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초의 상용 싱글몰트위스키를 마셔봤다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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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최초의 상용 싱글몰트위스키를 마셔봤다

첫 싱글몰트 위스키 ‘기원’을 마셨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1.09.25
 
 

The First

한국 최초의 상용 싱글몰트위스키 기원 8만8000원.

한국 최초의 상용 싱글몰트위스키 기원 8만8000원.

아마 나는 지금 한국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들어갈지도 모른다. 위스키 '기원'의 시작은 지난 2020년 6월 15일이다. 이날 첫 스피릿을 생산하기 시작해 그해 7월 7일 숙성을 위해 오크통에 담겼고, 약 1년 2개월 후인 2021년 9월 3일에 병입되어 닷새 후인 9일 오전 9시에 첫 판매를 시작했다. 6월 15일인 첫 스피릿의 생산일자를 기념해 200mL들이로 총 1506병이 생산됐고, 이 중 900병은 미국·일본·싱가포르·대만·홍콩 등 해외에, 600병은 국내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전체 600병 중 9일 1차 판매분은 고작 200병. 전날 밤 10시부터 증류소 앞에 줄이 늘어섰고 작은 용량 병이 8만8000원이라는 기념비적인 가격에도 불구하고 순식간에 솔드아웃 됐다. ‘국내 최초의 시판 싱글몰트 위스키’라는 점을 돌이켜본다면 당연한 결과다.
 
위스키 진열장에 한 병 쟁여두고 대대손손“판매 당시 한국에 600병밖에 없었던 역사적인 국내 첫 생산 싱글몰트 위스키”라며 자랑하기 딱 좋은 아이템이었니까. ‘최초’인 만큼 투자 가치가 있는 건 물론이다. 당연하지 않은 건 이 술을 내가 마셨다는 사실이다. 이 위스키를 사는 데 성공한 200명의 운 좋은 사람들 중에 과연 몇 명이나 용감하게 이 술의 마개를 땄을까? 쓰리소사이어티스 증류소의 관계자를 빼면 10명이 넘지 않을 것이라는 데 나의 남은 기원을 모두 건다. 그러니 내가 지금 맡고 있는 기원의 부드러운 벌꿀 향은 특별하고 또 특별하다. 벌꿀 향을 뒤로하고 슬며시 고개를 내미는 감귤과 레몬 제스트의, 그리고 살구 혹은 자두의 상큼함도 특별하다. 물을 한 방울 떨어뜨려 잠자는 향을 깨우니 기다렸다는 듯 고개를 치켜드는 다종의 매콤한 향취들도 특별하다. 스코틀랜드에선 위스키의 숙성 최저 연한이 3년이지만, 한국에는 숙성의 기준이 없으니 위스키가 맞고, 몰트(맥아)를 원료로 하나의 증류소(쓰리소사이어티스)에서 생산했으므로 싱글몰트 위스키가 분명하고, 생산된 위스키를 희석하지 않고 담았으니 세부 분류상 캐스크 스트렝스다. 알코올 함량은 자그마치 56.2%.
 
혹시 마실 기회가 된다면 주량을 조절하시길 바란다. 희소식이 있다면 아직 400병이 남았다는 것. 와인앤모어, 포켓시유, 데일리샷 등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증류소 판매가격은 8만8000원이었으나 소매점 가격은 10만원을 넘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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