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Part 2. 대학생이 꼽은 미디어와 스포츠 부문 영향력 1위 인물은?
20대 대학생 360명에게 물었다. 지금 여러분이 생각하기에 각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은 누구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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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DIA
결과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3명을 선택해달라고 요청한 올드미디어 분야에서 대학생들은 압도적으로 유재석(90%)을 꼽았다. 유재석을 꼽은 이유는 ‘인지도가 높아서(73%)’가 가장 많았고, ‘텔레비전에서 자주 봐서(40%)’ ‘재미있거나 좋아서(37%)’가 그 뒤를 이었다. 2위는 예능에서 맹활약하며 2023 MBC 연예대상을 받은 기안84(41%)에게 돌아갔다. 기안84를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은 이유 역시 유재석과 같았다. ‘인지도가 높아서’를 택한 이들은 76%로 유재석보다 3%p 높았고, ‘텔레비전에서 자주 봐서’ ‘재미있거나 좋아서’는 유재석이 받은 수치와 동률을 이뤘다.
인물에 대한 질문의 결과는 이효리(39%)와 강호동(38%) 순으로 이어졌다. 기안84를 제외하면, 올드미디어 분야의 영향력 있는 상위권 인물들의 면면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바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여기서 재미있는 점이 발견된다. 유재석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은 이들의 성비는 49% 대 51%였고, 기안84의 경우 56% 대 44%였다.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효리를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은 이들의 성비는 28% 대 72%, 강호동을 꼽은 이들은 72% 대 28%로 완전히 정반대였다. 이효리와 강호동 모두 오랜 시간 영향력을 가져온 인물이기는 하나, 특정 성별에 더욱 강하게 영향력을 어필하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강호동의 뒤를 이은 장도연 역시 27% 대 73% 수준으로 여학생들의 반응이 훨씬 높았다. “일단 최근에 활동하는 진행자들 중 가장 진행 능력이 좋다고 생각해요. 또 함께 방송을 하는 상대방을 놀리거나 비하하지 않는 방식으로 토크를 하니 시청자 입장에서도 마음이 편해지는 면이 있고요.” 민경 씨의 말이다. 장도연을 ‘롤 모델’로 꼽는 여학생도 있었다. “자신의 일을 잘 해내고, 또 불쾌하게 말하는 사람에게도 외유내강의 모습으로 받아치고, 언제나 당당한 모습을 보여주니까요. 제 또래 친구들에게 귀감이 된다고 생각해요.” 강원대 이현지(23) 씨의 말이다.
전체 순위는 7위(13%)로 다소 밀렸으나, 투표에서 극단적 성비를 보여준 인물이 있는데 바로 탁재훈이다. 탁재훈을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은 이들의 성비는 86% 대 14% 수준이었다. 특정 성별이 더욱 강하게 영향력을 느끼는 인물이라는 설명이 가능하다. “원래 <미운 우리 새끼> 같은 TV 프로그램에서도 입담이 좋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니까 SBS에서 연예대상도 받았을 거고요. 그런데 자체적으로 만드는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정말 ‘매운맛’이더라고요. 다른 사람이라면 그저 넘어가고 말았을 대화 소재도 캐치해 센스 있게 맞받아치는 모습도 호감으로 느껴졌고요.” 찬유 씨의 설명이다. “새로운 영상이 올라오면, 바로 다음 날 친구들 모두가 그 영상에서 재미있는 부분을 두고 이야기할 정도예요. 거의 TV 본방을 챙겨 보는 수준으로 기다리는 거죠.” 용훈 씨의 말이다. 전혀 접점이 없는 찬유 씨와 용훈 씨였으나, 두 사람은 모두 탁재훈의 유튜브 채널 <노빠꾸탁재훈>에 새 영상이 올라오면 알람까지 뜨도록 설정해뒀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앞서 대학생들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영역으로 ‘뉴미디어’를 꼽은 바 있다. 그렇다면 그 뉴미디어 분야에서는 어떤 인물이 그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주고 있었을까? 우선 순위부터 살펴보면, 피식대학(69%)과 침착맨(64%)이 근소한 차이로 1, 2위에 올랐다. “피식대학에서 나온 밈들은 거의 모두가 알고 있어요. 예전에 <05학번 이즈 백>이나 <한사랑 산악회> 때도 온갖 유행어가 쏟아져 나왔고, 지금은 이용주 씨의 사투리 콘텐츠가 쉴 새 없이 쇼츠에 뜨더라고요. 유명한 게스트가 출연하는 <피식쇼>나 <나락퀴즈쇼> 같은 콘텐츠는 말할 것도 없고요.” 영빈 씨의 말이다. 침착맨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영향력이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침착맨의 방송에서 재미있는 부분만 잘라 만든 영상이 인스타그램에 엄청 뜨거든요. 아무리 침착맨을 구독하지 않고, 그의 영상을 찾아본 적이 없더라도 한 번 이상은 릴스를 봤을 거예요. 개인적으로는 침착맨이 따라 부른 CM송 때문에 알게 된 고깃집이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영향력이 확실히 있죠.” 현지 씨의 설명이다. 피식대학과 침착맨의 경우 ‘밈’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이 공통적인 분석이었다. 모두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시대, 밈의 선도는 유행의 선도와 궤를 같이할 것이다.
다음으로는 이영지(53%), 곽튜브(28%), 빠니보틀(24%) 순서였고, 유튜버 우왁굳(19%)과 해쭈(18%)가 거의 비슷한 수치를 기록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성비 차이가 뉴미디어 분야에서도 두드러졌다는 것이다. 올드미디어 분야의 1, 2위와 마찬가지로 피식대학과 침착맨의 경우 성비가 51% 대 49%, 53% 대 47%로 차이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이영지의 경우 31% 대 69%로 여학생의 응답률이 월등히 높았다. “딱 Z세대의 대표, 우리 또래의 문화 대통령 같은 느낌이에요. <차린 건 쥐뿔도 없지만> 같은 자체 유튜브 콘텐츠가 워낙 유명하지만 본업인 래퍼 활동을 지속하는 것도 멋있고요.” 이화여대 제혜원(21) 씨가 한 말이다. 반대로 우왁굳의 경우 남자 76%, 여자 24% 정도의 성비를 보였다. 가장 극단적으로 차이가 난 인물은 올드미디어 분야의 탁재훈과 마찬가지로 7위에 오른 해쭈였는데, 해쭈를 영향력 있는 인물로 선택한 이들의 성비는 무려 남자 11%, 여자 89%에 달했다. 다른 분야보다 올드미디어와 뉴미디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들 중 특정 성별에 더욱 강하게 소구하는 이들이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수치다.

SPORTS
성별을 가리지 않고 표를 받은 손흥민과 달리 3위의 김연아는 표가 극명하게 갈렸다. 남성 응답자의 35%만 김연아를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은 것에 비해 여성 응답자 중 60.8%가 김연아를 선택했다. 비슷한 현상은 4위를 기록한 김연경도 마찬가지다. 여성 응답자 중 45.6%가 김연경을 꼽았지만 남성 응답자 중엔 20%에 불과했다. 그렇다면 남자 응답자들의 표는 어디로 갔을까? 여성 응답자가 거의 꼽지 않은 안정환, 설영우, 추성훈에 표가 골고루 나뉘었는데 그중 오타니 쇼헤이의 득표수가 특히 눈에 띈다. 전체 순위에선 오타니 쇼헤이가 5위지만, 남성 응답자 중에선 3위다. 이유도 대체로 비슷했는데, ‘넘사벽 피지컬’ ‘압도적인 실력’과 같이 자신이 속한 분야에서 뛰어난 퍼포먼스를 내고 있다는 것이었다.
다른 카테고리와 달리 스포츠 분야의 특징은 인물이 달성한 업적이 영향력 있는 인물을 선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는 사실이다. ‘대중 인지도가 높아서’나 ‘SNS에서 자주 보여서’가 인물 선정의 주된 이유인 음악, 패션, 뉴미디어와 달리, 스포츠는 ‘달성한 업적이 뛰어나서’가 선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다. 손흥민, 페이커, 김연아를 꼽은 고려대 박세현(25) 씨는 “개인적으론 황희찬 선수를 더 좋아해요. 하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업적 면에선 손흥민 선수가 앞서죠. 페이커와 김연아 선수도 같은 맥락입니다. 업적이 따라줘야만 그 사람의 말과 행동에 무게가 실리는 것 같아요”라는 의견을 내놓았다.
서베이 응답자들은 스포츠 분야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을 꼽고 그 까닭을 답하기에 앞서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을 골라주세요’라는 질문에 답했다. 스포츠는 7개 중 6위였다. 올드미디어가 7위를 한 것에 대해선 ‘그래, 요새 누가 TV랑 신문 보겠어’라며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지만, 월드컵과 프로야구에 대한 관심은 물론 ‘헬린이’ ‘골린이’ ‘테린이’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각종 운동 열풍이 불었던 최근 몇 년을 비추어볼 때 의외의 결과가 아닐 수 없다.
“고등학생 때 스포츠에 관심이 정말 많았어요. EPL을 챙겨 보는 건 기본이고 게임도 축구 게임에 빠져 있었거든요.” 고려대 최요한(21) 씨의 말이다. 정작 중요한 건 그다음이다. “근데 대학에 오고 나서 흥미를 잃었어요. 주말 저녁엔 EPL을 보는 대신 술을 마시게 됐고 평일 저녁엔 아르바이트를 하게 됐죠. 그리고 대학교에선 동아리에 들어가지 않으면 운동하기가 쉽지 않아요.” 같은 학교에 다니는 김지현(21) 씨의 말도 꽤 의미심장하다. “인스타그램에 ‘오운완’을 올리는 친구들이 많아요. 근데 그건 인증샷을 올리려는 목적이 더 큰 것 같아요. 스포츠보다 뉴미디어의 영향이 더 큰 셈이죠.” 그의 말을 듣자 사전 취재 전화를 돌렸을 때가 떠올랐다. 너무 많은 이름이 거론되어 보기를 추리기 어려웠던 다른 분야와 달리 스포츠는 취재원들이 말하는 이름이 ‘거기서 거기’였다. 그때 눈치챘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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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DITOR 김현유/박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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