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림길에 서다

2019년 기준,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순위이다. 전 세계 배출량의 약 3분의 1이 ‘세계의 공장’ 중국에서 나온다. 이는 미국, 일본, 우리나라의 배출량을 더한 것보다 많다. 화석연료가 주범으로 꼽히는 만큼 탄소중립을 위해선 중국의 노력이 절실하다.
IPCC 6차 보고서의 제1 실무그룹 보고서(WG1)는 온실가스 배출 시나리오를 5단계로 구분했다. 최저 배출 시나리오는 ‘SSP1-1.9’라고 부르는데, 2020년부터 온실가스 배출량을 크게 줄이기 시작해 2030년에 2010년 대비 약 45% 줄이는 것을 가정한다. 이렇게 되면 2050년에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다. 이후엔 ‘마이너스 배출’로 돌아서게 되어 2030년 피크를 찍었던 지표면 온도가 조금씩 내려간다. 단, SSP1-1.9 그래프는 특정 선진국이 아니라 전 세계가 탄소중립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걸 전제로 한다. 성장 중심의 경제사회 구조에서 벗어나 국가 간 격차를 줄이는 데에 총력을 기울이는 ‘공정 사회’로 전환해야 실현 가능하다.
반대로 고배출 시나리오도 있다. ‘SSP3-7.0’이다. 간단히 말하면, 탄소중립을 위한 정책이 거의 없는 미래 상황을 가리킨다. 최악의 시나리오상에선 에너지 패권을 두고 국가 간 갈등이 심화되고,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에너지 불평등은 지속된다. 선진국 인구는 감소하지만 개발도상국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많은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는 화석연료의 비율이 더욱 높아진다. 이렇게 됐을 때 2050년 무렵 평균온도는 2℃가 오르며 2100년쯤엔 3℃를 돌파한다. 이번에 공개된 IPCC 6차 보고서 제1 실무그룹 보고서는 3℃가 올랐을 때 1.5℃와 비교해 기후 시스템의 모든 측면에서 더 큰 기후변화를 겪게 되고, 많은 요소에서 돌이킬 수 없는 변화를 겪게 될 가능성이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1.5℃ 올랐을 때와 3℃ 올랐을 때 인류가 감수해야 할 현실은 단순히 2배가 아니다. 이례적으로 2020년엔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전년도 대비 7% 감소했다. 코로나 때문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하늘길이 끊기고 도로가 텅텅 비었는데 7%였다. 앞서 말한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로 가려면 당장 올해부터 매년 전년 대비 7.6%씩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야 한다.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노력이 얼마나 커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Who’s the writer
이준이는 서울대학교에서 대기과학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고 나사(NASA) 가다드항공우주연구소를 거쳐 현재 부산대학교 기후과학연구소에 재직 중이다. 이번 IPCC 6차 보고서에 총괄 주 저자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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