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산악을 직접 달려보며 느낀 트레일 러닝화의 필수 조건
올해 ‘서울 100K’가 열린 날은 신발의 성능을 시험하기엔 최적의 날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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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100K'의 첫 주자들이 출발하는 모습. 코오롱스포츠가 후원하는 이 대회의 100K 부문은 인왕산-북악산-북한산-도봉산-불암산-아차산을 넘어 한강과 청계천으로 이어지는 초장거리 코스를 달린다.
서울의 산에서 10K를 달리다
서울에서 열리는 유일한 국제 트레일 러닝 대회가 있다. 그냥 트레일 러닝 대회도 아니고 최대100km를 달리는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 서울의 중심인 광화문 광장에서 출발하는 낭만 절정의 대회인 ‘서울 100K’(서울 국제 울트라 트레일 러닝 대회)다. 새벽까지 장대비가 쏟아졌던 지난 9월 20일 나는 이 대회 10km 부문에 참가했다. 평소 트레일 러닝을 즐기기는 했지만, 대회 참가는 처음이었다.
광화문 광장 집결 시간은 오전 7시. 같은 장소에서 새벽 5시부터 30분 간격으로 각각 500명의 50K 및 100K 진짜 울트라 트레일 러닝 참가자들이 출발한 뒤였다. 그들이 출발할 때는 비가 내렸다. 우리가 달리려 할 때 비는 그쳐가고 있었지만, 여전히 간간히 빗방울이 떨어지고 있었고, 하늘은 어두웠다. 믿기 힘들겠지만, 그래서 참가자들은 더욱 흥분한 표정이었다. “오늘 날씨 너무 좋다”는 소리들이 나왔다. 러너들은 비가 적당히 올 때, 혹은 비가 와서 기온이 떨어지고 난 뒤에 흥분한다. 낮은 체온은 심박수를 낮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기온이 1도 떨어지면 1km당 페이스가 4초 정도 줄어든다. 비는, 특히 태양을 가리는 짙은 구름과 적당히 떨어지는 가을의 비는 최고의 아군이다.

에디터는 북악산-인왕산 코스를 달리는 이 대회의 10K 부문에 참가했다. PHOTO 박세회
다만 조건이 있다. 비가 온 날엔, 지면에 어울리는 신발을 신어야 한다. 바로 트레일 러닝화다. 트레일 러닝화에는 두가지 접근법이 있는데, 러닝화 브랜드가 만드 트레일 러닝화와 아웃도어 브랜드가 만든 트레일 러닝화가 있다. 전자는 도로와 트랙에서 달리는 신발을 만들던 브랜드가 산악용 신발을 만든 것이고, 후자는 험준한 산을 타기 위한 신발을 만들던 브랜드가 달릴 수 있을 정도의 산을 뛰기 위해 만든 신발이라는 점에서 그 접근법이 완전히 다르다. ‘서울 100K’의 공식 후원사인 코오롱스포츠의 트레일 러닝화 라인인 후자를 대표하는 좋은 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웃솔?
그 중에서도 이날 내가 신고 뛴 코오롱스포츠의 트레일 러닝화 ‘TL-E’는 교과서적이다. 처음 트레일 러닝에 입문하는 사람들부터 50km까지 커버하도록 만들어진 이 신발은 비가 오는 도로에서 감탄할 만한 접지력을 보여준다. 광화문 광장에서 출발해 본격적인 북악산으로 들어서는 삼청공원에 이르기 까지는 비에 젖은 아스팔트 도로를 달렸는데, 그 구간 동안 지면을 박차는 내 발바닥의 힘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카본 플레이트가 들어 있는 레이싱화나 미드솔에 반발력 강한 폼을 넣은 슈퍼 트레이닝화를 신으면 내 발목의 힘보다 더 세게 나를 튕겨내주는 느낌이다. 그러나 ‘TL-E’의 밑창에 적용된 비브람 사의 메가그립 아웃솔(Vibram® MEGAGRIP)이 만들어내는 접지력의 이득은 이에 못지 않다. 비에 젖은 길에서 미끄러짐으로 인한 힘의 손실이 거의 없이 지면에 붙어 앞으로 치고 나간다.

‘TL-E’의 밑창에 적용된 비브람 사의 메가그립 아웃솔은 지면에 몸을 단단하게 지지한다.
이 메가그립 아웃솔이 더 큰 빛을 발하는 건 삼청공원을 지나 본격적인 산악 코스로 들어서면서다. 북악산 한양 도성길을 지나는 이 대회의 10K 코스는 주로 돌이 박혀 있는 흙길로 이루어져 있어 비에 젖으면 미끄러지기 쉬운데, 이날 달리면서는 미끄러진 적이 단 한번도 없었다. 그립력을 테스트해 보고 싶다면, 젖은 바위에 올라가보면 좋다. 실제로 젖은 돌 위에 올라서보면 메가그립 아웃솔은 마치 트렉킹화 처럼 단단하게 당신을 지지해준다. 이 단단한 지지가 바로 트레일 러닝에서는 반발력이 된다.
미드솔이 중요한 이유
스완 폼(SWAN FOAM) 미드솔과 오솔라이트 울트라(OrthoLite® Ultra) 인솔은 장거리에도 편안한 착화감을 제공한다. 그런데 이런 설명은 실제로 신어보는 것만으로는 이해할 수 없다. 신고 한두 걸음을 걸어봤을 때 편한 신발과 장거리를 뛰었을 때 안정적인 신발은 다르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빨리 뛰고 싶다는 일념으로 미드솔이 뚱뚱한 슈퍼 트레이닝화나 카본화를 신고 비에 젖은 한양 도성길을 달린다면 무슨 일이 생길까? 십중팔구 한두 번 정도 발목이 돌아갈 것이다. 그건 과학이다. 우리가 달리기를 할 때 지면에서 뜬 발은 여러 방향으로 인대과 근육들이 얽혀 있는 복잡한 발목의 구조 중 근육관 인대의 지지가 느슨한 반대 쪽으로 돌아간다.

경기 당일 비에 젖고 굴곡이 많은 한양 도성길의 모습. 이런 길을 달릴 때는 너무 푹신하거나 높은 미드솔이 독이 될 수 있다. PHOTO 박세회
러너들은 이를 ‘발목이 논다’고 말하는데, 장거리를 뛰면서 점점 발목 근육에 피로가 쌓이면 발목이 안쪽으로 돌기 시작하고, 그러면 자칫 미끄러지면 발목을 접질린다. 특히 이런 종류의 부상은 중창이 두꺼울 수록 쉽게 일어난다. 하이힐을 신을 때 삐끗하기 쉽다는 걸 생각해보라. 균일하지 않은 지면을 달리는 산악 지형에서는 더욱 그렇다. 적당히 낮고 조금은 단단한 중창이 필요한 이유다. ‘TL-E’의 미드솔은 로드 러닝화에 비하면 단단하고 기존의 트레킹화나 트레일화에 비하면 두텁고 폭신하다. 이에 더해 안정성을 지지하는 또 다른 요소는 바로 코오롱스포츠에서 개발한 ‘어댑티브 락다운 그립’(Adaptive Lockdown Grip) 시스템이다. 러닝 시 발의 움직임에 맞춰 갑피가 유연하게 반응하며 발을 안정적으로 잡아주면서도 너무 꽉 조이지 않는 편안한 착화감을 제공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토 프로텍트’ 설계가 들어간 갑피의 발가락 보호 기능이었다. 트레일 러닝을 할 때 가장 많이 다치는 부위는 발가락이다. 특히 내리막에서 바위에 발가락을 부딪혔을 때의 고통을 아는 사람이라면 지금 이 글을 읽으며 벌써 찡그리는 표정을 짓고 있을 것이다. ‘TL-E’의 발끝 갑피는 손으로 만져보기만 해도 알 수 있을 만큼 단단해 웬만한 충격은 발끝에 전달되지도 않는다. 이 설계가 왜 중요한지는 실제로 트레일 러닝을 끝낸 뒤 신발을 살펴보면 더 잘 알 수 있었다. 광화문 광장에서 시작해 삼청공원으로 들어선 우리는 악명높은 북악산 계단코스를 지나 숙정문을 넘어 인왕산 성곽길 입구를 찍고 다시 원점으로 회귀해 10km를 달렸다. 10km의 짧은 거리를 달렸음에도 완주 후 신발의 앞부분에는 바위에 긁힌 자국들 투성이였다. 얇은 갑피의 러닝화를 신고 그 충격들을 다 받았다면 아마 신발이 찢어지거나 내 발가락이 크게 다쳤을 것이다.

경기 당일 출발지 부스에 전시된 코오롱스포츠의 데일리 트레일 러닝화 'TL-E'의 모습.
풀 포트폴리오를 갖추다
코오롱스포츠는 25F/W 시즌 ‘Breathe On The Trail’이라는 콘셉트 아래 러닝화, 의류,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입문자부터 전문 러너를 위한 트레일 러닝 풀 포트폴리오를 완성하며 시장 공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3L(삼중 레이어) 방수 재킷, 겨울철 러너의 필수품인 패딩 베스트, 흡습속건 기능의 후드와 긴소매 티셔츠, 각종 팬츠 및 러닝 시 보온 가능한 장갑, 모자를 비롯한 액세서리 류 등을 모두 갖췄다. 특히 트레일 러닝 슈즈에서는 대회 당일에 신기 적합한 레이싱화 ‘TL-X’부터 트레이닝 슈즈인 ‘TL-P’, 장거리에 특화횐 ‘TL-1’ 등의 제품군에 더해 초심자부터 50K 장거리 주자까지 커버가 가능한 ‘TL-E’가 신규 출시됐다. 실제로 이날 나는 3L(삼중 레이어) 방수 재킷과 코오롱스포츠의 하이드레이션 베스트를 입고 뛰었다. 혹시 달리던 중에 더워질 까 싶어 방수 재킷을 베스트 위에 착용했는데, 방수 재킷에 달린 벤틸레이션 포켓을 이용해 재킷을 벗지 않고도 물을 마실 수 있어 매우 편했다. 이날 신은 컴프레션 니삭스 역시 근육을 적절하게 매우 안정적으로 압박했다. 러닝에서 적절히 근육을 압박하는 양말은 크게 두 가지 도움을 준다. 첫째는 복잡한 발목 부위의 근육들을 감싸 보호하는 외피의 기능, 둘째는 큰 근육들을 압박해 다리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류를 개선하는 기능이다. 소위 다리에 ‘잘 붙는’ 컴프레션 삭스가 상상을 초월할만큼 비싼 이유다. 코오롱스포츠의 컴프레션 니삭스는 적절한 압박과 함께 발가락이나 발바닥 등은 거친 산악 노면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적당한 두께로 설계되어 트레일 러닝에 무척 적합했다.
Credit
- PHOTO 코오롱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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