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카보다 보기 어려운 차가 있다고? part.2 | 에스콰이어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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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카보다 보기 어려운 차가 있다고? part.2

희소성으로 따지면 여느 슈퍼카 부럽지 않다. 돈은 물론 시간과 노력을 쏟아야 겨우 손에 넣을 수 있는 6대의 차와 그 차의 주인들을 만났다.

박호준 BY 박호준 2021.11.03
 

Chrysler Plymouth Prowler 2002

Q. 구하게 된 경로는?
자동차 관련 일을 하는 동생이 먼저 프라울러를 타고 있었다. 종종 얻어 탔는데 디자인도 그렇고 운전하는 맛이 남달라서 내심 부러웠다. 그러던 중 같은 프라울러 매물이 올라온 걸 보고 고민 없이 바로 구매했다. 프라울러 말고 서버밴(쉐보레 대형 SUV)도 한 대 가지고 있다. 올드카를 좋아하던 아버지의 영향인 것 같다. 평소엔 카니발을 자주 탄다.
 
Q. 차의 가장 큰 매력은?
희소성 아닐까? 차를 타고 나서면 최소한 꼭 한 번은 “이게 무슨 차예요?”라는 말을 듣는다. 색깔도 그렇고 차의 외형 자체가 굉장히 독특하기 때문인 것 같다. 2002년 출시된 ‘잉카 골드 에디션’은 국내에 4대밖에 없는 걸로 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도 고작 1만1702대만 생산됐다. 그중 한 대는 타입캡슐에 묻혀 있는데 2048년에 개봉할 예정이라고 전해진다.
 
OWNER 김지호 자영업 36세.

OWNER 김지호 자영업 36세.

Q. 승차감은 어떤가?
하드하다. 재밌다는 뜻이다. 예전에 포르쉐를 탔었는데 프라울러가 더 딱딱한 것 같다. 공차중량이 1200kg으로 V6 엔진을 얹은 것치고 가벼운 편이다. 변속기는 조금 아쉽다. 4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는데 변속 충격이 크다. 처음엔 고장 난 줄 알았다.
 
Q. 유지비가 궁금하다.
사고가 나면 골치 아프다. 필터 같은 건 그래도 다른 크라이슬러 차랑 호환이 되는데, 외장 부품은 답이 없다. 범퍼 한 쪽만 1400달러다. 관세와 물류비, 공임비를 전부 더하면 300만원 가까이 된다. 보험료는 80만원 정도 나왔던 것 같다. 오래된 차로 분류되어서 이전 비용이 10만원밖에 되지 않았다.
 
Q. 주행거리에 개의치 않는 것 같다.
차는 이동수단이지 감상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얼마 전 동생과 함께 프라울러 2대를 끌고 전국 여행을 다녀왔다. 지붕을 열고 굽이치는 산길을 달릴 때 엄청난 해방감을 느꼈다. 프라울러가 없었다면 경험하지 못했을 추억이다. 여행하며 만난 사람들과 자동차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도 즐겁다.
 
Q. 희소한 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요즘 올드카 시장이 들썩인다. 작년까진 3000만원 정도였던 차가 지금은 1억이 넘는다. 그나마도 팔려는 사람이 드물다. 투기 자본이 개입했다고 본다. 하지만 올드카를 보유한다는 건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일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접근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Saab 900 Turbo Convertible 1991

Q. 사라진 회사의 차를 타는 건 어떤 기분인가?
매력적이다.(웃음) 유명 예술 작품도 아티스트 사후에 값어치가 더 올라가는 경우가 많지 않나. 차도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스웨덴 태생인 사브는 독일이나 미국, 일본 차와 다른 맛이 분명 있다. 예를 들면, 운전대 옆이 아닌 기어 레버 아래에 있는 시동 레버 같은 것 말이다. 다소 엉뚱한 위치에 시동 레버가 있는 이유는 안전 때문이다. 전면 충돌 사고 발생 시 날카로운 열쇠가 운전자에게 상해를 입히지 않도록 고안한 것이다. 사브는 자동차와 함께 비행기도 만들던 회사이기 때문에 비행기와 비슷하게 시동 레버를 하단에 위치시켰다는 이야기도 있다.
 
Q. 장점과 단점이 있다면?
사람들이 잘 모르는 사실이 하나 있다. 승용차에 터보차저를 가장 먼저 적용한 브랜드가 바로 사브다. 사브 99라는 차였다. 900 터보는 그 차의 후속 모델이다. 당연히 터보차저가 달려 있다. 터보래그가 존재하긴 하지만 한번 압력이 차면 곧잘 속도를 높인다. 고속도로 주행도 거뜬하다. 단점은 3단 자동 변속기다. 수동변속기로 바꾸고 싶어서 알아보는 중이다. 수동변속기로 바꾸면 차의 값어치가 더 올라간다.
 
OWNER 박지훈 엔지니어 32세.

OWNER 박지훈 엔지니어 32세.

Q. 컨버터블 모델을 선택한 이유는?
시작은 바이크였다. 바이크 취향도 자동차와 비슷해서 올드 바이크를 탔었다. 바이크에서 느꼈던 자유로움과 시원한 바람을 차에서도 느끼고 싶었다. 윈드 디플렉터가 없으니까 와류 때문에 바람이 너무 많이 들어오는 것 같아 얼마 전에 이베이를 통해 윈드 디플렉터를 구입했다. 근데 또 막상 바람이 없으니 심심하다.(웃음) 마음을 알다가도 모르겠다.
 
Q. 사브 말고도 보기 드문 차가 더 있다고 들었다.
재규어 xk8이다. 전설의 명차 ‘E-타입’의 후계 모델이다. 8세대 벤츠 E클래스(W211)도 있다. 바이크 숍에서 일한 경험이 있고 지인 중에 올드카 오너가 많아서 간단한 정비는 카센터에 가지 않고 직접 한다. Xk8은 아직 손보고 있는 단계이고 벤츠와 사브를 번갈아 탄다. 폐차장까지 뒤져가며 부품을 구하는 사브에 비하면 벤츠나 재규어는 부품 수급이 수월한 편에 속한다.
 
Q. 희소한 차를 원하는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예방 정비’의 중요성을 백번 강조하고 싶다. 직접 겪어보고 하는 말이다. 올림픽대로 한가운데에서 가속페달과 엔진을 연결하는 와이어가 끊어진 적이 있다. 고속으로 달리지 않고 있었기에 망정이지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그 후론 조금만 이상한 소리가 나도 바로 정비소를 찾는다. 오래된 차는 자주 들여다보는 수밖에 없다.
 

 

Suzuki Zimmny 2021

Q. 짐니를 선택한 이유는?
짐니를 타기 전엔 허슬러를 탔다. 남들과 다른 차를 타고 싶은 마음이 컸다. 허슬러에서 짐니로 넘어온 이유는 오프로드 때문이다. 최근 오프로드 주행과 오토캠핑에 관심이 생겼는데 경차인 허슬러로는 무리였다. 그렇다고 랭글러를 사자니 크기도 너무 컸다. 비좁은 서울에서 주차하기 어려울 것 같았다. 승차감도 불편했다. 그에 비해 짐니는 희소성이 있으면서 오프로드도 갈 수 있고 디자인이 귀여워 나에게 안성맞춤이었다.
 
Q. 만족하며 타고 있나?
물론이다. 창문이 크고 시야가 넓어 운전하기 편하다. 전에 타던 허슬러(660cc)와 달리 배기량이 1500cc나 되기 때문에 별로 답답하지도 않다. 평소 조금 빠르게 주행하는 편이라서 그런지 평균 연비도 오히려 더 높게 나온다. 2열을 접고 누울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차박과 관련한 이런저런 장비를 모으는 재미를 들이는 중이다. 업무상 짐이 많은 편인데 짐니가 있어 든든하다. 2열을 접어야만 트렁크 공간이 생기는건 조금 아쉽다.
 
OWNER 이봄 메이크업 아티스트 30세.

OWNER 이봄 메이크업 아티스트 30세.

Q. 튜닝 계획은 없나?
다른 짐니 오너들을 보면 메르데세스-벤츠의 G바겐처럼 튜닝을 많이 한다. 아직은 튜닝을 하고 싶은 마음이 없다. 구매한 지 겨우 반 년도 채 되지 않았다. 튜닝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진 건 아니기 때문에 무언가 부족함을 느끼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Q. 차와 관련해 자주 듣는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어떻게 샀어요?”라고 묻는 사람이 가장 많다. 그럴 때마다 내 대답은 이렇다. “전문 수입업체 통해서요.” 성의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쩔 수 없다. 멋모를 때 사기를 당한 적이 있어서 그 후론 규모가 있고 믿을 만한 곳으로 간다. 수리도 마찬가지다. 특히 이 차는 성능 테스트를 할 때 과정이 복잡하고 시간이 오래 걸렸다. 나는 3개월 만에 차를 수령했지만, 운이 나쁘면 1년 이상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Q. 유지비가 궁금하다.
보험 가입이 어렵다. 웹사이트에서 다이렉트로 보험 가입을 하려고 해도 스즈키라는 브랜드가 애초에 항목에 없었다. 보험료도 상대적으로 더 비싸다. 차를 구입하고 나서 아직 한 번도 정비를 받은 적이 없어서 부품이나 정비 비용은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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