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더 싱가포르 에디션 호텔에서 보낸 완벽한 하루

호텔계의 ‘올인원’이 있다면 바로 이곳이 아닐까. 조식부터 나이트 라이프까지 싱가포르 여행의 A to Z를 책임지는 더 싱가포르 에디션 호텔 이야기다.

프로필 by 김장군 2024.06.20
하루에 3만 보를 걸어도 끄떡없던 시절에는 여행지에서 호텔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그 당시 호텔의 정의는 짐을 풀 공간, 밤새 놀고 잠시 눈을 붙이는 어떠한 거점에 불과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지금 여행 패턴이 바뀌었을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호텔 트렌드도 바뀌면서 그 어느 때보다 공간이 주는 의미가 특별해졌다. 이제 호텔은 그저 머무는 곳에서 벗어나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호텔 안에서 먹고 마시고 즐기며, 호텔에서만 시간을 보내도 하루가 부족할 정도다. 마치 논스톱으로 즐기는 몰(Mall)처럼. 이러한 트렌드를 이끄는 선두에는 부티크 호텔 개척자 이안 슈레거와 메리어트 인터내셔널이 합작해 만든 호텔 브랜드인 디 에디션 호텔이 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문을 연 더 싱가포르 에디션 호텔은 이를 완벽하게 구현한 모범 답안이다. 이곳은 브랜드 내에서 동남아시아 최초이자 디 에디션 호텔의 17번째 모델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호텔 트렌드를 가장 세련되고 현대적으로 담아냈다. 먼저 호텔 위치부터가 남다르다. 호텔이 위치한 오차드 로드(오차드는 ‘과수원’이라는 뜻)는 과거 과수원, 육두구, 후추 농장 등이 있던 비옥한 땅이다. 그 덕에 주변 교통과 전망 등 전반적인 터가 좋다. 게다가 오늘날 오차드 로드는 도로를 따라 대형 쇼핑몰이 줄지어 들어서 쇼핑 성지이자 문화의 거리로 대표된다. 호텔은 오차드 로드 중심가와 도보 10분 거리에 있는 서쪽 끝 한적한 쿠스카덴 로드에 자리해 관광지의 번잡함은 피하고 교통과 접근성의 이점만 챙겼다. 여유로운 쿠스카덴 로드를 걷다 보면 호텔을 곧바로 알아볼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외관이 하나의 예술 건축물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외관은 이스라엘 건축가 모셰 사프디가 이끄는 사프디 아키텍트와 현지 스튜디오 DP 아키텍트가 설계했다. ‘도심 속 정원’이라는 싱가포르의 개성을 반영해 구릿빛 청동과 투명한 유리 그리고 녹음이 어우러진 외관을 완성했다. 그 정체성은 내부에도 고스란히 이어진다. 로비는 흠잡을 데 없는 흰 대리석 장식, 으리으리한 금박으로 덮은 돔형 천장, 디 에디션 호텔의 상징적인 나선 계단 그리고 지역 특색을 살린 울창한 열대식물과 채광이 들어오는 통창까지, 각기 다른 요소가 일관된 디자인 철학을 따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는 이안 슈레거와 디자인 회사인 캡 아틀리에가 함께 설계하고 구상한 내부 인테리어다. 그뿐만 아니라 3층부터 8층까지 배치된 204개의 객실 디자인 역시 그들의 손길이 닿았다. 새하얀 가구와 참나무 바닥, 우드 톤 벽면, 모든 요소를 매립식으로 설계해 깔끔하다 못해 정결한 디자인은 세상과 단절된 온전한 휴식 공간으로서 충분한 역할을 한다. 객실에서 휴식을 충분히 취했다면 이제는 본격적으로 이곳에서 미식과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차례. 한 개의 다이닝 공간, 3개의 바 그리고 한 개의 마이크로 클럽까지 호텔 안에서만 먹고 즐기기에도 부족한 24시간을 공간에 따라 정리했다.

AM 08:00
FYSH
호텔 1층에 자리한 레스토랑 FYSH는 호텔의 자랑을 넘어 싱가포르의 자랑이다. FYSH를 이끄는 셰프이자 작가 조시 닐랜드는 ‘2024년 더 월드 50 베스트 레스토랑(The World’s 50 Best Restaurants)’에 이름을 올린 세계적인 셰프다. 그런 그가 호주 외 지역에 오픈한 최초의 레스토랑이니 이곳에서의 식사가 특별할 수밖에. 그는 ‘바다의 정육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 음식 조리의 타고난 대가다. 그는 엄선한 식재료를 가지고 해산물 중심의 메뉴를 선보인다.

PM 12:00
THE ROOF
루프톱 바에 올라가면 여유롭고 한적한 쿠스카덴 로드가 한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호텔의 꽃인 루프톱 수영장과 연결돼 한낮에 수영을 즐기다 음료와 간단한 음식을 즐기기 좋다. 흥을 돋을 칵테일과 당도 높은 과일 주스는 물론 사테, 칠리 크랩 스프링 롤 등 FYSH 레스토랑의 핑거푸드를 주문할 수도 있다.

PM 04:00
LOBBY BAR
일반적인 호텔 로비는 차분한 느낌을 주지만 더 싱가포르 에디션 호텔은 이야기가 다르다. 이곳의 로비는 새하얀 대리석 벽면과 함께 한쪽 벽면에서는 묘한 분홍빛이 뿜어져 나온다. 빛을 따라가면 콜카타 대리석으로 만든 장미색 당구대와 크리스티안 리에거의 암사슴 가죽 의자에서 모두가 자연스럽게 밍글링하는 바가 나온다. 마치 이미 파티가 한창인 곳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이름 그대로 로비에 있는 바다. 호텔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로비에 대담한 디자인의 바를 배치해 술 한잔과 함께 낯선 곳에서의 어색함이 자연스럽게 무장 해제된다.

PM 08:00
PUNCH ROOM
지하에 자리한 펀치 룸은 디 에디션 호텔의 시그너처 바다. 그래서인지 디테일 하나하나 상당한 공을 들인 느낌이다. 이곳은 온통 푸른색으로 뒤덮여 있는데, 이는 단순한 색이 아닌 독자적인 색으로 특허를 받은 프랑스 예술가 이브 클라인의 ‘인터내셔널 클라인 블루’다. 천장 중앙에는 프랑스 예술가 에릭 슈미트의 작품 같은 펜던트가 이브 클라인의 색을 입어 공간에 색다른 질감을 부여한다. 이곳에서는 향신료와 바 스낵에서 영감을 받은 독특한 펀치 칵테일 메뉴를 경험할 수 있다.

PM 11:00
Wonder Room
오후 10시 30분이면 공공장소에서 술을 판매하거나 마실 수 없는 싱가포르의 밤이 아쉽다면 호텔 지하 원더 룸으로 가면 된다. 이곳은 DJ는 물론 다양한 아티스트가 공연을 이어가 싱가포르의 잊지 못할 밤을 책임진다. 진정한 나이트 라이프를 즐겨본 이들이라면 밤새 클러빙 후 우버가 아닌 엘리베이터를 타고 숙소에 돌아와 곧바로 쉴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이점인지 알 거다.

Credit

  • PHOTO The Singapore Edition
  • ART DESIGNER 박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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