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미술계의 슈퍼스타 배영환이 7년만에 돌아왔다

X-아트를 대표하는 배영환이 7년 만에 귀환했다.

프로필 by 박세회 2024.04.02
X-아트 시대의 스타이자 휴머니스트 배영환이 개인전 <So Near So Far>로 7년 만에 귀환했다. 과거 자신의 시리즈를 확장시키면서도 새로운 언어와 현대적 방법론의 옷을 입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모든 작품들이 독립적이면서도 음악을 매게로 매우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배영환 작가가 자신의 작품 '처음처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배영환 작가가 자신의 작품 '처음처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야기는 전시장의 한 가운데를 차지하는 '처음 처럼(Like the First Time)'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깨진 소주병과 맥주병의 잔해들을 깔고 그 위에 턴테이블과 기타를 전시한다. 그러나 턴테이블이 재생하는 것은 작가의 뇌를 상징하는 돌이고, 전시된 기타는 버려진 자개장의 잔해들을 모아 작가가 손수 제작한 것이다. 이 '처음처럼'의 배경에서는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의 'Wish You Were Here', 닐 영(Neil Young)의 'Heart of Gold', 그리고 데이빗 보위'David Bowie'의 'Space Oddity'의 기타 파트를 연주한 음원이 흘러 나온다. 시선을 돌려보면, 이를 둘러싼 모든 벽에는 금박을 입힌 입체 지도와 비슷한 형태를 띈 그의 연작 'Mindscape' 시리즈들이 걸려 있다.
'Mindscapes No. 2 (Hot ashes for trees)', 2024. Artist’s EEG data, 3D-printed relief, acrylic paint, gold metal leaf on panel, framed. 117 x 92 cm.

'Mindscapes No. 2 (Hot ashes for trees)', 2024. Artist’s EEG data, 3D-printed relief, acrylic paint, gold metal leaf on panel, framed. 117 x 92 cm.

"'Mindscape' 연작은 배영환 작가가 지금 이 전시 공간에서 재생되고 있는 노래들을 직접 기타로 치며 그 당시의 자신의 뇌파를 기록하고 수집해 이를 3D의 형태로 표현해낸 작품이에요. 마치 등고선을 입체화한 입체 지도처럼 보이지요. 마음의 풍경인 셈이에요" 배영환의 개인전 <So Near So Far>가 열린 갤러리 BB&M의 송고은 디렉터의 말이다. 즉 전시장의 가운데를 차지한 기타가 연주되는 순간 뇌(돌)에서 생겨난 파형들은 턴테이블을 통해 재생되어 'Mindscape'라는 평면 작품의 형태로 완성된다. '처음처럼'은 방법이고 'Mindscape'는 결과다. 이 세 개의 노래는 작가가 청년기에 자주 다녔던 청계천 노점상에서 불법 복제품으로 처음 접한 노래들이라고 한다.
배영환의 전시 <So Near So Far> 전경.

배영환의 전시 <So Near So Far> 전경.

이 작업에선 '심상', 즉 마음 속의 형상이라는 산수화의 개념과 작가의 탐구가 연계되어 있다는 걸 볼 수 있다. 배영환은 “하나의 풍경이 개인의 의식에 의해 형성될 수 있음을 뜻하는 이 개념은, 흔히 보수적이라고만 여겨지는 장르의 매우 혁신적인 면모를 보여준다”라고 밝힌 바 있다. 요약하면, 그의 신작들은 감수성이 가장 뛰어날 시기에 접한 노래들, 어쩌면 그의 의식 구조와 감성 분출 방식에 영향을 주었을 바로 그 노래들을 자신의 손으로 연주하며, 당시에 수집된 뇌파를 작품으로 만든 마음의 진경이라 할 수 있겠다. 전시장 안쪽에서는 뇌파 수집을 위해 연주하는 작가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5월 4일까지 갤러리 BB&M에서 열린다.

Credit

  • BB&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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