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사이비 종교를 다룬 다큐멘터리와 드라마

신이시여, 도대체 이 역병이 언제 끝나나이까? 확실한 건, 이야기가 우리를 구원할 거라는 거다. 우리의 믿음에 의심을 낳는, 사이비 종교를 다룬 작품들을 추천한다. 너무 재밌어서 시간 가는 줄 모를 거다.

BY오정훈2020.03.19
KBS1, 〈모던 코리아 - 휴거 편〉KBS1, 〈모던 코리아 - 휴거 편〉KBS1, 〈모던 코리아 - 휴거 편〉KBS1, 〈모던 코리아 - 휴거 편〉KBS1, 〈모던 코리아 - 휴거 편〉KBS1, 〈모던 코리아 - 휴거 편〉

KBS1 〈모던 코리아 – 휴거 편〉  

1992년 10월 28일, 예수가 공중에서 재림하여 선택받은 자들만 하늘로 올라간다고 알려진 문제의 그날. 밤 12시가 돼도 아무도 하늘로 올라가지 않았다. 남은 자들은 뻘쭘함과 민망함 때문인지 어찌할 줄 모르는 혼란의 도가니에 휩싸였다. KB1 〈다큐 인사이트의 아카이브 프로젝트 모던 코리아 – 휴거 편〉에서는 대한민국을 뒤흔든 사이비 종교단체 다미선교회의 휴거론을 다룬다. 이 다큐멘터리가 흥미로운 건, pd의 시선으로 고른 블랙코미디 같은 팩트와 리듬감 있는 편집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휴거론을 주장한 이장림 목사의 채권 만기일이 휴거 후인 1993년이었다는 것, 10월 28일엔 입시 준비 중이던 수험생이 (종말론자들이 너무 시끄럽다며) 난동 피운 것 말곤 아무 일도 없었다는 것. 김기조의 타이포그래피와 DJ 소울스케이프의 음악도 절묘하다.  
 
넷플릭스, 〈메시아〉넷플릭스, 〈메시아〉

넷플릭스 〈메시아〉

긴 머리를 한 예수처럼 생긴 남자가 자신을 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온 ‘메시아’라고 말한다. 물론, 콧방귀도 안 나올 소리다. 그런데 그가 만약 다친 아이를 치료한다면? 그가 만약 만난 적도 없는 당신의 과거를 알고 있다면? 〈메시아〉는 굉장히 희한한 드라마다.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이 헷갈리는 것처럼 시청자도 그 남자가 정말 메시아인지 아니면 단순히 사기꾼인지 알아차리기가 힘들다. 심지어 그는 팔레스타인에서 이스라엘, 텍사스로 이동하면서 여러 종교와 문명 사이에서 분란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믿는 자와 의심하는 자 사이에서 반목과 갈등도 일어난다. 그가 원하는 건 분쟁일까, 평화일까? SNS 시대의 종교지도자가 그러한 것처럼 그가 원하는 건 단지 ‘관심’일까? 신이 있다면, 확실히 우리 건강은 안 챙기는 게 분명하다. 자기계발서에 나올 법한 얘기를 눈 하나 깜짝 안 하고 잘 하는 그 덕분에 에피소드 10까지 밤새 정주행하게 되니까.  
 
넷플릭스,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넷플릭스,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

넷플릭스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

인도 출신 구루이자 철학자. 성에 대해 무척 개방적임. 열여덟 살 연하의 여자친구가 그가 죽기 40일 전에 의문사. 그의 추종자들이 생화학 테러를 저지름. 스스로는 CIA의 암살 계획으로 인해 방사능으로 죽는다고 주장함. 롤스로이스를 100대 가까이 보유함. 이게 무슨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 나올 법한 얘기인가 싶지만, 실제로 〈신비한TV 서프라이즈〉에 나온 얘기가 맞다. 바로 오쇼 라즈니쉬 얘기다. 한때 대한민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책의 저자였던 그 사람이다. 넷플릭스의 〈오쇼 라즈니쉬의 문제적 유토피아〉는 그가 오리건에 만든 공동체를 중심으로 관련 인물을 인터뷰하면서 그의 실체와 진실에 다가간다. 그의 책 중에는 〈깨달음이란 무엇인가〉가 있다. 이 시리즈를 다 본 후 깨달은 건 이거다. 세상에 믿을 사람 하나도 없다.  
 
OCN, 〈구해줘〉OCN, 〈구해줘〉OCN, 〈구해줘〉

OCN 〈구해줘〉

신천지 사건과 관련, 요즘 역주행 열풍이 불고 있는 드라마다. 시즌 1은 조금산 작가의 〈세상 밖으로〉라는 웹툰을 원작으로 하고 있으며, 시즌 2는 연상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사이비〉를 드라마로 옮긴 것이다. 겁쟁이들은 낮에 관람할 것을 추천한다. 한국이 배경이라 그런지 오금이 저릴 정도로 무섭다.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사이비 종교로 인해 벌어지는 이상한 사건을 다루고 있다. 특히 시즌 1은, 구원파와 신천지를 모티브로 했다는 설이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의 심리를 파고들어 도움을 주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 거짓말도 정당화하는 포교 활동 방법, 교주를 새하늘님으로 부르는 점, 독특한 예배 방식 등이 소름 끼친다. 시즌 1에서 교주 백정기를 연기한 조성하와 시즌 2의 교주 최경석을 연기한 천호진 중 누가 더 악에 가까운지 비교해보는 것도 재밌을 듯하다.  
 
 
- 프리랜스 에디터 나지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