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편 꽤 오래전에는 큰 공훈을 세운 장군이나 귀족들이 이곳에 묻히기도 했다. 예를 들면 13대 아가일 공작인 토르퀼 캠벨의 먼 조상인 2대 아가일 공작 존 캠벨이 그렇다. 지난 4월의 어느 날, 찰스 3세의 대관식을 한 달여 앞두고 웨스트민스터사원에서 열린 로얄살루트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의 론칭 파티에서 캠벨 공작이 이렇게 말한 이유이기도 하다. “웨스트민스터는 저희 할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 곳이며, 제 선조 중 한 분이 묻힌 곳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 역시 평생 이곳에서 만찬을 먹어보긴 처음입니다.” 그날 우리가 ‘로얄살루트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의 탄생을 기리기 위해 모인 공간, 웨스트민스터사원이 스코틀랜드 아가일 지역의 공작도 식사를 해본 적이 없을 만큼 대단한 곳이었다는 얘기다.
마치 체스판처럼 블랙 앤 화이트의 격자무늬 대리석이 깔려 있는 웨스트민스터사원의 회랑 쪽으로 인도받을 때까지만 해도 나는 그곳이 5월 6일 찰스 3세의 대관식이 치러질 메인 신랑(nave)인 줄 몰랐다. 다만 건너편에 보이는 헨리 6세의 무덤으로 미루어 역사가 깊은 곳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양옆으로 성가대처럼 도열한 신도석을 지나갈 때에야 내 옆에 있는 남자가 말했다. “대관식 때는 아마 이 신도석에 총리나 고위 정치인들이 앉을 거예요. 좀 더 앞쪽은 직계나 방계 왕족들의 차지겠고요.”
우리로 따지면 품계석이 있는 경복궁 근정전 앞 혹은 나들이 장소로 인기인 청와대의 영빈관에 해외에서 온 손님들을 불러놓고 파티를 연 격이다. 물론 우리가 웨스트민스터사원의 중심인 신랑에서 식사를 한 것은 아니다. 디너 테이블은 건물의 남쪽 아주 오래전 사원의 수도승들이 허브를 키우고 아픈 몸을 치유하던 아름다운 칼리지 가든에 준비됐다. 이런 어마어마한 행사를 준비하느라 머리가 하얗게 세었을 이벤트 담당자를 생각하며 “이렇게까지 대단한 행사를 준비할 줄은 몰랐다”고 말하자, 로얄살루트의 마케팅 디렉터인 마티유 들랑이 대답했다. “영국 로열 패밀리의 모든 역사가 곧 로얄살루트의 역사니까요. 새 왕을 위해 이 정도는 해야죠.”
로얄살루트의 역사가 영국 왕가와 함께한다는 얘기는 문자 그대로 사실이다. 1953년 6월 2일, 스물여섯 살의 나이로 여왕의 자리에 오른 엘리자베스 2세의 대관식을 축하하기 위해 로얄살루트가 탄생했다. 국가 행사 때 영국의 국왕을 기리기 위해 쏘아 올리는 21발의 예포에서 그 숫자를 따와 21년산 이상의 위스키 원액만을 블렌딩하겠다는 아이디어로 삼은 이유 또한 그것이다. 영국 왕실을 뜻하는 ‘로얄’과 21발의 예포, ‘건 살루트’(Gun Salute)에서 그 이름이 유래했다는 사실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파란색 폴리곤의 로얄살루트21년 시그너처를 필두로 2002년에는 엘리자베스 2세의 즉위 50주년을 기념하는 로얄살루트 50년 리미티드 에디션을, 즉위 60주년에는 로얄살루트 다이아몬드 주빌리, 70주년에는 로얄살루트 플래티넘 주빌리를 선보였다. 10주기 외에도 2005년에는 여왕에게 쏘아 올리는 최대의 축포 숫자인 62발에서 영감을 얻어 로얄살루트 62 건 살루트가 발표됐으며, 여왕의 90세 생일에는 여왕의 90세 생일을 기리기 위한 로얄살루트 90주년 기념 리미티드 에디션을 내놓기도 했다. 브랜드의 모든 제품이 영국의 왕가와 긴밀하게 교류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리에 있는 여러분 모두는 엄청나게 운이 좋은 사람들입니다. 전 세계에 500병밖에 판매되지 않는 술이기 때문이죠.” 전 세계에서 모인 약 200여 명의 사람들은 노징 글라스에 따라진 로얄살루트 찰스 3세 대관식 에디션을 들어 올리며 ‘슬란지바’(스코틀랜드에서 잔을 들 때 외치는 말로 ‘건강을 위하여’라는 뜻이다)를 외쳤다. 잔을 들자 레드 커런트와 다크 초콜릿 향기가 코끝을 간질였다. 마치 실크처럼 입안에 흘러들며 구운 견과류와 달콤한 토피 혹은 아주 살짝 불에 그을린 당의 향기를 뿌렸다. 물론 스페이사이드 특유의 싱싱한 벌꿀과 달콤한 허브 향들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최대한 적게 따랐다고 해도 한 잔에 한 10만원쯤 할 것 같아요.” 내 옆에 앉은 미국 저널리스트가 위스키 가격 정보 사이트를 찾아보더니 말했다. 그녀가 보여준 가격을 보고 평생 다시는 이 위스키를 만날 수 없겠다고 확신하며, 남은 한 모금을 아주 조금씩 음미하기 시작했다. →
THE WHISKY AND HONOURS

로얄살루트 38년 스톤 오브 데스티니(2005)- 군주에게 권위를 부여하는 상징물로 사용되고 있는 ‘운명의 돌(Stone of Destiny)’에서 영감을 얻은 로얄살루트 38년 스톤 오브 데스티니.
로얄살루트 트리뷰트 투 아너(2011) -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왕관이자 스코틀랜드 최고의 보물인 ‘스코틀랜드의 왕관’에 경의를 표하기 위해 선보인 로얄살루트의 한정판 위스키 트리뷰트 투 아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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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중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제품명: 로얄살루트 제조국: 스코틀랜드 수입업소: ㈜페르노리카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