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FE

‘뉴트로 시장들’ 을지로 또 다른 힙 플레이스 방산시장 편

요즘 시장은 세대 구분 없이 놀러갈 수 있는 놀이터가 됐다. 힙스터와 5060세대가 공존하는 시장 이야기 아홉 번째는 힙 플레이스 을지로 3가를 위협하는 을지로 4가, 그리고 방산시장이다.

BY이충섭2021.03.08
디저트 카페 애드 커피(add coff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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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시장, 을지로 4가의 오랜 터줏대감은 우래옥, 문화옥이라면 요즘 시대의 핫 플레이스는 애드 커피(add coffee)다. 카페, 와인바가 모여있는 을지로 3가에서 떨어진 곳이지만 오히려 애드 커피를 오고 싶어서 을지로 4가로 오는 손님도 많을 정도다. 아메리카노를 비롯해 논 커피, 오리지널 티, 프레시 프룻 에이드, 스무디처럼 취향별로 마실 수 있는 드링크 메뉴가 있고 디저트 카페답게 블루베리체리 크럼블 케이크, 유자 마들렌, 리얼 브라우니 등 다양한 베이커리 메뉴가 있다. 메뉴를 추천한다면 매일 정해진 시간마다 굽는 블루베리체리 크럼블 케이크인데 새콤한 블루베리체리와 바삭한 크럼블, 그리고 속이 촉촉하고 달콤한 케이크의 조합이 정말 좋다. 여기에 차가운 아메리카노나 따뜻한 라떼는 어떤 것이 더 어울릴지 우열을 가리기 힘들 만큼 꿀조합일 것이다.
애드 커피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한 카페 안의 공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각 층마다 다른 분위기다. 베이커리 숍에 간 듯한 1층에 이어서 2층은 흰색 배경에 꽃을 수놓은 리넨 소재의 커튼과 흰색, 파란색, 빨간색 의자가 눈에 띄는 키치한 공간이다. 3층은 어두운 계열의 가죽 시트 소파와 빈티지스러운 의자, 테이블이 있어서 그런지 을지로 감성의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곳이다. 4층은 넓지 않지만 6인용 테이블 하나로 꽉 차는 공간이다 보니 친한 친구의 집에 놀러간 것처럼 프라이빗하게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이 공간은 루프톱과 통창으로 연결되다 보니 창문을 다 열고 나면 소규모 파티도 가능할 만큼 꽤 널찍한 곳으로 바뀌는 것도 매력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2길 29
문의 070-4209-7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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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탕 외길 문화옥
문화옥문화옥문화옥문화옥문화옥
문화옥은 1952년 개업해 올해로 69년째 손님들을 맞이하고 있다. 처음 동대문시장 근처에서 장사를 하다가 5년 뒤 지금의 을지로 골목에 자리잡았으며 3대째 가업을 잇고 있다. 대표 메뉴는 뽀얀 국물의 양지 설렁탕인데 다른 노포 설렁탕 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 향이 짙고 맛이 묵직한 편이 아니라 부드러운 편이다. 소 뼈를 우린 국물이라면 어떨 때는 꼬리한 냄새가 날 때도 있지만 문화옥의 설렁탕은 뒷맛이 개운한 편이다. 또 인상적이었던 것은 양지머리인데 말랑말랑한 식감과 살살 녹는 고깃살 덕분에 이집 수육을 꼭 먹으러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맛있었다. 문화옥에선 1인 1접시로 김치가 나가는데 워낙 김치 맛있기로 소문난 집이라, 한 접시씩 더 먹게 된다. 따끈한 국물에 고두밥 한 수저 크게 말고 그 위에 양지머리, 김치를 올린 다음 한 입 크게 넣으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한 입이다. 김치를 다 먹고 나면 맨 아래 시원하게 담은 섞박지 한 조각이 있는데 입가심하기 딱 좋다. 간혹 김치 국물을 설렁탕에 말아서 먹는 사람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거의 다 먹고 마지막에 김치 국물을 따라 먹는 걸 추천한다. 분명 그 나름대로 맛있지만 김치 국물의 맛이 강해서 설렁탕의 온전한 맛을 못 즐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창경궁로 62-5
문의 02-2265-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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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크릿 카페 4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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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나만의 비밀 식당, 스피크이지 바가 유행인 것처럼 4F는 방산시장에 숨겨진 카페다. 에폭시 뱃지, 벽지, 페인트를 취급하는 가게와 소규모 공장이 즐비한 이곳에서 인쇄소 등 공장이 있었던 4층 건물을 리모델링한 곳이 4F다. 밖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 출입문을 열고 들어가면 1층은 인쇄소 박물관, 갤러리에서 볼 법한 큰 윤전기가 놓여 있다. 지금은 멈춰 있지만 그 크기와 규모를 보니 과거 꽤 성업했던 곳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주문은 2층 카운터에서 가능한데 방산 라떼와 같은 드링크 메뉴부터 블루베리 크럼블, 비스크 치즈케이크 등 다양한 베이커리 메뉴가 있다. 대표 메뉴인 방산 라떼는 ‘단짠단짠신’ 즉, 달고, 짜고, 신데 이 맛이 꽤 인상적이다. 직접 만든 짭조름한 크림에 달콤한 시럽, 시큼한 맛의 커피가 꽤 괜찮다. 3층은 컨퍼런스도 가능한 큰 테이블과 사진 작품들이 있어 갤러리 같다면 4층과 루프톱은 미니멀 가구와 빈티지한 소품들이 있어서 코지한 느낌이다. 층을 옮겨 다니면서 머물러 보는 것도 4F를 즐기는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주소 서울시 중구 을지로 35길 26-1
문의 02-2276-1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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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 평양냉면 우래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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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4가와 방산시장 일대의 랜드마크는 누가 뭐래도 우래옥이다. 골목 중간 중간 차 한 대도 지나가기 힘들 만큼 좁은 길 사이로 촘촘하게 가게, 공장들이 즐비한 이곳에서 수 십대의 차가 주차 가능할 만큼 너른 마당에 이어서 갤러리마냥 층고가 높은 2층식 건물이 턱하니 놓인 우래옥은 지난 세월 동안 수 많은 이들의 약속 장소로서의 기능도 했을 터.
75년째 성업 중인 우래옥은 우리의 역사와 맞닿아 있다. 우래옥의 창업주는 평양에서 처음으로 ‘명월관’이란 식당을 운영했고 해방 후 이듬해인 1946년 지금의 자리에 ‘서북관’으로 문을 열었다. 1950년 한국 전쟁 발발 후 도저히 운영을 할 수 없어서 문을 닫았다가 다시 열면서 다시 찾아온 집 즉, 우래옥이라는 이름으로 바뀌게 됐다. 앞서 말했듯 75년이란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각고의 노력을 통해서 음식의 맛은 한결같다. (가격은 처음 냉면 한그릇 35원에서 현재 1만4천원으로 변했다.) 대표 메뉴는 평양냉면으로, 시원한 소고기 육수에, 잘 삶아서 풀어지지 않게 단단히 말은 국수를 놓고 그 위에 고명으로 백김치, 편육, 배 순으로 올려서 나온다. 최근, 평양냉면은 매니아가 생기고 ‘평냉투어’라는 말이 생길 만큼 인기있는 음식으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그 뜻은 이전에는 평양냉면을 즐기는 이가 많지 않았다는 뜻도 될 것이다. 아마도 일반 냉면보다 슴슴한 편이어서 그런지 잘못 국물을 먹으면 고기 누린내의 맛이 다소 느껴지기 때문일 수 있다. 그래서 평양냉면 매니아들끼리는 평양냉면의 슴슴한 정도에 따라 초심자부터 전문가 단계까지 임의로 나누기도 하는데 우래옥은 초심자 단계에 가까운 편이다. 평양냉면 특유의 개성보다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좋아할 수 있을 만큼 평이하기 때문이다. 국물 색에서 알 수 있듯, 다른 평양냉면 전문점의 평양냉면보다 육수가 진한 편이고 간이 비교적 강하다. 슴슴함을 참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인 것이다. 또한 자칫 느낄 수 있는 평양냉면 특유의 고기 누린내는 잘 곰삭은 백김치를 만나면서 중화된다. 혀가 민감한 이들에게는 희소식인 셈이다.  
탱글탱글한 국수를 잘 말아서 고소한 편육과 달콤한 배 한 점, 새콤한 백김치 한 점을 올린 다음 한 입에 넣는다. 새콤달콤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배추 겉절이를 한 입 하고서는 냉면 국물을 쭉 들이킨다. 한껏 먹은 다음날 원고를 작성하면서도 또 생각나는 맛이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 62-29
문의 02-2265-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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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년째 변치 않는 전기구이 삼보치킨
삼보치킨삼보치킨삼보치킨삼보치킨
을지로, 종로 등 구도심이 좋은 이유는 걸어 다니면서 모두 느낄 수 있는 곳이기 때문이다. 도로명 주소로 보면 잘 구분이 안 가지만 방산시장을 나와서 종로 33길까지는 걸어서 5~6분 거리다. 이 곳에는 47년된 오랜 전통의 전기구이 통닭집 삼보치킨이 있다. 삼보치킨은 1970~80년대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들이 월급날, 퇴근하면서 노란색 봉투에 담아오던 그 시절의 전기구이 통닭을 그대로 판매하는 곳이다. 기름기 좔좔 흐르는 닭다리 한 입은 물론 맛있고, 껍질을 조금 떼서 살을 바른 다음 껍질에 싸고 소금에 찍어 먹어도 맛있다. 특히, 퍽퍽하지 않고 쫄깃하게 익힌 가슴살은 요즘 치킨칩의 치킨과는 또 다른 별미다. 새콤달콤하면서도 알맞게 곰삭은 치킨 무 한 조각은 통닭이 물릴 때 긴급 처방전으로 그만이다. 눈 깜짝할 사이에 한 마리를 모두 먹고 나니 드는 생각. 두 마리 시킬 걸. 주만한 음식이 나오기 전에 배고플까봐 직접 사신 찹쌀떡 한 조각을 내어주는 아주머니의 인심에서 47년간 삼보치킨을 다닌 단골들의 행복한 미소가 절로 그려졌다. 아마 그 중에는 데이트하던 젊은 날의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 계셨을 거다.
주소 서울시 종로구 종로33길 4 삼보빌딩
문의 02-764-9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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