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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미식 여행’ 서울에서 즐기는 터키 음식 여행 편

터키는 ‘베낭 여행자의 천국’이라 불린다. 국가간의 이동이 힘든 현재, 터키가 그립고 터키의 음식이 생각난다면 이곳들을 가볼 것. 서울에서 즐기는 터키 여행.

BY이충섭2021.01.16
현지 그대로 되너 케밥 서울케밥
서울케밥서울케밥서울케밥서울케밥서울케밥
케밥은 간편하면서도 맛있기 때문에 즐겨먹는 편이다. 양도 푸짐해서 외국에 머무를 때는 아침에 주문해서 반만 먹고 나머지 반은 냉장고에 넣은 뒤, 외출했다가 돌아와서 먹기에 딱 좋다. 국내에서는 사실 제대로 된 케밥집을 찾기가 어렵다. 아무래도 그동안 양고기가 한국인에게 익숙한 식재료가 아니었고, 더 큰 이유는 우리가 이슬람 문화권과는 다소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케밥으로 대표되는 할랄 음식은 여전히 낯선 편이기 때문일 수 있다. 국내 대부분의 케밥집은 터키인 또는 이슬람 문화권 출신의 사람들이 운영하지만 오히려 케밥을 좋아하는 사람 입장에선 낯선 맛에 가깝다. 아무래도 한국인의 입맛에 맞춰서 그런지 다소 양이 적고 양상추 대신 채 썬 양배추가 있다거나 심지어 기성품 마요네즈, 케첩 등을 소스로 사용하다 보니 돌돌 말아 먹는 것만 비슷하지, 나머지는 다르다는 생각이 든다.
반면 서울케밥은 제대로 된 되너 케밥(Döner Kebob)을 구사한다. 되너 케밥은 터키 발르케시르(Balikesir) 지역에서 먹는 케밥으로서 우리가 흔히 먹는 랩(Wrap)이 아니라 터키 전통빵 에크맥(Ekmek)이나 피데르(Pita)같이 두꺼운 빵에 싸서 푸짐하게 먹는 케밥을 뜻한다. 사실 되너 케밥하면 가장 유명한 곳은 독일 베를린인데 아무래도 터키 이민자가 가장 많은 나라이다 보니 되너 케밥은 독일, 터키인 할 것 없이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는 한 끼 음식으로 통한다. 특히 주머니 사정 넉넉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뗄레야 뗄 수 없는 0순위 음식이다. 서울케밥의 되너는 에크맥보다 더 촉촉한 빵을 사용하는데 퇴근 전 모두 직접 반죽해서 숙성 후 만드는 것. 고기는 양고기와 닭고기 중 선택할 수 있는데 무엇을 선택해도 빵 속에 고기가 없는 부분이 보이지 않을 만큼 푸짐하게 들어간다. 토핑은 양상추, 오이, 적색 양파, 토마토, 페타 치즈, 사워 크림과 칠리 소스, 스파이시 파우더 등이 들어갔고 특이한 건 호박, 가지, 당근이 구운 채소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는 독일 베를린의 유명 케밥 음식점 무스타파 케밥(Mustafa’s Kebob)을 참고한 것인데 재미있는 식감을 살리면서도 채소에서 나오는 달콤함 덕분에 되너의 맛이 더욱 풍요롭다. 이 정도로 원조 되너의 맛을 재현한 서울케밥의 주인은 놀랍게도 한국 사람이다. 지금과는 다른 꿈을 안고 독일로 유학을 가서 독일 현지른 산 경험과 많은 터키인 친구를 사귄 덕분에 지금의 되너를 만든 것이다. 서울케밥은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만 열고 오전 11시에 시작헤서 저녁 7시30분이 라스트오더다.  4년째 동업자 한 명과 둘이서 운영을 하는데 도우부터 모든 밑 잡업을 손수하다 보니 매일 새벽 6시 출근을 한다고. 서울케밥의 되너가 진짜 맛있는 이유다. 
주소 서울 용산구 새창로 181 선인상가 1층 11호 문의 0507-1357-0606 
 
터키식 커피 1인자 논탄토 연남점
논탄토 연남점논탄토 연남점논탄토 연남점논탄토 연남점논탄토 연남점
미국의 한 유명 프랜차이즈 커피 전문점이 유일하게 통하지 않는 두 나라가 있는데 한 곳은 커피로 유명한 베트남이고 또 한 곳은 터키다. 국내에는 상대적으로 터키 커피는 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터키는 1천년 이상의 커피 역사를 가진 커피 강국 중 하나다. 터키식 커피를 가리켜 체즈베(Cezve)라고 부르는데 사실 체즈베는 길고 좁은 냄비라는 터키어에서 비롯됐고 체즈베 커피는 미국 등에서는 이브릭(Ibrik)으로 불리는데 이 역시 터키어에서 비롯됐다. 논탄토 연남점은 김광수 대표가 처음 연 논탄토 가로수길점의 2호점으로, 가게가 들고나는 일이 잦은 연남동, 홍대 입구 일대에서도 유명한 커피 전문점으로 자리잡았다. 이미 십 수년을 커피 바리스타로 활동한 김광수 대표는 가파르게 성장하는 국내 커피 시장에서 인스턴트 커피보다는 제대로 된 전통의 커피로 승부를 걸어보고 싶었고 결국 모래에서 끓이는 체즈베까지 이어지게 됐다. 체즈베 커피는 곱게 간 원두와 물을 주전자에 넣고 약 300도로 뜨겁게 달궈진 모래 위에서 끓이는데 제대로 먹고 싶다면 오리지널을 추천한다. 원두 가루를 필터에 따로 거르지 않고 그대로 잔에 따르기 때문에 나오자마자 바로 마시면 이에 끼고 입안을 텁텁하게 할 수 있으니 가루가 가라앉을 때까지 잠깐의 여유를 즐기자. 가루를 거르지 않는 이유 역시 옛 터키의 전통 때문인데 터키인들이 커피 가루로 점을 치기 때문이다. 쉽게 설명하면, 다 마시고 나서 소원을 빈 다음, 커피 잔을 접시 위에 뒤집어서 커피 가루를 쏟은 후, 잔에 남은 가루의 형상에 따라 점을 치는 것이다(커피 점은 온라인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으니 따로 검색해 볼 것). 커피의 맛은 드립 커피보다는 무게감이 있고 에스프레소 머신의 커피보다는 시거나 쓴맛이 적어서 밸런스가 좋다. 논탄토 연남점에서는 터키의 유명 디저트 카이막도 맛 볼 수 있다. 논탄토는 서울에서 터키의 옛 문화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카페임이 분명하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212-16 문의 02-336-8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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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터키' 이스탄불 그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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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 그릴은 앙카라 피크닉처럼 터키인이 직접 운영하는 곳으로서 터키 앙카라, 이스탄불 시내에 있을 법한 터키의 현대식 레스토랑의 모습을 잘 구현한 곳이다. 가게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이스탄불 그릴에선 터키식 바비큐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양고기, 닭고기, 소고기 모두 가능한데 ‘쿠주 피르졸라(Kuzu Pirzola)라고 하는 양갈빗살 구이를 추천한다. 이스탄불 그릴에선 생후 6개월 전후의 어린 양의 갈비를 특제 소스에 재운 다음 조리하는데 연한 육질은 물론, 양고기 특유의 풍미를 즐길 수 있다. 평소 양고기를 즐기지 않는다면 ‘타욱 쉬시(Tavuk Sis)’라 부르는 닭다리살 꼬치 구이를 추천하는데 촉촉하고 부드러운 닭다리살에 익숙한 참숯향을 음미할 수 있을 것이다. 이스탄불 그릴은 터키식 레스토랑답게 메인 요리 이외에도 터키 전통 음료 아이란(Ayran)이나 터키 전통빵 에크맥(Ekmek), 비교적 우리에게 익숙한 후무스(Hummus) 등을 사이드 메뉴로 즐길 수 있다. 요리에 곁들이는 소스는 물론 채소로 만든 반찬마저 터키식으로 나오는 점 역시 즐겁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다소 양이 적고 가격대가 있는 편이다. 두 명이 갔을 때 배불리 먹고 싶다면 최소한 믹스 그릴 2인분을 시키고 고기를 더 먹고 싶을 때 추가할 것이 낫고, 술과 함께 곁들일 안주 정도로 생각한다면 메인 메뉴 2개 정도가 적당하다.
주소 서울시 마포구 공덕동 476 공덕파크자이 102동 8호 문의 02-711-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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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식 케밥 앙카라 피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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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카라 피크닉은 가장 한국적인 케밥을 깔끔하고 정돈된 솜씨로 만드는 집이다. 경쟁이 심한 이태원에서 십 수년을 버티고 또 확장할 수 있었던 노하우가 담긴 집이기 때문에 케밥을 좋아하는 손님은 물론, 터키, 할랄 음식 관련 사업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면 곡 한번쯤 들리는 곳이다. 외부 간판에서부터 영어식 간판과 한국식 간판을 시원시원하게 달았고, 밖에서도 깨끗한 유리창 너머로 부엌 안쪽까지 훤히 들여다 보인다. 고기를 썰고 나서 부엌 선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고기의 잔재와 기름은 전혀 볼 수 없다. 주문 후 나오는 케밥마저 이중으로 포장돼 있는데 과하지 않게 딱 손에 닿을 부분만 포장한 것도 눈에 띈다. 모든 것을 매뉴얼화하기 위해 굉장히 노력한 흔적이 엿보인다. 최근 ‘코로나 19 극복 행사’로 약 1천원씩 가격을 낮춘 것 또한 ‘상술’로 보이기 보다 주머니 사정 넉넉치 못한 젊은 세대를 위한 ‘공감’ ‘동참’으로 느껴진다. 케밥은 국내의 다른 케밥집과 마찬가지로 랩, 샌드위치, 플레이트 등 총 3가지 형태가 준비돼 있고, 닭고기, 양고기를 사용한다.  
사실, 앞서서 앙카라 피크닉이 가장 한국적인 케밥을 만드는 곳이라 소개한 이유는 현지의 입맛에 잘 맞춘 케밥이기 때문이다. 적당히 채소가 들어있고 고기 특유의 고소함이 느껴지는 대신 고기의 잡내가 강하지 않다. 그러나 터키를 비롯해 독일, 네덜란드 등 케밥이 발달한 곳과 비교하면 일단 전체적으로 양이 적고 소스가 속 재료를 흠뻑 적실 만큼 자극적이지 않다. 채소의 구성마저 다른데 양상추를 큼지막하게 쓰고 생 오이를 넣는 대신, 양상추 조금과 채썬 양배추, 오이 피클을 넣는 것은 다소 프랜차이즈 햄버거의 토핑을 떠오르게 한다. 케밥은 전세계의 많은 이들이 즐겨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알려진 레시피만 수 백 가지가 된다. 아마도 앙카라 피크닉은 자극적이지 않고 깔끔한 맛을 선호하는 한국인의 입맛에 최적화된 ‘한국형 케밥’을 선택한 것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주소 서울시 용산구 이태원로 182 문의 02-793-25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