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우주의 아이디어로 아날로그 조각을 만드는 톰 삭스의 세계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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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우주의 아이디어로 아날로그 조각을 만드는 톰 삭스의 세계

이렇게 떠들썩하게 한국에 온 아티스트는 없었다. 아트선재센터, 하이브 인사이트, 타데우스 로팍에서 동시에 그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BTS의 멤버들과 파티를 하는 사진과 전시장을 찾은 지디와 함께 찍은 사진이 인스타그램에 번졌다. 운 좋게 그와 타데우스 로팍에서 긴 시간을 독대했다. 우린 <닥터 스트레인지>의 최신작보다 복잡한 멀티버스의 세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박세회 BY 박세회 2022.07.26
 
지금 서울은 톰 삭스로 가득 차 있다. 아트선재센터에서는 톰 삭스 개인전 〈스페이스 프로그램 : 인독트리네이션〉이 열리고 있다. BTS의 소속사 하이브엔터테인먼트의 전시 공간인 하이브 인사이트의 〈톰 삭스: 붐박스 회고전〉에서는 그의 어린 시절을 소환해 빈티지 앰프와 스피커들이 합판을 뒤집어쓴 여러 형태로 전시 중이다. 그리고 20년가량 톰 삭스와 전속 관계를 맺고 있는 갤러리 타데우스 로팍에서는 그의 새로운 시리즈인 〈로켓 팩토리 페인팅〉을 전시하고 있다. 
서로 다른 3개의 전시는 사실 비밀스럽게 연관되어 있고, 그 관계성에 대한 이해는 톰 삭스의 세계관에서 출발해야 한다. 잠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를 떠올려보자. 〈기묘한 이야기〉의 세계관에서 중요한 개념 중 하나는 ‘업사이드 다운’이라는 차원의 존재다. 인간계와 평행하게 우리 발아래 거꾸로 붙어 있는 어둠의 차원. 톰 삭스 역시 인간 세계와 평행한 자신만의 차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이걸 ‘플라이우드(합판) 메타버스’라 부른다. 〈기묘한 이야기〉 속 업사이드 다운의 세계에선 현실에 존재하는 모든 사물이 망가지고 사라져가는 모습으로 존재한다. 톰의 ‘합판 차원’은 조금 다르다. 이 세계에선 최첨단 사물들마저 조금은 엉성하고, 조악한 형태 그러나 유머러스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존재한다. 예를 들어 현실에서 우주인이 선외 활동을 하기 위해 만드는 우주복은 최첨단의 산물이다. 120℃의 고온과 영하 100℃의 저온을 견디고, 내부를 1기압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며, 날아오는 작은 암석 등에도 쉽게 찢어지거나 뚫리지 않도록 최첨단 방탄 소재로 되어 있다. 그러나 톰 삭스가 자신의 합판 차원에서 가져온 ‘매리의 슈트’는 종이 같기도 하고 비닐 같기도 한 타이벡 소재로 되어 있다. 톰 삭스 스튜디오가 제작한 동명의 다큐멘터리 영화 〈스페이스 프로그램〉에는 이런 대사가 등장한다. “우리의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수작업으로 이뤄집니다. 철학과 브리콜라주의 가이드로 제작됩니다.” ‘매리의 슈트’는 수작업으로 만든 이 공상과학 영상물에서 파생됐다. 〈스페이스 프로그램〉에서 우주인으로 출연했던 매리의 우주복이다. “플라이우드 메타버스는 다른 말로는 아날로그적 증강현실(Analog Augmented Reality)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타데우스 로팍의 전시장에서 톰 삭스가 말했다. “티타늄과 석유 부산물, 수소 대신 판지와 덕트 테이프, 글루건으로 만들어낸 세계, 그러나 가짜가 아닌 세계가 바로 플라이우드 메타버스입니다. 경험이 사실이 되고 실제 세계가 될 정도로 극도의 디테일을 살려내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이죠.” 그가 이어 말했다. 마치 아트계의 닥터 스트레인지 같은 말이다.
‘Moon Rock Box: Martine’, 2007 wood, metal box, electrical wire, light bulb, key, lock, Arten Thermohygrometer, key retractor 15.5 H x 15 W x 13 D inches‘Mary’s Suit’, 2019 ConEd barrier, plywood, steel hardware, mixed media 142.5 H x 70 W x 70 D inches
올여름 아트 신의 주인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네요. 미술관(아트선재센터), 글로벌 갤러리(타데우스 로팍), 기업체의 전시관(하이브 인사이트)에서 전시가 열립니다. 심지어 3개 전시관의 간담회를 한날에 열고, 기자들을 전시장에서 전시장으로 버스로 실어 날랐죠. 어떻게 이런 기적적인 어레인지가 가능했을까요?
훌륭한 파트너인 타데우스 로팍 갤러리, 아트선재센터, 하이브와 함께 만들어낸 팀워크의 산물이죠. 아트선재센터 전시의 큐레이터였던 김선정(아트선재센터 예술감독) 씨에게 크레디트를 돌리는 게 마땅하다고 생각해요. 한국과 미국의 아트를 오래도록 다뤄온 그녀답게 우리 스튜디오(톰 삭스 스튜디오)의 결과물들이 가진 폭과 깊이를 잘 이해하고 있어요.
3개의 전시를 아우르는 모티브는 우주예요. 우주에 빠진 이유는 뭔가요?
다른 세상이나 공간으로 가고 싶어 하는 이유는 이 지구를 떠나고 싶어서가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로 다른 세상을 경험함으로써 지구를 다시 돌아보고,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를 더 잘 이해하고, 우주에서 생명이 얼마나 소중하고 귀한지를 느껴보는 것이죠.
〈스페이스 프로그램 : 인독트리네이션〉은 당신이 얘기하는 네 번째 차원, ‘플라이우드 디멘션’을 설명하기 좋은 프로그램이죠. 당신이 말하는 차원의 구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우리가 사이키델릭을 경험하며 배우는 것 중 하나는 환각제의 영향으로 잠시나마 다른 차원을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이런 다른 차원들을 항상 볼 수는 없지만, 그 차원들이 언제나 우리를 둘러싸고 있다는 것도 알게 되죠. 현실에는 네 가지 차원이 있어요. 그 첫째는 우리 모두가 지금 앉아 있는 개념적 현실입니다. 지금 당신과 내가 대화를 하고, 쓰고, 녹음하고, 묻고, 이메일을 보내는 합의된 현실이죠. 두 번째는 인터넷, 특히 웹3상에서 스마트 계약(Smart Contract)을 통해 유틸리티와 재화가 어떻게 거래되는지를 이제 막 배우고 있는 새로운 형태의 차원이에요. 세 번째 차원은 디센트럴랜드, 그랜드 테프트 오토, 모나와 같은 메타버스의 차원입니다. 그리고 네 번째 차원이 플라이우드 메타버스(Plywood Metaverse)죠. 다른 단어로는 아날로그적 증강현실로 표현할 수 있겠네요. 아트선재에서 전시된 스페이스 프로그램은 (우주개발계획의 아이콘들이) 티타늄과 등유, 수소 대신 판지와 덕트 테이프, 글루건으로 만들어졌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그러나 가짜가 아닌 진짜인, 플라이우드 메타버스죠. 경험이 사실이 되고 실제 세계가 될 정도로 극도의 디테일을 만들어내는 것이 우리가 하는 일입니다. 이 방에 있는 당신 주변의 그림들(타데우스 로팍에 전시된 작품들을 가리키며)도 이미 존재하는 블록체인에서 파생된 플라이우드 메타버스라고 주장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모든 로켓이 3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는 로켓 팩토리 NFT의 세계를 만든 것은 저지만, ‘NASA’, ‘Atari’, ‘Lisa’의 조합은 로켓 팩토리 커뮤니티에서 NFT 소유자가 선택해 합친 조합을 그대로 따라 그린 것이니까요.
Hell's Bells, 2022. Synthetic polymer and Krink on canvas. 72 x 60 inches ©Tom Sachs

Hell's Bells, 2022. Synthetic polymer and Krink on canvas. 72 x 60 inches ©Tom Sachs

현실에 있는 것을 합판으로 만든 게 플라이우드의 차원이라면, NFT에 있는 것을 다시 그린 것은 다른 차원으로 나눠야 하는 게 아닐까요? 무엇이 아이디어고 또 무엇이 구현인지를 생각하면 그 방향이 반대이기도 하고요. 첫 번째 차원에서 네 번째 차원이 파생됐으니 두 번째 차원에서 파생된 건 다섯 번째 차원으로 나눠야….
그렇군요. 다섯 가지 차원이 존재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네요.(웃음) 아주 중요한 구분점을 언급해주었어요. 새로운 차원을 추가해줘서 고마워요.
당신 스튜디오의 유니폼이라도 주나요?
(웃음) 스티커를 줄게요. 훌륭한 포인트예요. 플라이우드 메타버스는 합의된 현실에서 파생됐고, 이 페인팅들은 웹3에서 파생된 것의 물리적 표현이니까요.
전 톰 삭스가 모든 차원의 것들을 플라이우드의 차원으로 끌어들인다고 생각했어요.
그것도 맞는 말이에요. 내 생각에 가장 중요한 것은 차원 간의 미묘한 차이가 아니라 대안적 현실(Alternative Reality)이 현실이 되는 방식입니다. 우리가 대안적 현실을 믿을 때 그것들이 현실이 되지요. 생각해봐요. 돈이라는 것은 환상이에요. 돈이라는 건 우리가 돈을 믿기 때문에 작동하죠. 우리 모두가 1달러엔 1달러의 가치가 있다는 데 동의하기 때문에 거래가 가능한 거죠. 사실 우리가 돈을 신뢰하지 않으면 그 종이에는 아무 의미가 없어요. 예술도 마찬가지죠. 페인팅은 그냥 캔버스 천에 얹혀 있는 물감일 뿐이죠.
어떤 아티스트들은 아트 그 자체를 신격화하거나 성스러운 불가침의 무언가로 이해하기도 하지요. 믿음 없이 아트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말을 시원하게 해주는 인터뷰이는 처음이네요.
저는 여느 예술가들처럼 개인의 현실을 창조하는 것뿐이에요.
Big Pink, 2022. plywood, steel hardward, mixed media. 79 H x 121 W x 24 D inches

Big Pink, 2022. plywood, steel hardward, mixed media. 79 H x 121 W x 24 D inches

성당과 스니커즈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하기도 했지요.
모든 것은 예술이에요. 신발처럼 사소한 것부터 교회와 같은 장엄한 것까지. 그것들은 모두 믿음에 기초하지요. 기능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에 기반을 둔 믿음 말입니다. 신발은 물론 지면에서 발을 보호하고 지지력이나 그립력 등을 제공하지만, 우리가 공유하는 소비지상주의라는 종교를 배경으로 신발 뒤에는 일련의 이야기가 흐릅니다. 르브론 제임스처럼 에베레스트 정상에 가장 먼저 오른 텐징 노르게이처럼, 달을 걷는 닐 암스트롱처럼, 혹은 문워크를 하는 마이클 잭슨처럼 되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믿음이 신발을 둘러싼 이야기에 섞여 있지요. 모두 연결되어 있는 가치를 지닌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나 부처를 믿는 것과 소비주의라는 종교의 부처인 〈스타워즈〉 시리즈의 요다를 믿는 것은 다르지 않아요.
어제 한 기자간담회에서 “미술은 꿈처럼 우리가 현실에서 받아들이거나 수용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라는 말 역시 인상 깊었어요.
꿈의 공간은 또 다른 차원, 여섯 번째 차원이에요. 당신은 꿈을 이해하지 못할지언정,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하거나 거부할 수 없죠. 꿈의 내용이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할 수는 있지만, 꿈을 꾼 것 자체를 부인할 수는 없죠. 감정도 그래요. 내가 지금 드는 감정이 좋거나 싫을 수도, 그것에 무관심할 수도 있지만, 그런 감정인 상태 자체를 부인할 순 없죠. 꿈은 물리학과 진실의 법칙에 동의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우리의 현실보다 더 구체적인 힘과 진리를 가지고 있지요. 그리고 그 사실이 우리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이해하도록 도와줍니다. 인생은 역설과 모순으로 가득 차 있어요. 우리는 마지막 순간까지 살아남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걸 하지만 결국 죽죠. 이걸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철학자들은 문명의 시초부터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물리학도 그런 면에선 비슷하지요.
맞아요. 우린 아직 아이작 뉴턴이 내린 중력의 정의보다 더 발전된 표현을 찾지도 못했으니까요.
톰 삭스는 플라이우드 차원의 물리학자일까요?
(제 세계에서 저는) 수리공 혹은 쓰레기 수집가로 불리는 게 더 적절할 것 같네요.(웃음)
〈스페이스 프로그램〉의 ‘이그니션’ 같은 작품을 보면 특수효과를 보여주는 방식이 매우 조악하지만, 그래서 유머러스합니다.(그의 특수효과 시리즈 중 하나로 새턴 5호의 엔진처럼 보이도록 설치된 튜브 형태의 노즐에 매우 가느다란 불꽃을 발생시키는 용접용 토치를 연결했다. 토치에서 불꽃이 나오면, 이를 촬영한 영상에서는 마치 새턴 5호의 발사 장면인 것처럼 보인다.)
특수효과 시리즈는 일부러 접착제와 나사가 있는 것을 보여주거나, 비디오와 이미지의 인공성을 드러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볼 수 있게 하죠.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스토리텔링이 덜 강력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수효과의 물질적 투명성이 그것을 믿도록 도와주거든요. 30년 전 영화의 특수효과를 보면 웃기죠. 지금 영화의 특수효과를 보면 꽤 설득력이 있어요. 10년 후 지금의 영화를 다시 보면, 믿기 힘들 수도 있겠죠. 불신을 멈추는 우리의 능력은 기술과 함께 변해요. 그리고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즉 허상이 너무 현실적이어서 무엇이 현실이고 무엇이 허상인지에 대한 우리의 인식에 도전하는 지경에 이르면, 현실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요. 제 작업은 불쾌한 골짜기 가까이에 다가서지 않아요. 전 원시인에 좀 더 가깝죠. 전 붓질과 풀, 나사 등의 물질성을 마스터한 조각가이기 때문입니다. 제 작품은 모두 조각이에요. 로팍 갤러리에 걸린 여기 이 회화들도 레이어별로 ‘조각’된 작품이죠. 특수효과 시리즈 역시 특수효과이기 전에 먼저 조각입니다.
타데우스 로팍의 〈로켓 팩토리 페인팅〉 전시장에 앉아 있는 톰 삭스. 그는 긴 인터뷰 내내 상냥하고 유머러스한 표정과 말투를 잃지 않았다.

타데우스 로팍의 〈로켓 팩토리 페인팅〉 전시장에 앉아 있는 톰 삭스. 그는 긴 인터뷰 내내 상냥하고 유머러스한 표정과 말투를 잃지 않았다.

작품들을 설명할 때 ‘스피리추얼리티’ ‘센슈얼리티’ ‘스터프’의 측면으로 나누는 것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하는 이유는 이 세 가지로 구분될 수 있어요. 영적인 것, 감각적인 것, 그리고 물질적인 것(stuff)이죠. 저는 그중에서도 물질(stuff)에 특히 관심을 두는 사람입니다. 물질적인 무언가를 만드는 조각가이기 때문이겠죠.
다른 네 번째 디멘션에 있는 것들은 현실에서처럼 작동하지 못해요. 예를 들면 〈스페이스 프로그램〉의 우주선은 우주로 갈 수 없죠. 그런데 〈붐박스〉에 있는 작품들은 100% 작동한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겉은 합판이지만, 그 아래는 제대로 된 앰프와 스피커가 탑재되어 있어요.
전 그것들이 특수효과 시리즈와 마찬가지 방식으로 기능적이라고 생각해요. 붐박스는 파티나 음악 감상 같은 일종의 의식(ritual)을 위한 물리적인 물건이죠. 붐박스가 고유의 심미성을 가지고 있고, 소리를 만들고, 재생하고 증폭하더라도 그것들의 외형은 그것들이 사용되는 의식의 모습을 반영해요. 그것이 스페이스 프로그램(‘Phonkey’가 좋은 예다)일 수도 있고, 다도회일 수도 있고, 스트리트 파티(‘Guru’s Yardstyle’이 좋은 예다)일 수도 있지요.
〈붐박스〉 전시장에 작동하지 않는 단 하나의 물건이 있더군요. 메인 콘솔이기도 한 ‘Big Pink’ 오른편에 작동하지 않는 작은 라디오 수신기 모형이 있더라고요. 마치 당신의 다른 연작인 리추얼 시리즈에 포함된 작품 같았어요.
제게는 모든 것이 기능적입니다. 로켓 조각품이든 NASA가 만든 우주선이든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물건은 기능이 있는 경우도 있고, 그저 묵상을 위한 대상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전 그런 구분이 그다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중요한 것은 사물이 일종의 세 가지 상태로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당신이 말한 그 라디오는 제가 어린 시절 FM 방송이나 TV 방송의 오디오를 듣던(지금은 안 되지만 그때는 가능했죠) 리추얼에 사용했던 것의 조각이죠. 전원에 연결되어 소리가 나오지는 않지만, 영적인 기능을 하지요.
타데우스 로팍에서 열리는 〈로켓 팩토리 페인팅〉의 세계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NFT에서 파생되었지만, 따지고 보면 전혀 별개로 보여요.
로켓 팩토리는 2021년에 제가 출시한 NFT 자산들이에요. 머리, 몸체, 꼬리 3개로 나뉘는 브랜드 로켓 1000개를 발행했죠. 이것들은 따로 판매가 가능해서 다양한 조합의 로켓 NFT를 만들 수 있어요. 예를 들면 코카콜라의 머리에 말보로의 몸통 그리고 버드와이저의 꼬리를 달 수 있죠. 그 외에도 헬로키티, 아메리칸 플래그, 버디(birdie) 등의 부가 요소들을 더하면 그 희소성이 더 커집니다. 부품을 합친 로켓 NFT를 만들고 나면 이를 완성된 형태로 민트(NFT로 발행)할 수 있는데, 민트 하게 되면 ‘발사’ 옵션이 생깁니다. 발사 옵션을 행사하면 톰 삭스의 스튜디오에서 같은 조합의 로켓 모형을 수작업으로 만들어 당신의 뜻에 따라 원하는 곳으로 배송해주거나, 박물관에 기증해줘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페인팅’은 그 로켓 팩토리 NFT에서 파생된 거라고 보면 됩니다. 커뮤니티 멤버들이 각 부품을 합체해 만든 조합들 중 20가지를 선택하고, 그 제목과 구성 발사 여부 등을 결정한 후, 다른 차원의 세계인 현실 세계에서 그림으로 그려 완성한 것이죠. NFT 프로젝트에서 파생되었지만, 두 번째 차원의 것은 아니죠. 아까 얘기한 것처럼 두 번째 차원에서 파생된 다섯 번째 차원의 물체라고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지금 우리가 이야기하고 있는 뒤편에는 트로잔(Trojan)의 퍼펙트 로켓이 있는데, 제목이 ‘헬스 벨스(Hell’s Bells)’군요. 저 로켓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볼까요?
트로잔 로켓은 총 82개를 발행했어요. 거기에 이 로켓은 머리 부분에 있는 트로잔 브랜드 옆에 버디가 붙어 있지요. 추가 구성인 버디는 총 36개가 발행됐습니다. 버디가 있는 트로잔의 퍼펙트 로켓(모든 구성품이 원래의 브랜드 조합으로만 된 것)은 아마도 이게 유일할 것 같아요. 확률상으로는 더 있을 수 있지만, 이미 트로잔의 부품들이 프랑켄 로켓(서로 다른 브랜드의 부품들이 조합된 로켓)에 부착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성이 높지 않죠. 제목은 무작위로 할당되는데, 트로잔이라는 브랜드(콘돔 브랜드다)에 AC/DC의 엄청 섹시한 록 넘버이기도 한 ‘헬스 벨스’라는 제목이 할당됐어요. 남근적 상징인 로켓, 상단에 있는 작은 버디, 클래식 넘버인 헬스 벨스라는 제목까지 그 조합이 허를 찌르죠.
이 모든 로켓은 브랜드를 품고 있지요. 당신에게 브랜드란 뭔가요.
브랜드는 곧 저의 자화상이라고 할 수 있어요. 어린 시절 가족들과 저녁 식사 자리에서 아버지가 구입할 새 자동차나, 어머니의 새 드레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곤 했습니다. 그것도 색상이나 모양 등 꽤나 디테일하게요. NFT에 사용된 브랜드들 또한 모두 제게 감정적인 진동을 일으키는 브랜드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제 하이브 전시에서 라이오넬 리치나 제임스 브라운의 노래가 나왔던 걸로 기억해요. ‘아프리칸 디아스포라’를 주로 튼다는 얘기도 했죠. 전 그래서 록 음악은 안 좋아하는 줄 알았어요.
그들의 음악도 전부 록이에요. 랩도, 힙합도 전부 록이에요. 알다시피 그냥 진화했을 뿐인 거죠. 디스토션이 들어간 일렉트릭 기타 음악을 록 음악이라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느낌입니다. 사실 ‘아프리칸 디아스포라’라는 말 안에는 세상의 음악이 거의 포함됩니다. BTS의 음악 역시 아프리카에서 파생된 거죠. 우리가 지금 듣는 거의 모든 음악의 리듬이 아프리카 음악에서 파생됐으니까요. 하이브 플레이리스트의 러닝타임은 24시간이니, 다시 가서 좀 더 오래 있어 보면 좋아하는 음악들이 나올 겁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신에게 조각은 뭔가요?
제겐 모든 것이 조각이에요. 영화도 조각이고, 스니커즈도 조각이죠. 그림도 조각이고요. 조각은 제가 세상을 이해하는 데 근간이 되는 개념이에요. 모든 것에는 ‘조각’이라는 쟁점이 도사리고 있어요. 처음 예술을 시작했을 때부터 조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저는 조각가로서 세상을 이해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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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EDITOR 박세회
    PHOTOGRAPHER 김성룡
    PHOTO 아트선재센터/하이브 인사이트/타데우스 로팍
    ASSISTANT 송채연
    TRANSLATOR 김재현
    ART DESIGNER 최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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