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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미식 여행’ 서울에서 즐기는 스위스 음식 맛집 편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양한 음식 문화가 융합된 스위스 음식을 서울에서 즐길 수 있다.

BY이충섭2020.10.18


30년 추억 그대로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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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는 평창동의 끝자락, 북악 터널 바로 전에 있다. 고개를 넘기 전에 있는 곳이니 좋은 풍경을 기대하긴 했지만, 계단을 지나 레스토랑의 입구에 들어서니 예상보다 훨씬 더 수려하다. 오랜 수령의 느티나무가 중심을 잡고 꽃과 풀의 형형색색 향연이 펼쳐지는 정원, 주변 산새와 마을이 훤히 보이는 경치, 오래됐지만 여전히 기품 있게 느껴지는 고택은 마치 한 폭의 그림과도 같다.  30여년 가까이 같은 한 자리를 지킨 스위스는 실내 인테리어에서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묻어나는데, 그 흔적은 마치 가게 내부에 은은히 울려 퍼지는 클래식 음악처럼 고풍스럽고 우아하다. 
스위스 정통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스위스에서는 식사를 위해선 코스를 시키는 게 합리적이고 와인을 마시고 싶을 땐 이곳을 다녀간 손님들이 하나같이 극찬하는 피자 단품 메뉴를 추천한다. 얇은 도우와 풍미 넘치는 치즈가 인상적이다. 런치 코스를 시키고 나서 100평이 넘는 레스토랑 여기저기를 둘러본다. 오래된 그림과 책들을 하나씩 눈에 익히고 있을 때쯤, 요리가 하나씩 나온다. 전분 가루를 얇게 입힌 새우 구이는 겉은 바삭하고 안에는 쫀득하니 부드럽다. 새우 특유의 짭조름한 맛과 함께 허브 소스의 산뜻함이 더해져 만족스러운 메뉴였다. 안심 부위 중에서도 날개살만 발라서 만든다는 안심 스테이크는 씹을수록 고소했고 곁들인 화이트 크림 소스가 스테이크와 잘 어울렸다. 알맞은 굽기로 구운 새송이 버섯도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육즙이 느껴졌다. 허브로 굽고 홈메이드 머스타드 소스로 마무리한 독일 소시지는 평이한 편이지만 채소의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촉촉하게 익힌 양파와 호박을 곁들여 먹으니 또 괜찮았다.
30여년 가까이 같은 자리에서 손님을 맞이한 스위스는 이제 한 세대를 지나 다음 세대도, 또 다음 세대도 찾는 레스토랑이 됐다. 스위스는 어린 시절, 부모님과 함께 특별한 날만 경양식점에서 돈까를 먹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 고마운 식당이었다.
주소 서울 종로구 평창길 349 문의 02-349-5003
 
스위스 코스 요리 가스트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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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트로통(Gastrotong)은 정통 스위스 요리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경복궁의 서쪽 마을 서촌에 자리잡은 이곳은 스위스 출신이자 이집트, 두바이, 그리고 우리 나라 등 전 세계 특급호텔에서 30여년 간 오너셰프로 활약한 롤랜드 히니 씨와 그의 아내 김영심 소믈리에가 꾸린 유러피안 레스토랑이다. 가스트로통은 프랑스어로 ‘미식’이라는 뜻의 ‘가스트로노미크(Gastronomique)’와 통의동의 ‘통(通)’을 합해서 만든 이름으로서, 맛있는 음식으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다는 부부의 의지를 엿볼 수 있다. 하얗게 칠한 벽과 나무로 마감한 외관, 가게 주위를 둘러싼 꽃들, 높은 층고와 나무 서까래 등은 오래된 구옥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동시에, 스위스에서 만난 가정집들과 흡사해 보여서 더 반가웠다. 베른, 제네바처럼 대도시의 건물들과는 물론 다르지만 스위스 발레주((Canton of Valais) 시옹(Sion)에서도 산자락에 자리잡은 나무집들의 분위기와는 확실히 비슷했다.
코스와 단품 요리 모두 즐길 수 있지만 코스를 주문하고 나서 필요한 음식을 더 추가하거나 일정금액을 지불하고 코스 내 메뉴를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좀 더 합리적이다. 런치 코스 첫 음식은 병아리콩 그린 샐러드는였는데 다채로운 그린 샐러드를 즐길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병아리콩, 어린 잎, 옥수수, 양파, 일반 토마토, 그린 토마토, 치즈, 그루통, 크런치 베이컨이 모두 들어갔는데 각자 재료 본연의 맛을 해치치 않으면서도 조화로웠다. 메인 요리 타불리 쿠스쿠스와 양 정강이 찜은 뼈에 살코기가 많이 붙어 있어서 한끼 점심 식사로는 이 메뉴 하나만으로도 충분해 보였다. 움푹 파인 접시에 꽤 큰 통뼈가 담겨 있지만 오랜 시간 완벽히 쪘기 때문에 연골 부위에 붙은 살까지 쉽게 발라먹을 수 있다. 부드러운 고기를 즐기면서 구운 미니 양배추와 쿠스쿠스, 슬라이스 아몬드를 곁들여 먹으니 든든하고 건강한 느낌이었다 우리의 도가니 수육을 먹는 것과 비슷한 기분이 들었다. 음식이 전체적으로 짜지 않기 때문에 코스가 끝날 때쯤 다소 입이 심심하게 느껴지지만 청포도와 견과류 곁들인 아이스크림을 먹고 나면 산뜻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 추가로 주문한 그뤼에르 치즈 어니언 스프는 그뤼에르 치즈를 곁들인 것을 감안해도 꽤 달았다. 소금을 따로 달라고 해서 약간 넣어먹는 것이 맛을 잡아주고 카멜라이징 양파의 깊은 단맛을 훨씬 살려줄 것.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1-36 문의 0507-1326-4162
 
스위스 가정식 라 스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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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트로통의 세컨드 키친 라 스위스(La Swiss)는 스위스 가정식을 캐주얼한 분위기에서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가스트로통의 파인 다이닝 분위기가 다소 어색하게 느껴진다면 가스트로통의 코스 메뉴 중에 먹고 싶은 음식만 쏙쏙 주문이 가능한 라 스위스를 추천한다. 스위스 가정의 푸근한 응접실을 연상시키는 내부 인테리어와 따뜻하고 넓은 데크 겸 테라스의 조합 덕분인지 툭 앉아만 있어도 저절로 마음이 편안해 진다. 음식을 주문한다면 추천 메뉴는 스위스식 감자전 뢰스티(Rösti)와 라클렛(Raclette) 치즈 요리다.

뢰스티는 덜 곱게 간 감자를 둥글게 부친 스위스 베른의 가정식이다. 베른은 스위스의 대표적인 독일어권 지역인데 감자가 주식인 독일 사람들이 베른에 거주하면서 자연스럽게 탄생한 음식이 뢰스티라고 볼 수 있다. 라 스위스에는 다양한 뢰스티가 있는데 그 중에서는 송아지 안심 뢰스티가 가장 인기가 좋다. 포슬포슬한 감자 식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뢰스티를 한 술 뜬 다음, 그 위에 버섯 크림 소스를 끼얹은 송아지 안심을 함께 올려 먹는다. 씹을수록 감자와 고기 특유의 단맛이 날 정도로 간이 세지 않아서 좋다. 라클렛 치즈 요리는 큰 덩어리의 라클렛 치즈를 감자 위에 녹이고 피클과 함께 싸 먹는 음식으로 스위스 발레주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다. 프랑스어권인 발레 지역에서 치즈 요리가 발달한 이유는 충분히 짐작 가능하다. 실제로 라클렛은 프랑스어로 ‘긁어내다’라는 뜻의 ‘라클레르(racler)’에서 유래됐다. 라 스위스의 라클렛 치즈 요리는 수제 햄, 뢰스티와 함께 나온다. 역시나 슴슴한 뢰스티를 한 술 떠서 쭉쭉 늘어나는 라클렛 치즈에 빙빙 돌려 먹고 오븐 용기 위에 같이 곁들여 나온 오이 피클과 마늘을 한 입 베어 물면 뒷맛까지 산뜻하다. 라클렛 치즈의 냄새를 처음 맡는다면 우리의 청국장 냄새 이상으로 강력하기 때문에 다소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맛만큼은 다른 치즈와 비교해도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고소하고 짭짤하며 시고 달다. 처음 따뜻한 음식이 나올 때 냄새만 극복한다면 풍미 넘치는 라클렛 치즈를 즐기는 건 절대 어려운 일이 아니다.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6길 11-36 문의 070-8800-4162
 
스위스 베이커리 쁘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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쁘띠통은 가스트로통의 베이커리 앤 델리다. 이름 그대로 작은(Petit) 빵집이지만 저마다의 특색이 가득한 빵으로 구성돼 있어서 각각의 빵을 소개하는 글을 읽고 눈으로 빵을 익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진열대에는 스위스 좁프 브레드, 스위스 호두 타르트 슬라이스 등 스위스에서 먹던 빵 그대로 놓여 있다. 스위스 사과 타르트부터 무화과 타르트까지 오늘은 어떤 제철 과일 타르트가 있을지 기대하며 쇼케이스 안을 들여다 보게 된다. 제주산 유기농 당근으로 만든 글루텐 프리 당근 케이크는 쁘띠통의 시그니처 메뉴답게 이미 다 팔리고 없다. 빵, 과자, 케이크만으로도 고르기 힘든데 호무스 샌드위치, 굴라쉬 수프, 가지 그라탕, 칠리 콘 카르네처럼 한끼 식사로 충분한 메뉴도 있다. 굴라쉬 수프를 비롯한 델리 메뉴는 가스트로통, 라 스위스와도 똑같지만 가격이 훨씬 저렴하기 때문에 포장해 가는 손님이 많다. 매장 내 간단히 식사를 할 있는 테이블도 있어서 바쁜 손님들은 그 자리에서 먹고 가는 것도 전혀 문제없다.
문득, 쁘띠통을 방문하는 누구나 가게를 나설 때는 만족하는 표정을 지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빵을 사랑하는 사람은 물론, 밀가루 함량, 들어가는 재료 등 빵을 고를 때 여러 모로 신중한 사람도 쁘띠통의 천연효모빵을 보면 만족할 것이다. 밥을 먹긴 그렇고 빵만 먹으면 허기질 것 같다는 고민을 하는 사람도 든든한 델리 메뉴를 보고 나면 잘 찾아왔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쁘띠통은 입장한 누구에게나 즐거움을 주기에 충분한 베이커리 앤 델리다.
주소 서울 종로구 자하문로 40-1 문의 0507-1329-4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