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화의 전당 부산국제영화제의 꽃은 해운대구에 위치한 영화의 전당에 있다. 개막식이 열리는 공간이며, 개막작은 임상수 감독의 〈행복의 나라로〉다. 작년부터 기대작으로 관심을 끌었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인해 이제 공개되는 작품이다. 이외에 레오 카락스, 홍상수, 션 베이커, 아피찻퐁 위라세타쿤 등의 굵직한 감독의 작품들도 만날 수 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10월 6일부터 15일까지 열흘간 진행될 예정이다.
2) 부산 시립미술관 이우환 공간 부산 시립미술관에서 이우환 작가만을 위해 만든 별도의 전시 공간이다. 이우환 본인이 직접 입지 선정부터 건축 기본설계와 디자인까지 한 공간이다. 이우환의 대표작들을 나열하는 보통의 전시관과 달리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품으로, 공간과 작품 어디에 치우치지 않고 둘을 함께 관람할 수 있다. 방문을 위해서 사전예약이 필요하다.
3) 조현화랑 진 마이어슨은 컴퓨터 그래픽과 기계적인 방식을 통해 왜곡된 도시 풍경을 보여주는 작가다. 조현화랑에서 열리는 'RETURN'은 2019년부터 준비한 전시로, 영상 작품에서 설치, 회화, 증강 현실 체험 등의 방식으로 리턴 프로젝트를 구현했다. 작가는 관객에게 AR 전시를 꼭 경험하길 바란다고 하니, 증강 현실을 느껴보고 오자. 전시는 10월 24일까지 계속된다.
4) 기와집 대구탕 해운대의 달맞이길은 대구탕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대구탕은 기와집 대구탕과 속 시원한 대구탕 집 둘이 쌍벽을 이룬다. 속 시원한 대구탕은 분점이 여럿 있어, 조현화랑을 방문했다면, 분점이 적은 기와집 대구탕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은 선택 아닐까.
기와집 대구탕은 이름답게 대구탕 단일 메뉴만 취급한다. 식당에 들어서면 벽에 온통 문화 인사들의 싸인이 있어 맛집의 느낌이 물씬 난다. 회전율이 좋은 식당인지라 자리에 앉으면 인원수에 맞게 바로 대구탕을 준비해 준다. 해운대의 대구탕은 다른 지역보다 싱싱한 생 대구를 사용한다. 그릇에 고기와 무를 큼직하게 넣어주니, 담백한 대구살과 시원한 국물의 대구탕의 맛을 제대로 즐길 수 있다. 식사를 절반쯤 마친 뒤에 가게에서 직접 만든 양념장을 넣어먹는 것도 좋다. 부산 지역의 양념답게 맵고 짜기 때문에 조심해서 먹어야 한다.
5) 블랙업 커피 해운대점 블랙업 커피는 부산은 물론 울산, 제주에도 분점을 낸 카페다. 올해로 15년을 맞은 곳으로 에스프레소, 브루잉 커피는 이미 맛집으로 유명하다. 15년 베테랑 카페인만큼 다른 메뉴들도 훌륭하지만, 해운대점에는 특별한 메뉴 ‘해, 수염 커피’가 있다. ‘Sea Salt Coffee’메뉴를 귀엽게 풀어낸 것인데, 더치 커피 위에 바다 소금과 크림을 올려낸 것이다. 달달한 크림과 짭조름한 소금, 적당히 쓴 커피 셋의 조합이 훌륭하다. 재료 수급이 한정적이라 하루에 판매할 수 있는 수량이 정해져 있어, 궁금하다면 이른 시간 방문해 볼 것을 권한다.
1) 국제갤러리 부산 국제갤러리 부산에서는 박찬욱 감독의 첫 개인전 '너의 표정(Your Faces)'이 열린다. 이번 전시는 ‘영화 감독’ 박찬욱의 작품이 아닌, ‘사진가’ 박찬욱의 작품이다. 회화로서 작동하는 이미지들이 아닌, 새로운 시선, 한눈에 알아보기 힘든 묘사 등에 초점을 맞췄다. 작품을 보며 각자 다른 해석을 할 수 있는 작품들로, 작가의 영화와 다른 면모를 살펴보자. 전시는 10월 1일부터 12월 19일까지 계속된다.
2) 복순도가 F1963 복순도가 막걸리는 지금 가장 트렌디한 막걸리로 꼽힌다. 그 복순도가에서 만든 레스토랑이 ‘복순도가 F1963’이다. 막걸리를 통해 얻은 발효의 노하우들을 발효 청, 김치, 장에 활용했기 때문에 제대로 된 모던한식을 즐길 수 있다. 막걸리로도 훌륭한데, 거기에 맞춘 페어링 메뉴를 즐길 수 있으니 맛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주말 막걸리 만들기 클래스도 신청할 수 있으니 확인해 보자.
1) 부산 현대미술관 부산 현대미술관의 '신실한 실패 : 재현이 불가능한 재현'은 상품이 아닌 자본을 판매하는 현실에 대해 이야기한다. 주식과 채권, 선물, 옵션 등의 매매라는 추상적인 대상을 시각적으로 재현했다. ‘추상의 리얼리즘’으로, 현실의 이미지로서 자본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전시는 내년 2월 6일까지 계속된다. 부산 현대미술관에는 현재 또 다른 전시가 동시에 진행 중인데, 바로 'MoCA Collection #1'다. 이 전시는 팬데믹 상황에서의 인간 군상을 뉴미디어라는 매체로 풀어냈다. 회화와 사진, 조각 등의 전통 매체가 아닌 영상과 상호작용 등의 매체가 대다수이기 때문에 다른 전시보다 새롭고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역시 내년 2월 6일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2) 을숙도생태공원 부산 현대미술관이 을숙도 안에 있다 보니 부산 현대미술관을 간 김에 천연기념물 제 179호 을숙도생태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좋은 여행 코스가 된다. 을숙도 안에는 50여 종, 10만여 마리의 철새가 있을 정도로 새들에겐 낙원과도 같은 곳이다. 을숙도생태공원 내 자연환경해설사의 설명과 함께 관람도 가능하니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체크해 보는 것이 좋다.
3) 영진 돼지국밥 본점 부산 여행에서 돼지국밥은 꼭 먹어야 하는 음식이지만, 제대로 된 돼지국밥을 먹고 오는 건 쉽지 않다. 맛집들은 대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고, 그렇다고 아무 곳이나 들어가기엔 성에 차지 않는다. 영진 돼지국밥 본점은 조금 애매한 위치에 있어 웨이팅이 적은 편이다. 보통의 부산 여행 코스와는 거리가 있는 곳인데, 부산 현대미술관에선 차로 8분 거리라 함께 가기 좋다. 돼지국밥 맛집답게 진한 돼지 육수를 물씬 느낄 수 있다. 김치가 독특한데, 다른 곳과 달리 볶은 김치를 함께 대접한다. 수육 백반에 두부와 와사비가 나오는데, 볶은 김치와 두부, 항정살 수육을 함께 싸먹으면 달면서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수육이 느끼하다면 와사비를 살짝 추가해 먹어보자.
에디터 윤승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