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슈부부 커피스탠드(좌), 퀜치 커피(우)
퀜치 커피






퀜치 커피의 에스프레소 로마노는 기본기에 가장 충실하다. 약간 산미가 있는 에스프레소에 레몬은 과육 대신 껍질만 넣는다. 이렇게 커피와 레몬이 만나면 쌉싸름함은 날아가고, 레몬 특유의 향긋함만이 커피 안을 맴돈다. 에스프레소 로마노는 히든 메뉴이기 때문에 늘 있는 것은 아니다. 가끔 레몬 대신 라임으로 대체해 줄 때도 있는데, 그 나름대로 또 다른 신맛을 느낄 수 있어서 즐겁다.
무슈부부 커피스탠드






두 번째 잔으로는 '레몬 로마노'를 추천한다. 앞선 퀜치 커피의 정석적인 에스프레소 로마노와 달리 무슈부부의 개성이 드러나는 커피를 마실 수 있다. 레몬은 껍질만 사용한 것이 아닌, 과육까지 두껍게 잘라낸 것을 사용하고, 에스프레소 아래에는 설탕을 진하게 깔아 놨다. 마시는 법도 독특한데, 에스프레소 한 잔을 먼저 마시고, 아래에 깔린 설탕을 레몬에 얹어 마시는 식이다. 에스프레소와 레몬을 따로 먹는 것과는 전혀 다른 맛이 느껴지는 방법이다. 에스프레소에는 레몬의 과육이 섞여있고, 뒤에 먹는 레몬은 꿀처럼 녹은 설탕이 올라가 신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mk2






mk2의 에스프레소 로마노에선 카페 공간처럼 튀지 않고 밸런스가 잡힌 맛을 느낄 수 있다. 산미나 쓴맛이 도드라지지 않고, 완만한 에스프레소에 원형으로 자른 레몬을 올려준다. 레몬의 과육을 함께 넣기 때문에 신맛이 주로 느껴지지만, 불쾌한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기분 좋은 경쾌함에 가까운 맛이라, 피곤할 때 한잔 털어 넣고 나면 정신이 바짝 든다. 이외에 레몬을 넣은 이탈리안식 셔벗인 레몬 그라니타도 있다. 아삭아삭한 얼음의 식감과 레몬의 조합이 잘 어울리기 때문에, 커피가 아닌 음료를 마실 때 추천한다.
개혁 커피






커피 위에 말린 레몬을 올리는 것도 인상적이다. 레몬청을 넣었기 때문에 커피에 생 레몬을 넣게 되면 신맛이 너무 도드라질 수 있다. 말린 레몬 덕분에 독특한 식감도 느껴진다. 음료가 나왔을 때 바로 레몬부터 먹으면 살짝 바삭한 식감을, 시간을 두고 먹으면 껌이나 젤리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에디터 윤승현
사진 윤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