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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모르는 올림픽 스타(2) - "슈퍼 주니어 여서정"

이번 도쿄 올림픽에는 큰 별이 탄생하지 못할 거라고 말한다. 이 6명의 숨겨진 스타들을 잘 몰라서 하는 말이다.

BYESQUIRE2021.07.27
 
 

Hidden stars 

 

슈퍼 주니어

Yeo Seojeong

기계체조 여서정
바야흐로 ‘주니어’들의 시대다. 메이저리그를 흔드는 블게주(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페타주(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는 물론이고, 이정후(이종범의 아들), 허웅·허훈(허재의 아들) 등이 아버지 못지않은 존재감을 드러내며 빛을 발하고 있다. 2020 도쿄 올림픽 또 한 명의 ‘주니어’가 한국 올림픽 역사를 바꾸려 한다. 한국 올림픽 사상 체조 첫 메달리스트 여홍철 경희대 교수의 딸, 여서정(19·수원시청)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부전여전이 아니라 ‘부모전여전’이다. 어머니 김채은 씨도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체조 여자 단체전 동메달리스트다. 체조 메달리스트 부부는 두 딸의 기초체력과 평형감각을 위해 걸음마 때부터 베란다에 평균대를 낮게 깔았다. 둘째 딸 여서정은 인형에 옷을 입히는 대신 평균대를 오르내리며 놀았다. 따로 가르쳐주지 않아도 DNA는 사라지지 않았다. 아버지 여 교수와 함께 TV 예능 프로그램 〈출발 드림팀〉에 나왔다. 예정에 없이 카메라 앞에서 높이뛰기를 했는데, 여 교수가 보기에도 놀랄 정도로 안정적인 착지를 했다. 곧바로 본격적인 체조선수의 길로 향했다. 체조 인구가 적은 탓도 있지만 여서정은 체조 시작 3년 만인 열두 살 때부터 소년체전을 휩쓸었다. 2017년에도 4관왕에 올랐고, 16세가 돼 시니어 자격을 갖추자마자 국가대표 1차 선발전에서 개인종합 1위에 올랐다. 주종목은 아버지의 주종목과 같은 도마(뜀틀, vault)다.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1,2차 시기 평균 14.387을 받아 금메달을 땄다. 1986년 서울 대회 때 서연희(이단평행봉), 서선앵(평균대) 이후 32년 만에 나온 여자 체조 아시안게임 금메달이었다.
 
탁월한 도약력이 장점이다. 체조를 담당하는 송주호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박사에 따르면 도움닫기의 스피드를 이용해 점프한 뒤 도마를 손으로 짚어서 몸을 높이 띄워 올리는 감각이 놀라울 정도다. 운동에너지의 방향을 바꿔 위치에너지로 전환시키는 그 감각은 정말 ‘타고났다’. 잘 알려져 있듯 ‘여서정’이라는 이름의 기술이 국제체조연맹(FIG)에 등재됐다. 공중에서 2바퀴 비틀어 내리는 동작이다. 스타트 점수 6.2점의 고난도 기술로 도쿄 올림픽 메달 획득을 위한 비장의 무기다. 도쿄 올림픽 금메달은 아버지의 한(恨)이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금메달이 유력했지만 착지 실수로 은메달을 땄다. 2018 아시안게임 때 믹스드존에서 여서정은 “아시안게임에서도 금메달 땄으니까 올림픽에서도 따서 꼭 목에 걸어드리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가장 큰 벽은 리우 올림픽 4관왕 시몬 바일스(미국)다. 바일스는 지난 5월 여자 선수 최초로 ‘유르첸코 더블 파이크’라는 기술에 성공했다. 손 짚고 반 바퀴 비틀어 점프한 뒤 뜀틀 위로 날아올라 허리를 굽히고 다리를 편 채 두 바퀴 돌아 착지하는 엄청난 기술이다. 유르첸코 더블 파이크의 스타트 점수는 6.6점. 완벽하게 성공한다는 보장은 없다. 꼭 금메달만 한풀이는 아니다. 여자 체조 사상 첫 올림픽 메달도 한국 스포츠의 새로운 역사다. - 이용균(경향신문 스포츠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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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EDITOR 박세회
  • PHOTO 대한사격연맹/ 대한양궁협회/ 대한산악연맹/ 올댓스포츠/ 연합뉴스
  • DIGITAL DESIGNER 김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