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왕산 인왕산3분초 쉼터(좌), 파틱 서울(우)
인왕산 숲 한복판에서 책을 보며 쉴 수 있는 ‘숲뷰’ 도서관이 생겼다. 서울시 건축상 우수상까지 수상한 ‘인왕3분초 쉼터’와 함께 다녀오기 좋은 맛집과 카페 4곳을 소개한다.
2021년 말에 오픈한 인왕3분초 쉼터는 본래 군 초소였던 곳으로, 오랫동안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됐었다. 초병들이 거주하는 ‘인왕CP’였던 건물의 상부 구조물을 철거하고, 시민들을 위한 곳으로 다시 태어났다. 인왕3분초 쉼터는 옥인동 수성동 계곡에서 20분 정도 길을 오르면 찾을 수 있다. 건물의 정면과 양 측면에 모두 통유리를 사용했기 때문에 인왕산 숲을 파노라마처럼 넓게 볼 수 있다. 인왕산을 찾는 이들에겐 작은 쉼터가 되고, 서촌의 다양한 문화활동 모임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하니, 주말 간 등산과 휴식을 이곳에서 즐겨보자.
작년 서촌에 문을 연 안덕은 이북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다. 안덕은 식당 대표의 외할머니 이름에서 따왔다고 한다. 평양 출신 외할머니의 솜씨를 전수받아 오픈한 식당으로, 담백한 만두국과 콩비지로 유명하다. 특히 안덕만큼 담백한 만두수육전골을 만드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등산 후 지쳤을 때 따뜻하게 허기를 채우기 제격인 곳이다. 다른 곳에서 보기 힘든 종류의 약주와 막걸리도 다루는 곳이니, 제육 또는 수육에 곁들여 먹는 것도 추천한다. 인테리어도 모던하고 깔끔해, 정갈한 음식을 깨끗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안덕의 큰 장점 중 하나다.
부암동에 숨겨진 레스토랑&카페 아트포라이프는 오보에 연주자였던 대표가 운영하는 공간이다. 한옥과 현대식 건물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고 있는데, 대표가 직접 설계하고 지었다고 한다. 1년 6개월간 매일 10시간 이상을 매달려 원하는 공간을 만들었다. 식당에 들어서는 입구부터 ‘삶을 축제로 만드는 것’이 공간의 모토라고 한다. 아트포라이프(Art For Life)라는 이름답게 공간 전체가 예술과 관련된 소재로 가득 차 있다. 직접 텃밭에서 가꾸고 만든 채소와 치즈 등을 주재료로 정성껏 요리한 음식들은 공간의 방점을 찍는다.
카페 동감은 지난달 청운동에 오픈한 신상 카페다. 간판과 표지판이 없어서 그냥 지나치기 쉬운 곳임데오 불구하고, 벌써부터 사람들의 방문이 끊이질 않는다. 동감은 은평구 새절역 인근에서 오랫동안 영업한 카페가 이전 오픈한 것이기 때문에 기존 팬덤이 자연스럽게 넘어왔다고 볼 수 있다. 은평구의 외진 곳에서도 유명했던 핸드드립 커피와 독특한 디저트 메뉴를 청운동에 그대로 옮겨놨다. 카페 동감에서는 꾸덕한 녹차 아이스크림과 딸기의 조합과 크림치즈를 김에 말아먹는 ‘김치’를 맛볼 수 있다. 이름과 조합 모두 특이한 김치는 꼭 한번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어느 카페에서도 보지 못한 비주얼과 맛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촌 주택가 한가운데 프렌치를 즐길 수 있는 ‘파틱 서울’이 있다. 샤퀴테리 전문점 ‘소금집’에서 근무하던 셰프가 영업하는 비스트로 와인 바이며, 지중해식 프렌치를 지향한다고 한다. 파틱 서울은 이런 설명답게 다양한 메뉴와 와인 라인업을 자랑한다. 내추럴 와인도 취급하고 있어 입맛에 맞게 주류를 고를 수 있다. 메뉴 중에선 ‘조개 에스카르고’를 꼭 먹어볼 것을 추천한다. 거부감이 생길 수도 있는 달팽이 요리를 조개로 활용한 메뉴다. 아기자기한 플레이팅은 물론 향긋한 딜 향과 레몬즙이 조개와 잘 어우러진다. 닭 껍질 튀김도 넣어, 음식의 밸런스를 훌륭히 잡아냈다. 다른 메뉴들도 재료의 조화를 중요시 여긴 듯, 어디 하나 튀지 않고 균형 있는 맛이 느껴진다. 파틱 서울은 서촌 끝자락에 위치했기 때문에, 등산 후 몸이 지쳤다면 마을버스 9번을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에디터 윤승현 사진 윤승현, @patic_seou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