이럴 마케팅을 한 적이 없는데 유튜버들이 알아서 관련 콘텐츠를 만들고, 이용자들이 친구랑 같이하고 싶어 입소문을 내기도 하고, 이용자들 사이에 오픈채팅방도 생기고요.
 
Q. 랜덤 다이스를 구상할 때 축구의 기본 룰을 떠올리셨다고 들었어요.
한 기사에서 본 건데, 현대적인 수술 방식 있잖아요. 누군가는 매스를 건네고, 누군가는 마취를 전담하고, 누군가는 산소를 체크하고… 그 수술 방식이 F1 경기를 앞둔 정비사들이 단체로 차량을 확인하는 방식에서 따온 거라고 하더라고요. 누워 있는 환자가 자동차고, 의료진은 정비사가 되는 거죠. 그렇게 업무를 분담하면 신속 정확하게 팀워크가 이뤄져 수술이나 정비를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으로 할 수 있으니까요. 수술과 F1처럼, 완전히 다른 일도 같은 본질을 추구하면 이렇게 적용될 수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신선했어요. 그런 부분에서 랜덤 다이스는 축구와 본질이 같아요. 우리 팀 선수와 상대 팀 선수가 맞붙고, 목표는 승리고요. 축구가 흥미로운 건 아무리 강팀과 약팀이 붙어도 역전이 가능하다는 점이죠. 그런 점에서 축구에서 착안한 부분이 있어요.
 
Q. 그런 점에서 해외에서도 통하는 부분이 있나 봐요.
딱히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해 구상하지는 않았어요. 그냥, 전 세계 누구라도 좋아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거든요. 랜덤 다이스에는 국가적인 특징이 없어요. 그래서 오히려 더 심플해요. 다만 해외 고객들의 반응에도 빠르게 대응하기 위해 준비는 항상 하고 있죠.
 
Q. 요즘 게임계의 키워드는 ‘대기업’과 ‘중국’인 것 같아요. 대기업에서 제작했거나, 중국 게임사가 만든 게임들이 매출 상위권을 달리고 있잖아요. 그 가운데 ‘랜덤 다이스’가 오롯이 캐주얼 게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거고요. 이런 상황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전 오히려 좋아요. 말씀하신 것처럼 대기업 게임이나 중국산 RPG가 대부분 차트에 있는 상황이거든요. 오히려 새로운 변화를 불러오기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비유하자면, 한창 힙합이 유행해서 온갖 방송국에서 힙합 관련 프로그램을 만들 때 혼자 트로트 프로그램을 만들어낸 것 같은?(웃음) 사람들이 대기업과 중국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만 생각하고 있던 와중에, 갑자기 캐주얼 게임이 혜성같이 나타나면 사람들은 오히려 신선함을 느낄 테니까요. 저는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어요.
 
Q. 아까 잠깐 투자 얘기를 하셨는데, 스타트업이 투자를 전혀 받지 않고 순전히 흑자를 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잖아요. 투자를 딱히 받지 않은 이유가 있나요?
제가 가진 생각을 구현해서 사업으로 만드는 게 좋은 건데, 투자를 받으면 투자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생기니까요. 본질에 집중하는 것만으로 바쁜데, 그것까지 하려고 하면 오히려 일을 그르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또 자연스럽게 회사가 흑자를 내며 성장하다 보니 투자가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Q. 스타트업은 사업이 성장하더라도 구인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 같은데, 지금이야 연봉을 50%씩 올려주지만 그 과정이 평탄하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아무것도 없는데 저만 믿고 오라고 할 수는 없죠.(웃음) 초창기에는 지인들 위주였어요. 말씀드렸다시피 대학 시절부터 계속 새로운 어플을 만들어 친구들에게 보여주곤 했거든요. 사업을 하면서도 준비한 걸 보여주곤 했어요. 첫 번째로 입사한 친구는 그렇게 들어왔어요. 제가 만든 게임을 해보고, 정말 재미있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한 거죠. 그러다가 조금 더 성장했을 때부턴 약간 양상이 다른데, 작은 곳에서 도전해보고 싶은 분들이 계시거든요. 너무 큰 기업의 부품이 아니라, 작은 기업에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빛내고 싶어 하시는 분들과 함께 일하게 됐어요. 이후 회사가 성장하면서는 채용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어요. 보상이 명확하다고 업계에서 소문도 났고요.(웃음)
 
Q. 아까 보니까 직원들이 상당히 젊고, 분위기도 자유로운 것 같더라고요. 레게 머리 하신 분도 계시고요.(웃음)
맞아요. 평균연령대가 29~30세 정도인 것 같아요. 다들 젊은 만큼 아이디어가 넘치고, 능동적이고, 창의적이에요. 양날의 검인데, 다들 의견이 있다 보니 의사결정이 늦어지는 경우가 있어요. 조율하면서 피드백이 오가다 보면 그렇게 되죠. 저는 그런 과정에서 제품이 더욱 발전한다고 생각해서 나쁘게만 보진 않습니다.
 
Q. 그럼에도 조직 관리에 어려움을 겪으신 적이 있나요?
아무래도 회사가 성장하다 보면 그런 어려움은 조금씩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초창기에 들어온 직원들은 그 당시의 모습이 좋아서 온 거거든요. 가족같이 지내고, 대표랑 바로 얘기해서 문제 되는 부분은 바꿀 수 있는 그런 부분이요. 하지만 조직이 자라면 의사결정이 그때만큼 빠르게 진행될 수가 없죠. 그러다 보면 처음에 오신 분들은 너무 달라졌다고 생각할 수 있잖아요. 그런 분들과는 어쩔 수 없다는 걸 말씀드리고, 동의하시면 계속 함께 가는 거고 아니면 스스로 떠나시기도 했어요. 성장 과정에서 벌어지는 자연스러운 일이라 생각합니다.
 
Q. 대표가 직원들의 능동성을 강조해서인지, 인터뷰 준비하면서 만난 직원들도 굉장히 열정적이시더라고요. 111%가 그런 에너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은 뭘까요?
저희는 자유를 굉장히 중시해요. ‘팀’이라는 울타리에서는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요. 제약을 걸수록 능동성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최고의 조직 관리라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자유롭게 만들어낸 결과물에 대한 성과를 명확히 보상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연봉을 높여주는 것도 있겠지만, 사실 성과라는 건 돈에만 국한되지 않거든요. 작은 성공을 경험하는 것, 그게 정말 중요한 것 같아요. 내가 최선을 다해 만든 게임을 누군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지하철에서 본다면 정말 희열을 느끼지 않겠어요? 그런 ‘작은 성공’의 경험이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아요.
 
Q. 사실 최근에는 ‘랜덤 다이스’가 가장 유명하지만 그 외에도 지금까지 수많은 게임을 출시했잖아요. 제가 기억하기로는 ‘나의 최애캐’가 거의 돌풍 수준으로 인기를 끌었죠. 친구들에게 추천하면서 입소문을 내기에도 좋은 구조였고요.
예전에 나온 건데, 감사합니다.(웃음) 저는 게임 스타트업은 한 번 이상 빵 터져야 한다고 봅니다. 대기업만큼 광고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뜨지 못하면 직원들도 지칠 테니까요. 세상이 워낙 빨리 돌아가니 고객들도 계속 기다려주지 않고요. 그런 점에서 빠른 일처리가 중요하다고 봐요.
 
Q. 인터넷에서 ‘요즘 게임 특징’이라는 제목의 글이 큰 공감을 얻은 적이 있어요. 고만고만한 RPG 게임들이 나오면, 서로 다른 유명 연예인이 광고에 출연해 “사전예약 완료, 서둘러라”라는 멘트를 던지죠. 정말 하나같이 다 그런 식의 광고더라고요. 게임 마케팅이 정형화됐다는 비판인 셈인데, 어떻게 생각해요?
마케팅은 그 게임의 가치를 느낄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봐요. 연예인을 광고에 썼을 때 그 게임의 가치를 느낄 수 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거든요. 아까 말씀드린 ‘역전’이라는 키워드를 광고 시청자가 느끼려면, 마케팅 자체에서도 역전의 상황을 느끼게끔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111%의 마케팅은 브랜드를 알리거나, 어떤 가치를 전달할지를 고민하는 방향에서 진행하려 합니다. 예를 들면 나이키처럼요. 나이키는 신발의 에어가 빵빵하다거나 편하다는 광고를 절대 하지 않죠. 대신 스포츠 선수를 기리거나, 올림픽 역사를 설명하면서 나이키라는 브랜드를 계속 알립니다. 그 브랜드 가치를 정말 멋있게 보여주는 마케팅인 것 같아서, 그런 쪽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 Zzoo와 0.1% 등 자회사도 여럿 두고 있죠. 각각의 자회사가 준비하는 것이 전부 게임은 아닌 것 같더라고요.
게임뿐만 아니라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웹소설처럼 다양한 콘텐츠 분야로 확산해가려고 해요. 포켓몬스터 같은 콘텐츠는 게임으로도, 만화로도 몇십 년 이상 사랑받고 있잖아요. 저는 결국 살아남는 건 IP(Intellectual Property, 여기서는 특정 게임 프랜차이즈나 캐릭터 시리즈물)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러려면 콘텐츠산업 진출이 반드시 필요하겠죠.
 
Q. 앞으로 111%의 목표는 어떤 걸까요?
게임업계의 디즈니 같은 회사가 되는 겁니다. 콘텐츠도 확장할계획이지만, 111%는 우선적으로 게임 회사거든요. 저는 전 세계 사람들의 스마트폰에 111%의 게임이 전부 하나 이상 깔려 있는 게 목표예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아무도 어려워하지 않지만 그러면서도 게임의 본질인 재미를 잃지 않는 게임을 만들고 싶어요. 누군가에게는 ‘랜덤 다이스’도 어려운 게임이니까, 더 심플하고 접근성 좋은 게임을 만들어야 전 세계인들에게 다가갈 수 있을 테니까요. 또 다양한 자회사를 통해 선보인 IP를 통해 최종적으로는 디즈니를 뛰어넘는 게 목표예요. 본질에 집중해서, 100년 이상 사랑받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Q. 111%를 처음 설립했을 때 가졌던 마음이 지금도 유효한가요?
완전요. 사실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기 때문에, 그 마음은 계속 안고 가야죠. 결국은 저의 본질도 ‘재미’였거든요. 나는 왜 계속 회사를 운영하고 키워나갈까?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있어요. 스스로 좋아서, 그게 첫 번째 이유였고 두 번째로는 점점 해보다 보니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나의 재미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런 마음에서, 전 세계인들이 행복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과 콘텐츠를 만들고 싶어요. 그거야말로 아무리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가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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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김현유
  • PHOTOGRAPHER 정우영
  • HAIR & MAKEUP 이소연
  • ASSISTANT 윤승현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