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이 취한 차이니스 바 3편 란콰이진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독한 바이주를 감각적인 칵테일로, 양이 많아 부담스러운 중식을 산뜻한 안주로 재탄생시킨 이색적인 차이니스 바를 소개한다. | 차이니스 바,란콰이진

란콰이진란콰이진은 드물게 중식 셰프가 운영하는 차이니스 바다. 차이니스 바의 본질이 중식인 만큼 중식 셰프가 이 새로운 흐름을 이끄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현실은 의외로 그렇지 않다. 란콰이진의 맹진택 셰프는 그 이유를 중식 주방의 보수적 성향에서 찾는다. 국내 중식 주방이 계보를 중히 여기다 보니 변화가 더디다는 이야기.란콰이진은 15년 동안 웍을 잡아온 맹 셰프가 기존의 중식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열망으로 시작한 그의 첫 가게다. 사실 란콰이진은 ‘바’라고 부르기에 다소 애매한 구석이 있다. 칵테일 메뉴가 없으며, 분위기도 바와는 거리가 있다. 그럼에도 전문 셰프가 고안한 독특한 중식 안주가 주목할 만하다. 아니나 다를까, 란콰이진은 연남동에서 무척 구석진 주택가 좁은 골목에 위치해 있음에도 문전성시를 이룬다.홍콩 유흥가 란콰이퐁의 분위기를 좋아해 1년에 한 번 이상 꼭 들른다는 맹 셰프는 란콰이퐁에서 먹은 음식을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재조합했다. ‘홍콩 바지락볶음’과 ‘란콰이 등갈비튀김’이 대표 메뉴. 특히 인기가 높은 등갈비튀김은 손이 굉장히 많이 가는 요리다. 돼지 등갈비를 절단하여 핏물을 뺀 후 월계수잎, 생강, 소금, 통후추를 넣고 염지하여 하루 동안 숙성한다. 그리고 다음 날 찜통에 넣고 2시간 반 정도 쪄두었다가 주문이 들어오면 튀긴다. 한껏 차려입은 젊은 사람들이 양손으로 등갈비를 쥐고 뜯는 중간중간 양념이 묻지 않은 손가락으로 아슬아슬하게 잔을 쥐고 맥주를 마시는 모습이 굉장히 이색적이다.란콰이진이 남다른 인기를 구가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 맥주에 있다. ‘설화’ 맥주는 중국 본토에서 칭따오보다 판매량이 높은 명실공히 국민 맥주다. 국내에 동명의 화장품 브랜드가 있어 번번이 수입이 좌절된 설화가 최근 영어 이름인 ‘스노비어’를 앞세워 정식 수입됐다. 탄산이 적어 목 넘김이 부드럽고 순한 한편 맛이 달짝지근한 설화는 현재 란콰이진의 대표 주류로 등극했다. 특히 여성들이 즐겨 찾는다. 목화솜을 연상시키는 ‘목화솜 탕수육’과 설화 맥주는 여성이라면 열에 아홉은 거부하지 못할 조합이라고 하니 새로운 데이트 장소를 찾는다면 참고하길. 특히 생고기를 계피, 소금, 후추, 생강즙에 재워 하루 동안 숙성시킨 탕수육은 잡내가 전혀 없으면서도 은은한 계피 향이 나는 게, 다 아는 맛 같으면서도 한 끗 차이를 느끼게 한다. /글_이주연(미식 칼럼니스트)주소 |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29안길 27-6   문의 | 02-323-07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