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훈 "제가 살짝 올드 하죠?"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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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훈 "제가 살짝 올드 하죠?"

20년 후의 세훈이 2021년 스물여덟 살이 된 세훈에게 하고 싶은 말이 뭔지를 물었다. 그는 “고맙다”고 답했다. 그 대답 안에 지금의 세훈을 더 깊이 알려주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ESQUIRE BY ESQUIRE 2021.07.19
 
 

Hats of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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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self 

 
아까 잠시 영상 인터뷰 하는 걸 들었어요. 마즙으로 만든 주스를 좋아하나 봐요?
마 주스가 위 건강에 좋다는 얘기를 듣고 예전에 즐겨 먹었어요. 집에서 마즙에 꿀을 넣고 갈아 마시곤 했죠.
옻닭도 좋아한다면서요.
옻닭은 작년 여름에 처음 접했는데, 너무 맛있었거든요. 이제 곧 뜨거운 여름이 오면 몸보신 차원에서 먹으려고요.(웃음)
 
코트, 재킷, 니트, 팬츠, 부츠 모두 디올 맨.

코트, 재킷, 니트, 팬츠, 부츠 모두 디올 맨.

  
코트, 셔츠, 이너 니트, 팬츠, 벨트, 브로치 모두 디올 맨.

코트, 셔츠, 이너 니트, 팬츠, 벨트, 브로치 모두 디올 맨.

새로 골프에 취미를 들였다고도 했으니, 골프 치고 옻닭 먹고 소화도 할 겸 마즙을 마시면….(웃음)
딱이죠.(웃음) 저도 알아요. 살짝 올드하죠?
제가 아는 40대 후반 형들이 딱 그러고 놀거든요.
(웃음) 제 감성이 좀 그래요.
그러고 보니 예전에 을지로 광장시장에서 막걸리를 마시고 좋아했다는 얘기도 들었어요. 골프 치고 옻닭에 마즙 마시고 광장시장에서 막걸리라니…(웃음) 외식은 어디서 해요?
을지병원 사거리에 있는 평양면옥이요.
으하하하! 아니, 이렇게 이국적인 외모 안에 제대로 된 중년 남성의 취향이 숨어 있군요.
아마 모르실 텐데, 그쪽에 또 오래된 삼겹살집이 하나 있어요. 전주식당이라고….
알아요. 저희 회사가 바로 옆이라서요.
전주식당처럼 국밥에 냉동 삼겹살 파는 허름한 곳이 취향이에요.
와 진짜, 세훈 씨 비주얼은 최소 프렌치나 이탈리언인데….
전혀 안 어울리죠?
그게 반전 매력이죠 뭐.
다들 제가 와인 좋아할 거 같다고 하는데, 와인이 잘 안 맞더라고요.
  
 
니트 디올 맨.

니트 디올 맨.

골프에는 어쩌다가 빠졌어요?
솔직히 싫어했거든요. 주변에서 몇 년 전부터 하도 골프 좀 치라고들 하니까 배우긴 했는데, 흥미가 없으니 재미도 없고, 재미가 없으니 공도 잘 안 맞고 하기도 싫더라고요. 그러다가 얼마 전에 꼬마 때부터 친한 친구들이랑 “야, 우리 골프 쳐볼까?”라며 시작했다가 빠졌어요. 한 친구가 “어제 한번 쳐봤는데 공이 좀 맞으니까 재밌더라”라고 말을 꺼낸 게 시작이었죠. 얼떨결에 스크린 골프장에 친구들이랑은 처음으로 가봤는데, 난데없이 공이 잘 맞기 시작하더라고요. 2~3년 전에 레슨 한두 번 받은 게 전부인데, 그동안 봐온 게 있어서인지 공이 맞더라고요. 그때 느꼈어요. 골프는 공이 맞으면 재밌다는 것을. 친구들과 친다는 점도 좋았고요. 마치 어릴 때 게임방에서 하는 것처럼 게임비 내기도 하고 승부욕도 좀 생기면서 점차 빠져들었어요.
역시 스포츠는 친구랑 해야 하나 봐요. 저도 요새 친구들이랑 테니스 배우느라 난리거든요. 하루 종일 ‘내 서브 폼의 가장 큰 문제는 뭘까’라는 생각만 하며 지내요. 길거리에서 보는 사람 없을 때 서브 넣는 폼을 잡아본 적도 있어요.
(웃음) 그러니까요. 저도 시간만 나면 시도 때도 없이 이 짓(섀도 스윙을 하며)을 해요.
팔로 스루까지 완벽하게 하는군요.
그렇죠. 또 자세가 중요하다고 하니까.
필드에는 자주 나가요?
일부러 안 나가고 있어요. 필드에 설 준비가 됐을 때 나가려고요. 지금 나가서 땅볼이나 치고 오면 제 자신을 용납할 수 없을 것 같아요.
필드에서 하는 어프로치와 퍼팅은 또 다른 영역이니까요.
그쵸. 그래서 연습장에 가면 보통 1층에 있는 어프로치랑 퍼팅 연습장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요. 물론 그런 데서 아무리 연습해도 다들 “라운딩 나가면 정말 다르다”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빨리 라운딩 경험을 쌓는 게 중요하다”는 말도 자주 들었고요. 그러나 아직은 아닙니다. 지금 제 상태는 아이언이나 드라이버를 열 번 치면 다섯 번 정도 미스샷이 나는 정도예요. 열 번을 쳐서 열 번 다 정확하게 맞을 때, 필드에 나갈 겁니다. 지금은 일단 연습. 무조건 연습이죠.
정말 즐거운 게 느껴져요. 눈빛이 빛나요. 인생에서 자신에게 딱 맞는 스포츠를 찾는 것만큼 행복한 것도 없죠. 곧 싱글 플레이어가 되길 바랄게요.
지금은 ‘공만 좀 잘 맞아라’라는 마음이지만, 곧 싱글에 도전하겠죠? 저 사실 〈에스콰이어〉에서 골프 얘기 처음 하는 거예요. 그동안 방송에 나가서 이런 얘기 할 일이 좀처럼 없었거든요.  
인터뷰 나가면 연예인 동료 선후배들이 골프 같이 치자고 난리 날 것 같네요. 잘 치시는 분들이 엄청 많잖아요.
그쵸. 너무 많죠.
 
니트, 이너 니트, 팬츠 모두 디올 맨.

니트, 이너 니트, 팬츠 모두 디올 맨.

그러나 알고 보면 이 인터뷰는 뮤지션 인터뷰죠.(웃음) 저희 이번 호에 공연 음악, 극장 영화, 해외여행, 식음료 산업 등 포스트 팬데믹 시대에 폭발할 것 같은 산업에 대해 그 양상을 예측해보는 기사가 있어요. ‘음악 공연’에 관한 파트를 제가 맡아 취재를 좀 해봤는데, 엑소의 이름이 계속 나오더군요. 접근성을 고려할 때 아이돌이 가장 선호하는 대형 공연장은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이죠. 엑소는 여기서 6회 공연한 유일한 가수라는 기록도 가지고 있지만, 데뷔 이후 거의 매년 공연을 했고, 그 일수를 전부 합해보니 약 한 달에 가깝게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살았더라고요. 정말 익숙하고, 그리운 고향 같겠어요.
음…좀 관점이 다를 수 있어요. 오랜 시간 그 공연장에서 공연을 해왔으니 공연장 자체에 익숙하다고 생각하는 게 당연해요. 그런데 사실 익숙한 건 주차장과 대기실 뿐이에요. 모든 무대가 그전 공연과는 전혀 다르거든요. 예를 들어 어떤 때는 육각형일 때도 있고, 또 어떤 때는 삼각형일 수도 있어요. 게다가 멤버도 많잖아요. 그 멤버들이 전부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설 수 있도록 균형을 맞춰 동선을 짜다 보니, 동선 외우는 것만 해도 엄청나게 긴장되는 일인 거죠. 모든 공연이 긴장되는 건 물론이고 같은 공연이라도 한 회가 끝날 때마다 긴장이 더해지는 경우도 있어요. 첫날과 둘째 날의 동선, 안무의 디테일 등이 바뀌기도 하거든요. ‘내가 혹시 전날과 동선을 헷갈리면 어떻게 하지? 이 안무가 새로 바뀐 게 맞나?’ 이런 생각을 하다 보니 어떤 공연도 전혀 익숙하지 않죠. 익숙함이라는 단어에 편안함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면요. 그리운 건 맞아요. 너무 그립죠. 여럿이서 다 같이 소리 지르며 관객의 환호를 유도할 때의 그 기분이 생각나요.
같은 안무로 같은 공간에서 공연을 펼쳐도 매일 다른 방식으로 긴장하게 되는 거였군요. 그 수고를 모르고 질문을 던져서 미안해지네요.
아녜요. 어떻게 보면 모르는 게 당연하니까요.(웃음)
최근에 나온 〈Don’t Fight the Feeling〉 앨범 얘기도 좀 해야 할 것 같아요. 역시나 ‘기록의 엑소’라는 증명을 또 했습니다. 100만 장이 넘게 팔렸어요.
사실 기분이 무척 좋아요 오랜만에 컴백한 거였고, 여러 사정으로 다양하게 활동을 못 했는데, ‘팬들은 그래도 우릴 사랑해주는구나’라고 느꼈어요. 멤버들끼리도 그 기록을 보며 “야, 진짜 이건 팬심이다”라며 감동 했거든요. 이번 앨범에 대한 반응은 정말 팬들의 마음이라고밖엔 표현을 못 하겠네요.
 
 
*세훈 화보와 인터뷰 풀버전은 에스콰이어 8월호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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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FASHION EDITOR 고동휘
    FEATURES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김신애
    STYLIST 김세준
    HAIR 박내주
    MAKEUP 현윤수
    ASSISTANT 이하민/윤승현
    DIGITAL DESIGNER 이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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