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아나가 책을 낸다. 바베이도스에서 보낸 어린 시절부터 전 세계 투어 비하인드 신과 패션 사업가로서의 행보, 가족과 친구들과의 개인적인 추억이 담긴다. 대부분 미공개 사진이다. 콧대 높은 예술 서적 출판사 파이든이 ‘펜티×파이든’(펜티가 먼저 적혔다!)이란 협업 형태로 10월 말 출간한다. 150달러인 기본 버전 외 수익금을 기부할 목적의 고급 버전으로도 출판된다. 며칠 전 책 <리아나>의 공개를 앞두고 리아나가 글로벌 패션 매체인
사람이 변했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징후는 한날한시에 오지 않는다. 리아나가 다른 이가 만들어준 음악을 하고, 콘셉트에 충실한 스타일링을 전략적인 주기로 선보이고, 소셜 미디어에는 정제된 정보만 올리던 시절이 몇 해 전이다. 지금의 리아나는 다르다. 폭행범 크리스 브라운과의 관계에서 빠져나왔다는 것, 혹은 특정 나이대를 지나왔다는 것과 같은 이유로 변화의 원인을 넘겨짚고 싶지는 않다. 인간은 자신이 겪는 많은 일을 각자의 속도로 소화하고 자신도 모르는 계기를 통해 밖으로 꺼내곤 하니까. 다만 리아나가 겪은 많은 일 중 하나에는 사업도 있다.

이 과정에서 리아나는 대충 다양성을 말하는 시늉에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그간 안 만들거나 못 만든 일을 해냈다. 이런 행보가 단순히 여성들에게서만 우상처럼 떠받들어지거나 누가 못한 일을 해낸 투사처럼 여겨지는 건 아니다. 특히 리아나의 주 무대인 미국에서는 ‘돈이 너무 많은 톱 스타가 보통 사람은 못하는, 자기 하고 싶은 대로 다 하는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래서 남녀를 떠나 ‘쏘 쿨’의 아이콘으로 여겨지고 있다.
올해 시작한 리아나의 세 번째 사업 아이템은 패션이다. 5월 말 온라인 판매를 시작한 레디투웨어 의류 브랜드는 LVMH 그룹과 계약했는데, LVMH 그룹 역사상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로 파트너십을 맺은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흑인이다.

2016년에 낸 정규 앨범 <안티(Anti)> 이후 새로운 정규 앨범을 발매하지 않은 터라 리아나의 본업인 음악의 성취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다수의 인터뷰에서 리아나가 언급한 정보에 따르면 장르는 레게가 될 것이고 발매는 올해를 넘기지 않을 거라고 한다. 수익과 재산으로는 이미 추월해버린 마돈나와 비욘세처럼 음악적으로도 레전드의 세계에 입성할 수 있을지는 곧 나올 앨범이 말해줄 것이다. 하지만 사업을 들불처럼 일으킨 지난 3년 사이, 리아나는 대중의 시선을 바꿨다. 그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고 표현하라는 메시지와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