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신촌에 오픈한 따끈따끈한 신상 소바 식당이 있다. 대게 내장을 아낌없이 듬뿍 넣고 비벼 먹는 비빔 소바 ‘카니쿠마제소바’를 선보인 소바연구소가 바로 그 주인공! 소바연구소는 특허받은 제면 기술로 화학첨가물과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고 탄력 없는 메밀면을 쫄깃하게 만드는 데 성공한 100% 메밀 자가제면 식당이다. ‘당일 제면 당일 소바’ 원칙으로 하루 판매량 만큼만 만들고 재료가 소진되면 주문이 중단되는 만큼 늦은 저녁에 방문하면 슬픈 솔드아웃 스티커의 행진을 보게 될 수도 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카니쿠마제소바는 대게 내장의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풍미와 쪽파의 아삭한 식감이 면의 찰기와 잘 어우러진다. 반 정도 먹었을 때 소바연구소에서 직접 담군 고추 장아찌를 넣어 먹으면 육수의 맛을 끝까지 깨지 않고 즐길 수 있다. 면의 흔적이 감쪽같이 사라졌을 땐 남은 소스에 무료로 제공되는 참기름 밥을 넣고 쓱 비벼 먹을 것. 마지막 한 입까지 진짜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직접 끓인 쯔유를 넣은 냉소바와부카케 소바를 주문할 땐 냉수육이 포함된 세트 메뉴로 시킬 것. 단품으로 시키면 옆 테이블에서 먹는 냉수육 퍼레이드를 힐끗 힐끗 보며 후회할지도 모른다. 가게 오픈은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한 시간은 브레이크 타임이고 마지막 주문은 저녁 8시다.
‘만들고 싶은 면 요리가 생각나면그때 가게를 엽니다.’ 일반적인 식당과는 전혀 다른 행보를 보여주는 면 맛집 ‘고미태’. 이곳은 독특한 운영 방침과 크리에이티브한 메뉴 개발로 최근 〈최자로드〉 시즌5의 1회에 소개된 바 있다. 고미태는 계절마다 제철 재료를 사용한 라멘과 소바 요리를 선보이는 곳으로, 특별히 온고잉되는 메뉴는 없다. 그래서 한 번 매력에 빠지면 가게가 문을 열 때까지 애간장이 녹는다. 올해 여름 한정 메뉴로 출시되어 이목을 끌었던 닭콩국수는 궁중요리 계삼채에서 모티브를 얻어 개발한 것으로, 면 반죽에 미숫가루를 첨가하고 삼계탕 육수와 콩국물을 섞어 고소한 풍미를 극대화했다. 면 위에는 독특하게 참외가 고명으로 올라갔었다. 현재는 아쉽게도 방문이 어렵다. ‘가을과 겨울에 선보일 메뉴가 정해지지 않아서 가게 문을 닫고 고민 중’이라는 대표의 인스타그램 포스팅이 그 증거. 공식 계정 @gomiitae 에서 컴백 소식을 가장 빠르게 접할 수 있으니 알림 버튼을 눌러둘 것.
마포 용강동에 위치한 우동집 ‘이요이요’는 이제껏 보지 못한 색다른 우동을 보여주는 곳! 중국 당면을 푹담가 놓은 듯 반투명한 납작한 면이 둥둥 떠 있는 ‘납작 우동’이 이곳의 시그너처로, 얇게 슬라이스 된 면에 윤기가 촤르르 흐른다. 흐느적거리는 면 하나를 젓가락으로 툭 집어 냉모밀처럼쯔유소스에 콕콕 찍어 먹는 방식인데, 면이 살얼음 아래 깔려 나와 마지막 한 입까지 시원하게 즐길 수 있다. 탱글탱글하면서 부드럽고 씹는 맛도 재밌다. 태어나서 처음 먹어보는 듯한 묘한 식감이 이색적! 주문 마감 시간은 오후 2시, 저녁 8시이며 일요일과 월요일은 휴무이니 방문에 참고할 것.
오랫동안 신사동 가로수길의 ‘작은 시부야’로 자리를 잡아온 ‘모국정서’는 일본인 부부가 운영하는 이자카야로, 일본 본토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정갈한 메뉴로 가득 차 있다. 안주가 훌륭해 사케와 와인이 술술 들어가는 이곳의 치트키는 다름 아닌 마소면! 마를 소면보다 더 얇게 썬 메뉴로, 까끌까끌한 마의 식감이 혀에서 생크림처럼 스르륵 녹는다. 마를 자를 때 나오는 끈적끈적한 물질을 뮤신이라고 하는데, 뮤신이 위장을 보호하고 재생시켜주는 효능이 있어 애피타이저 메뉴로 인기가 많다. 가게는 저녁 6시부터 오픈한다.
_프리랜서 에디터 박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