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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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인테리어 디자인뿐만 아니라 모든 기능적 디자인은 유기적인 관계를 갖는다. 한 면의 디자인이 결정되어 완성됐을 때, 한 면과 마주하는 좌측과 우측의 심미적인 기능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모든 디자인의 결과가 도출되어야만 한다. 극단적으로 쉽게 말하자면 10을 만들기 위해서 설계한 '1'부터 '8'까지의 모든 결정을 '9' 때문에 처음부터 다시 수정하고 반복하는 식이다. 여기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심각한 딜레마에 빠진다. 직업적 업무로서 당연하게 디자인을 했는데, 현장에 변수가 생기는 등의 특이 상황에 마주하니 모든 디자인이 흐트러지고 무너져 방향성을 타협해야만 한다. 자의가 아닌 외부적 요인으로 나의 방향성과 결과물이 도출되고 평가 받아 결정되는 직업, 외부적 요인에서 탈피하려면 스스로 아주 높은 방향을 향해 엉금엉금 기어 올라야 하는 직업, 트렌드를 만들기보단 트렌드를 예의주시 하면서 늘 경계선에 엉거주춤 서있는 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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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이언트와의 미팅에는 예산, 트렌드, 주거적 특성 혹은 상업적 특성 등을 함포하여 사용자의 경험을 고려하여 계약이 이루어지고, 그 계약을 성공적인 프로젝트로 마감하기 위해 예산 분배, 발주, 현장 관리, 변수의 대응, 인력 관리, 클라이언트의 응대 등 극한의 실질적인 책무를 프로젝트 기간 내에 모두 경험하게 된다. 하나의 디자인 결과물로 판단되는 모든 부류의 디자이너가 공감하겠지만 단언컨대 인테리어 디자이너는 감정의 상실, '딜레마' 없이는 존재 할 수 없는 직업이다.
누구나 아침에 눈을 뜨고 밤에 눈을 감기 전까지 수많은 공간에서 시간을 지내며 한번쯤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당신의 두 발이 딛고 있는 바닥, 등을 기대고 손을 짚을 수 있는 벽면, 전기로 조도를 밝혀주는 멀끔한 천장을 사용하면서 언젠가 공간의 사용자들에 대한 책임을 가지고 그 공간을 만들며 딜레마에 빠져 허우적대던 과거 디자이너들의 깊은 고민들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