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미식 여행 서울에서 즐기는 벨기에 음식 맛집 편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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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미식 여행 서울에서 즐기는 벨기에 음식 맛집 편

숨은 미식의 강국 벨기에의 먹거리를 서울에서 즐길 수 있다면?

이충섭 BY 이충섭 2020.11.01
벨기에 리에주 와플 와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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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플은 유럽과 북미에서 즐겨 먹는 음식이다. 팔각형 모양에 좀 더 단단하고 바삭한 겉모습을 갖고 있어서 그 자체로도 간식처럼 즐길 수 있는 것이 벨기에식 와플이라면 보다 둥글넓적하고 비교적 부드러워서 여러 토핑은 물론, 프라이드 치킨까지 올려서 식사 대용으로 먹는 것이 미국식 와플이다. 국내에서도 벨기에식 와플을 취급하는 곳이 꽤 있는데 이태원의 와필레의 와플이 현지의 맛과 흡사한 편이다. 와필레에서는 리에주 와플, 초코 필링 와플, 브뤼셀 와플까지 총 3가지 와플을 맛볼 수 있다. 리에주 와플은 벨기에 리에주(Liege) 지방에서 유래됐는데 우리가 흔히 보는 벨기에 와플이 곧 리에주 와플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팔각형 모양의 탄탄한 겉모습과는 달리, 속은 촉촉하다. 와필레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와플이 리에주 와플인데 역시나 겉은 바삭한 반면, 속은 촉촉하고 또 쫄깃한 편이라 다 먹을 때까지 물리는 느낌이 없다.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와플은 초코 필링 와플인데 겉에서 보기엔 와플에 초콜릿이 조금 묻어있는 정도이지만 사실 와플 안까지 얇고 총 3개의 긴 스틱 초콜릿이 들어 있다. 초코 필링 와플은 그 모습 자체만으로도 흥미롭고 와플 특유의 단맛에 초콜릿의 달고 쓴맛까지 더해져서 훨씬 더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222 문의 0507-1305-0511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정이 넘치는 베이커리 벨기에빵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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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빵집을 찾은 건 순전히 우연이었다. 스웨덴 가정식 햄라갓을 취재하고 싶어서 회현동을 찾았다가 남대문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한적한 분위기의 회현동에 끌려 동네를 걷기 시작했다. 이탈리아 젤라또 카페를 지나서 알리앙스 프랑세즈 프랑스 문화원 주변으로 난 오솔길을 따라 걷다 보니 벨기에빵집 다다랐다. 흰색 건물, 빨간색 차양, 갈색 문, 그리고 그 안에서 퍼져 나오는 따스한 노란 불빛에 이끌려 한참을 밖에 서서 가게를 지켜봤다. 이 작은 가게에는 계속해서 새로운 손님들이 드나들었는데 이곳을 총 3번을 가서 지켜보는데도 늘 결과는 똑같이 손님이 많았다. 모든 취재가 끝나고 송세화 사장에게 취재로 왔음을 밝히고 자세한 얘기를 들었을 때 놀란 건, 오후 2시에 완판되는 경우도 많다는 사실이었다. 늘 오후 5~6시쯤 찾아갔는데 빵이 남아있던 것은 오히려 운수 좋은 날이었다고 봐야할까.
벨기에빵집이라 이름을 지은 이유는 송세화 사장 내외의 아이디어였다. 3년 전 가게를 처음 오픈할 무렵에는 여러 이름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벨기에에 오래 살면서 벨기에다운 빵을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에 가장 근본적인 이름, Belgian Bakery 즉, 벨기에 빵집이었다고 한다.  송세화 사장의 본업은 화물탑재관리사로서 1997년부터 귀국하기 전까지 20여년간 벨기에에서 살며 화물을 항공기에 싣는 업무를 관리, 감독했다. 은퇴하고 귀국하면 무엇을 할까 고민하던 중에 집에서도 빵을 굽고 요리를 하는 것을 즐겨했으니 빵과 음식을 만드는 일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어서 요리 학교에 들어갔다고 한다. 왕복 200km가 넘는 거리를 출퇴〮근하면서도 4년간 요리 학교를 병행할 만큼 요리에 대한 애정이 남달랐다고 볼 수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벨기에에 파견 근무를 가자마자 한국에 IMF 외환 위기가 터지면서 본업을 스톱할 수 밖에 없었고, 그런 송세화 사장이 돌파구로 찾은 일이 빵 공장에 다니는 일이었다고 한다. 당시 벨기에에서 비교적 쉽게 일자리를 구할 수 있는 곳이 빵을 굽는 공장이었던 것이다. 그가 빵을 허투루 구울 수 없는 이유도 빵을 구울 때마다 가족 생각이 나기 때문인데 이제는 가족이 먹는 빵은 아니지만 손님들에게도 양질의 빵을 구워 드려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한다. 천연발효종으로 발효한 건강한 빵부터 무화과, 견과류 등이 들어간 깜바뉴, 손님들의 건강을 생각해서 만드는 병아리콩 후무스를 비롯한 6종으 후무스, 그리고 고소하면서도 속이 꽉 차 있는 크로아상까지 어느 것 하나가 대표 메뉴라고 하기 힘들 만큼 모두 만들었다 하면 손님들이 집어 간다. 개인적으로 벨기에빵집은 초코빵이라고 불리는 초코 브리오슈나 소시지빵처럼 우리에게 친숙한 빵 역시 맛있었는데 무엇보다 가격마저 합리적이어서 만족스러웠다.
총 3번의 취재를 가면서 이곳이 좋았던 이유는 ‘사람’이었고 사람들이 나누는 정을 느낄 수 있어서였다. 가게 한 켠에는 두 사장 내외가 벨기에에서 직접 갖고 귀국한 가구와 소품이 놓여 있다. 그 자리에 앉아서 사장 내외가 반갑게 손님을 맞이하고 시식 빵과 함께 따뜻한 커피를 건네는 모습을 지켜본다. 손님들에게 우리네 사는 얘기를 건네면, 처음 와서 낯선 손님 마저도 자신이 하루 동안 겪은 이야기들을 꺼내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내내 행복했다. 다음 취재 장소는 차가 막히기 전에 출발해서 6시까지 가는 것이었는데 이미 시계는 6시를 훌쩍 넘어서고 있었다. 서울에서 차는 언제나 막히는 게 당연하지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벨기에빵집에 조금 더 앉아있었다.
주소 서울 중구 퇴계로10길 34 1층 문의 0507-1316-6404 인스타그램 바로가기

 
벨기에 수도원 맥주 벨지(BEL.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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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벨기에는 와플, 초콜릿으로 유명한 나라로 잘 알려져 있고 독일, 체코, 아일랜드는 맥주가 유명한 나라라고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사실, 앞서 세 나라보다 훨씬 더 많은 맥주를 전세계에 수출하는 나라는 의외로 벨기에다. 맥주 수출국에 관련된 각종 통계에 있어서 꾸준히 5위권에 들어갈 만큼 손꼽히는 맥주의 나라다. 2010년 처음 벨기에를 갔을 때 벨기에산 맥주라고 알고 있던 호가든에도 맛과 도수에 따라 수십 여가지 맥주가 있는 것을 보고 놀랐던 기억이 있다. 벨기에 맥주에 대한 추억을 하나 더 얘기하자면 2006년 이탈리아 밀라노에 갔을 때 일이다. 저녁에 밥을 먹으려고 레스토랑을 가면 가는 곳마다 바(Bar) 바로 위 선반에 걸린 예쁜 전용잔에 끌려서 맥주를 시키곤 했는데 그 맥주가 스텔라 아르투아였고 그 당시만 해도 이탈리아, 프랑스 맥주인 줄 알고 마셨다. 스텔라 아르투아는 유럽 어느 펍을 가도 생맥주로 마실 수 있을 만큼 유명한데 이 맥주가 벨기에산이란 것을 안 것은 2010년의 일이다.
경리단을 오른쪽에 두고 조금 올라오다 보면 왼쪽에 시장이 있고 그 시장이 끝날 무렵, 건물 2층에 벨지(BEL.G)가 있다. 벨지는 벨기에산 맥주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술집으로서 이곳에서만 영업을 시작한지 7년이 지났을 만큼 나름 경리단길의 베테랑 가게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서 입구에 들어서면 7~8명 사람이 앉을 수 있을 만큼의 넉넉한 바 테이블과 겹치는 브랜드 없이 다양한 벨기에 맥주들이 눈에 들어온다. 바 테이블을 중심으로 좌측은 경리단길이 한 눈에 보이는 창가석, 우측은 높은 스텐드 테이블이 있는 곳으로 나뉜다. 맥주를 판매하는 술집인데도 가게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클래식하면서도 안정적이고 안락한 느낌이 있어 인상적이었다. 이곳에 오면 꼭 마셔야 할 맥주는 수도원 맥주라고 알려진 세인트버나두스 앱 12다. 벨기에에서는 오래 전부터 수도원에서 맥주를 제조했는데 그 중에서도 세인트버나두스는 역사상 최고의 최고의 맥주로 손꼽히는 베스트블렌테렌을 만든 곳이다. 세인트버나두스 앱 12는 에일 맥주로서 10도나 될 만큼 꽤 센 편이지만 부드러운 거품과 함께 다양한 풍미의 바디감을 느낄 수 있는 맥주다. 무엇보다 벨지에서는 생맥주와 병맥주 모두 구비돼 있어서 바 오너에게 문의한 후 더 좋은 상태의 맥주를 고르면 된다. 어떤 맥주를 마셔야 할지 모를 때도 바 오너는 자연스럽게 다가와서 열심히 설명해 주고 또한 결정하기 전 시음을 먼저 제안할 만큼 친절하니 맥주집에 가서 맥주 때문에 크게 고민하지 말자.
주소 서울 용산구 녹사평대로 54길 23 문의 02-973-3160
 
벨기에식 감자 튀김 올드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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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의 올드문래는 상징적인 곳이다. 2003년 중소 철공소 밀집 지역이었던 이곳은 예술가들이 하나둘 모여들기 시작하면서 ‘창작촌’으로 바뀌었고 지금은 철공소와 함께 작업실, 쇼룸, 카페, 레스토랑 등이 모두 함께 공존하는 곳이 됐다. 십 수년의 세월동안 사람과 가게가 정말 여러 번 바뀌었지만 올드문래만큼의 입지는 굳건하다. 낡은 창고를 최소한의 리모델링을 통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멋진 건축물로 탈바꿈 시킨 점, 술을 마시는 사람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 다 함께 즐겨도 어색하지 않은 문화 공간으로 바꾼 점 등은 문래동 주변 상인들 뿐만 아니라 비슷한 분위기로 새 창업을 노리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많은 영감을 줬다.
올드문래응 이번에 다시 찾게 된 이유는 벨기에식 감자 튀김(Belgian Fries)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감자 튀김을 흔히들 프렌치 프라이(French Fries)라고 부르고 감자 튀김이 프랑스에서 왔다고 생각한다. 사실 벨기에가 감자 튀김의 원조인데 이 음식이 프렌치 프라이라고 전해진 이유는 제 1차세계대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군은 벨기에 지역에 주둔해 있었고, 벨기에 사람들이 음식을 대접했는데 그게 바로 감자 튀김이었다. 그런데 미군이 프랑스 음식으로 착각한 이유는 그 지역 사람들이 모두 프랑스어를 썼기 때문에 프랑스 영토에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벨기에는 프랑스어 이외에도 독일어, 네덜란드어 등을 쓰는 곳임에도 미군들이 몰랐던 것. 물론 현재 프랑스와 독일에서도 각각 폼메스(Pommes), 폼 프리츠 (Pommes Frites)로 불리는 감자 튀김을 국민 간식으로 생각할 만큼 즐겨 먹지만 엄연히 벨기에의 전통 음식이다.
벨기에 브뤼셀 그랑플라스 광장을 중심으로 많은 감자 튀김 가게들이 있고 레시피 역시 다양한 편이지만 주문 즉시 두툼한 감자를 튀겨서 마요네즈를 기본으로 케첩, 커리, 칠리 소스 등 기호에 맞는 소스를 추가해서 먹는 편이다. 올드문래의 벨기에식 감자 튀김은 치즈 소스와 사워 크림을 뿌린 다음 베이컨과 파프리카를 가니쉬로 올려서 푸짐하게 나오는 편이었다. 곁들이는 간식이라기 보다 주식으로 먹어도 될 만큼 양이 풍부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조리하지 않은 파프리카를 썰어 넣어서 그런지 향이 강한 편이었고 감자 튀김 본연의 맛을 즐기는 사람들에겐 조금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핫윙을 시키면 나오는 감자 튀김이 따뜻하고 바삭하며 찍어먹을 수 있는 디핑 소스를 따로 줘서 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었다.
주소 서울 영등포구 도림로 433-6 문의 010-6259-4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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