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2월 9일 〈미래가 그립나요?〉 전시가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에서 공개됐다. 전시는 심소미 큐레이터의 지휘 아래 꾸며졌는데, 그녀는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 수상자이다. 현대 블루 프라이즈 디자인은 국내 디자인 큐레이터를 발굴해 전시 기회를 제공하고 나아가 글로벌 무대로의 도약까지 지원하는 현대자동차의 어워드 프로그램이다.

〈미래가 그립나요?〉의 포스터로 시계를 오브제로 사용했다.








Q 디자인 전시라는 표현이 조금 생소한 개념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 같다.
A. 디자이너가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국내에선 ‘디자인 큐레이팅’에 대한 개념 자체가 낯선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더욱 디자이너가 아티스트로 역량을 펼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Q. 디자이너와 아티스트를 어떻게 구분할 수 있나?
베이스를 어디에 두고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물론 전시를 준비하다 보면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이 존재한다. 건축가로 예를 들어 보자면, 실제 건물로는 구현할 수 없는 아이디어를 작품으로 풀어내는 식이다. 이번 전시를 준비하면서 많은 디자이너가 ‘작품으로서의 디자인’에 대한 목마름이 크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Q. ‘시간의 가치’라는 주제를 처음 접했을 땐 어떤 생각이 들었나?
일상을 회복하고자 하는 전 인류적 노력에 집중했다. 현재라는 시점에서 보았을 때 미래를 (펜데믹 이전)과거로 되돌리고 싶어하는 상황이 지금 우리의 ‘시간의 가치’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걸 실현하는 방법으로 ‘소통’을 제안한다.
Q. 현대 모터스튜디오 부산을 실제로 보고 난 후 전시 계획을 수정한 것도 소통의 일환인가?
해외에 머물며 큐레이팅을 하다 보니 도면과 사진으로 처음 스튜디오를 접했다. 그런데 직접 와서 보니 통유리창을 통해 쏟아지는 자연광이 건물 안팎을 시시각각 다른 분위기로 연출하며 연결하고 있었다. 예술보다 일상 영역에 더 가까운 디자인 전시라면, 일상 공간인 도시와 스튜디오를 친밀하게 연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원래 벽면에 그리려고 했던 드로잉을 건물 외벽 유리로 옮긴 것도 외부와의 연결 지점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다.
Q. 관람객이 얻어갔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펜데믹 이후 커진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소통의 확장으로 극복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다. 두 번째는 ‘이게 디자인 전시야?’라는 신선한 놀라움이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많은 사람이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확장하고 재정의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