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TECH

커피 애호가들의 종착지, 가정용 하이엔드 에스프레소 머신

커피 애호가들의 종착지, 가정용 하이엔드 에스프레소 머신의 단단하고도 섬세한 세계.

BYESQUIRE2021.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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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arzocco

커피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라마르조코’라는 브랜드는 한번쯤 들어봤음 직하다. 무려 95년의 역사를 가진 이탈리아의 헤리티지 브랜드이며, 에스프레소 좀 내린다는 카페에서 으레 그 로고를 발견할 수 있는 브랜드니까. 리네아 미니의 레버에 새겨진 백합 문양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출발했다는 정통성을 상징한다. “리네아 미니는 라마르조코의 전설적 모델인 리네아 클래식을 가정 환경에 적합하도록 설계한 제품이에요. 하지만 최상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한 조건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죠. 그래서 실제로 카페에서도 많이 쓰고 있고요.” 라마르조코 코리아 이승우 이사의 설명이다.
 
리네아 미니가 ‘미니’를 추구하면서도 듀얼 보일러 구조를 고집한 것 역시 그런 이유다(듀얼 보일러는 커피 추출용 보일러와 스팀용 보일러를 구분해 물의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구조로, 라마르조코가 최초로 개발해 오늘날에는 에스프레소 머신 스펙의 기준선처럼 회자되고 있다). 최적의 구조를 갖춘 스테인리스스틸 소재의 포터 필터, 물의 온도를 세밀하게 조정할 수 있는 PID(디지털 온도 제어) 시스템까지, 그 외에도 라마르조코의 노하우를 빼곡히 담았다.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이 유구한 역사를 가진 기업이 시대 변화에도 발 빠르게 따라가고 있다는 점이다. 작년에 선보인 전용 애플리케이션은 온도 제어, 프리 인퓨전, 자동 온·오프, 주간 스케줄링 등의 기능으로 리네아 미니를 원격 제어할 수 있게 돕는다.
 
Linea Mini
SIZE 35.5 × 53 × 38 (cm)
WEIGHT 32kg
PRICE 704만원
 

 

Kees van der Westen

매장용 에스프레소 머신과 가정용 머신을 구분 짓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통상 소비전력이 준거가 된다. 매장용 머신은 연속으로 여러 잔을 추출해도 균일한 성능을 내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1구짜리 머신이라도 최대 소비전력이 3000W에 달하는 키스반더웨스턴의 스피드스터 같은 모델은 명백히 매장용이다. “하지만 정말 많은 사람이 가정에서 쓰고 있죠. 디자인이 좋으니까요. 키스반더웨스턴도 그걸 알고 기기에 저전력 모드를 넣었고요.” 두리트레이딩 구자엽 이사의 설명처럼, 가정집에서 이 육중한 머신을 구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스포츠카 엔진을 연상케 하는 매끈한 디자인이다.
 
하지만 외양만 그럴싸했다면 가격을 납득할 사람은 없었을 터. 스피드스터는 성능 역시 스포츠카 엔진처럼 빈틈없이 정밀하다. 보일러부터 추출 밸브까지 일관되게 적용한 스테인리스스틸 소재, 보일러와 헤드 사이의 넓은 넥 구조, ‘프리히팅’ 기술 등으로 온도 안정성을 극한까지 추구했으며 독자 기술인 ‘프로그레시브 프리인퓨전’도 모델의 핵심으로 꼽힌다. 프리인퓨전이란 포터필터 속 커피를 미리 적셔 추출이 용이하도록 하는 공정. 스피드스터의 경우 압력을 높이는 동안 스프링 장력으로 구동하는 실린더가 점진적으로 인퓨전을 하며, 직수압 사용 여부와 그에 따른 지연 시간에 따라 두 단계를 제공한다. 그리고 단계 조절 레버, 레이싱카 기어의 ‘손맛’을 품은 이 레버야말로 스피드스터의 하이라이트라 할 만하다.
 
Speedster
SIZE 50 × 65 × 37 (cm)
WEIGHT 45kg
PRICE 1650만원
 

 

Rocket

로켓은 밀라노 기반의 에스프레소 머신 브랜드. 장인 정신을 기반으로 하는 소규모 업체로, 매장용보다는 가정용 머신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상업용 에스프레소 머신 명가에서 내놓는 ‘특별판’ 성격의 여느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과는 그 출발점이 다르다는 뜻이다. 가정이라는 환경에서의 사용성을 고민한 세심한 디테일이 강점이며, 가격 면에서도 메리트가 있다. 라인업도 세심하다. 세계 최초의 여행용 에스프레소 머신인 포르타 비아부터 성능 면에서 최고의 가정용 머신으로 꼽히곤 하는 R9 원까지 총 7개의 가정용 모델을 갖추고 있으니까.
 
초심자라면 일체형 열교환 시스템과 바이브레이션 펌프를 적용해 군더더기를 쏙 뺀 아파타멘토 모델을, 그보다 한 단계 높여 최종적으로 전문가 수준을 겨냥하는 이라면 R58 모델을 고려해볼 만하다. 듀얼 보일러, PID 제어 모듈, 로터리 펌프, 열교환 프리인퓨전 방식의 그룹헤드까지, 으레 고성능 에스프레소 머신의 준거점으로 회자되는 스펙을 성실히 챙겨 넣었기 때문이다. 사선으로 배치된 듀얼 보일러는 추출과 스팀을 동시에 하면서도 온도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PID 시스템은 외부 컨트롤러를 통해 0.5℃씩 세밀하게 온도를 조절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취향에 따라 디자인 역시 미덕이 될 수 있겠다. 오직 성능에 충실한 듯 간명한 실루엣이 우직해 보이는데, 또 한편 매끈하게 뻗은 스틸 레버와 노즐, 핑크색 아날로그 바로미터가 스팀펑크 스타일의 키치한 분위기도 선사하니까 말이다.
 
R58
SIZE 31 × 44 × 41 (cm)
WEIGHT 18kg
PRICE 396만원
 

 

El Rocio

‘국산’이라는 요건은 분명한 장점이다. 에스프레소 머신처럼 예민한 기기를 다루는 분야에서라면 특히나 더. 애국심 같은 요인은 차치하고서라도, 가격이 저렴하고 보수 관리나 커뮤니케이션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엘로치오 에스프레소 머신의 장점으로 자주 회자되던 것도 주로 이런 점들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출시된 제품은 결이 좀 달라 보인다. 역시나 80% 이상을 국산 제품으로 구성해 수리가 용이하며 철저한 사후 관리를 보장하지만, 가격 면에서 메리트를 찾기보다는 새로운 역사를 쓰려는 것처럼 보인다.
 
라겐은 로터리 펌프를 적용하고 바이패스 방식의 가변압 제어, 애플리케이션 연동이 가능하도록 한 에스프레소 머신이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동안 우측에 달린 다이얼로 압력을 미세하게 조절할 수 있으며 마음에 드는 레시피를 저장해두고 다시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심지어 공유와 수정도 가능하다. “쉽게 말하면 로스터리나 커피 랩에서 그 원두에 딱 맞는다고 생각한 추출 레시피를 사람들에게 공유해줄 수 있는 거죠. 물론 유저들끼리 변용한 레시피를 주고받을 수도 있고요.” 엘로치오 엄태헌 마케팅 담당자의 설명에 따르면 라겐이 그리는 건 에스프레소를 중심으로 한 커뮤니티다. 물론 그만큼 추출 성능에도 만전을 기했다. 스팀 보일러, 온수 보일러는 물론 그룹헤드까지 따로 온도 제어가 가능하도록 한 특유의 구조가 정확한 온도를 구현하며, 0.2초마다 패킷을 전송하는 연동 성능이 정확한 압력을 구현한다.
 
Ragen
SIZE 60 × 42× 36 (cm)
WEIGHT 35kg
PRICE 880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