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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ED TIME

메이커스 마크의 진정한 가치는 바로 장인정신에서 시작된다.

프로필 by 박민진 2024.01.28
 
(위부터) 캐러멜 향과 섬세한 스파이스 피니시의 메이커스 마크 46 750mL. 균형 잡힌 바닐라 향과 부드러운 맛의 메이커스 마크 750mL.

(위부터) 캐러멜 향과 섬세한 스파이스 피니시의 메이커스 마크 46 750mL. 균형 잡힌 바닐라 향과 부드러운 맛의 메이커스 마크 750mL.

메이커스 마크 46 750mL.

메이커스 마크 46 750mL.

하이볼의 인기에 힘입어 버번 위스키의 전성기가 도래했다. 섬세한 맛, 달콤한 향, 코끝을 때리는 스파이시함까지. 거칠지만 산뜻한 맛에 매료된 것일까? 강렬한 매력의 버번 위스키에 특히 2030세대가 열광했다. 그 중심에는 미국을 대표하는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의 대명사, 메이커스 마크가 있다. 프리미엄 버번 위스키 ‘3대장’ 중 하나이자 버번 입문자들의 필수 코스로 평가받는다.
메이커스 마크가 본질적으로 추구하는 가치는 바로 ‘핸드메이드’다. 대표적인 빨간 왁스 실링은 그야말로 수제의 정점. 모든 병을 사람이 직접 왁스에 넣었다 빼는 작업을 반복해 실링을 완성한다. 흘러내린 모양이 제각각 다르기에 ‘세상에 같은 메이커스 마크는 없다’라는 말이 생겼을 정도. 라벨도 손으로 자르고 오크통 또한 핸드메이드로 제작한다. 생산성보다 장인정신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오크통을 직접 옮기는 수고로움도 마다하지 않는다. 오크통에 증류주를 가득 채워 넣었을 때의 무게가 270kg에 달한다. 이런 이유로 오크통에 채우고 나면 저장소에서 숙성이 완료될 때까지 장기 보관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메이커스 마크는 모든 배럴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오크통을 하나하나 꺼내 손으로 회전하는 방식을 고수한다. 다양한 온도, 습도, 표면에 고르게 노출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하면 관리는 어렵지만 균일한 품질을 얻을 수 있다.
 
메이커스 마크 750mL. 메이커스 마크 46 750mL.

메이커스 마크 750mL. 메이커스 마크 46 750mL.

메이커스 마크 750mL.

메이커스 마크 750mL.

메이커스 마크의 높은 품질은 브랜드의 고집스러운 연구와 재료 선정에 있다. 버번 위스키는 보통 옥수수, 호밀, 보리로 만든다. 창립자인 새뮤얼스 가문이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건너와 처음 위스키 사업을 시작했을 때도 그랬다. 하지만 1950년대에 이르러 빌 새뮤얼스는 더 나은 위스키를 위한 도약을 꿈꾸며 현재 메이커스 마크 증류소를 건설했다. 그러고는 가문 대대로 내려온 170년의 레시피를 과감히 버린다. 여러 가지 곡물을 배합하는 실험을 거쳐 호밀 대신 밀을 사용해 ‘옥수수 70%, 밀 16%, 보리 14%’라는 최적의 매시빌(위스키 원재료 배합 비율)을 발견한다. 메이커스 마크가 가진 달콤한 향의 비법 역시 밀에 있다. 붉은 겨울 밀을 사용한 덕에 바닐라 계열의 부드러운 맛이 감돈다. 달콤한 오크 향에 바닐라 아로마, 산뜻한 과일 향, 크리미한 풍미까지. 버번 위스키 입문자들이 유독 메이커스 마크를 선호하는 이유다. 2010년 빌 새뮤얼스 주니어는 기나긴 연구 끝에 60년 만에 신제품 ‘메이커스 마크 46’을 공개했다. 스카치 위스키처럼 숙성이 끝난 미국산 화이트 오크통에 프렌치 오크 나무 막대를 넣어 9주간 추가 숙성하는 방법을 활용했다. 메이커스 마크만의 ‘우드 스테이브 피니싱’으로 풍미가 강화되어 바닐라 향은 물론, 섬세한 캐러멜 팔레트도 느낄 수 있다. 버번 위스키 고유의 스파이시함도 독특하게 어우러진다. 여기에 지역 농장에서 재배한 신선한 곡물을 수급해 위스키의 품질을 높이는 데 힘썼다. 주재료가 되는 곡물도 중요하지만 메이커스 마크는 위스키의 근간인 물에 대해서도 ‘불편한 투자’를 감행한다. 미국 켄터키주의 소도시 로레타에 위치한 스타힐 농장은 400만m2 이상의 어마어마한 면적을 자랑한다. 이 중에 증류시설이 차지하는 비율은 겨우 5%. 나머지 95%는 개발하지 않고 자연 그대로 보호하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물을 얻어 위스키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다. 증류소가 위치한 이 지대는 석회암 기반의 수원지로, 청정수가 풍부하다. 칼슘과 마그네슘을 다량 함유해 효모가 번식하는 데에도 최적이다. 철저하게 수자원과 환경을 보호한 덕에 지난 2022년 1월, 메이커스 마크는 비콥(B Corp) 인증을 받은 세계 최대 규모의 증류소가 됐다. 비콥은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ESG 경영활동을 하는 기업을 인증하는 제도다. 메이커스 마크 증류소는 탄소발자국을 줄이기 위해 모든 폐기물을 재활용하거나 재사용하는 제로 웨이스트 방침을 따르고, 화이트 오크 나무의 보존을 위해 켄터키 대학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전통을 존중하면서도 현재를 너머 미래까지 생각하는 메이커스 마크의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Credit

  • EDITOR 박민진
  • PHOTOGRAPHER 민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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