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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인트 빈센트가 '여자 데이빗 보위'라고 불리는 이유

세인트 빈센트의 새 앨범은 1970년대 무드로 그득하다. 그리고 동시에 센세이셔널하다.

BYESQUIRE2021.06.03
 
 

FEEL THE VIBE!

 
세인트 빈센트가 일약 스타덤에 올랐던 2016년(당시 그녀는 모델 카라 델레바인과 열애 중이었다), 〈에스콰이어〉 UK는 그녀를 생소해할 독자를 위해 몇 가지 수식어를 사용했다. ‘천사 같은 미녀’, ‘괴짜 같은 미국의 행위예술가 겸 가수’, ‘보라색 변기 모양 의상을 입고 무대에 오르는 실험적 스타일의 아티스트’ 그리고 ‘여자 데이비드 보위’.
 
지난 3월 발매된 세인트 빈센트의 새 싱글 ‘Pay Your Way in Pain’ 역시 데이비드 보위의 영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데이비드 보위의 ‘Oh! You Pretty Things’ 스타일로 운을 뗀 노래는 곧 TV 쇼 〈딧 카벳 쇼〉 버전의 ‘Young Americans’로 연결된다. 뮤직비디오에서 선보인 그녀의 새로운 스타일도 마찬가지다. 몽롱한 1970년대 중년 여성의 이미지가 가미된 ‘신 화이트 듀크(데이비드 보위의 페르소나 중 하나)’라고나 할까. 하지만 5월 14일에 출시된 새 앨범 〈Daddy’s Home〉은 1970년대의 소울과 R&B에 좀 더 깊이 천착한다. 2017년에 발매한 히트 앨범 〈Masseduction〉에서 데이비드 보위로 대변되는 글램록 스타일이 빠지고 초기의 스티비 원더나 슬라이 앤드 더 패밀리 스톤, 글래디스 나이트가 들어왔달까. 그녀 자신의 설명에 따르면 ‘일종의 구조 전환’이다.
 
중요한 건 음악 스타일은 이 앨범이 지닌 장점의 일부일 뿐이라는 것이다. 최근 그녀는 한 마스터클래스 강좌에서 “당신에게 필요한 건 귀, 그리고 성찰입니다”라고 말했는데, 그녀에 대해 조금만 더 깊이 알아보면 이 앨범 자체가 성찰로 가득 차 있다는 걸 알게 된다. 〈Daddy’s Home〉은 그녀의 아버지를 통해 스스로를 미국 권력의 붕괴와 연결 짓는다. 세인트 빈센트, 즉 애니 클라크의 아버지는 주가조작을 통한 자금 세탁 혐의로 2010년 텍사스에서 징역 12년형을 받았다. 그와 공범들은 해당 조작으로 1만7000여 명의 투자자에게서 약 3500만 달러를 착복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0년대 뉴욕의 미학과 존 캐서비티즈 감독의 영화에나 나올 법한 스타일 뒤에 이런 걸 숨겨놓는 건 그녀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녀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윌로 페론은 이렇게 말했다. “사회의 부조리함을 고발하며 섹시함을 보여줄 수 있는 여성 뮤지션은 지금껏 존재하지 않았어요.”음악 스타일은 바뀌었을지언정, ‘여자 데이비드 보위’ 그녀가 다시 돌아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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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오성윤
  • WRITER Johnny Davis
  • PHOTO Zackery Michael
  • TRANSLATOR 오태경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