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디비도비디부’, 1996, 박제 다람쥐, 세라믹, 포마이카, 나무, 페인트, 강철. 리움미술관의 무료 기획전 〈마우리치오 카텔란:WE〉는 7월 16일까지 열린다.‘비디비도비디부’는 3층 전시실 안쪽에 전시되어 있다.
물론 이 다람쥐의 이름은 마빈이 아니다. 내가 지어준 상상 속의 이름일 뿐이고, 실제로는 죽은 지 꽤 됐다. 전시된 것은 박제니까. 그럼에도 내 상상 속 이야기에는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마빈이 총으로 죽었다면 관자놀이에 구멍이 나 있고 피가 흘러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싱크대 안에 있는 더러운 접시들을 보면 방금 먹은 티가 난다. 자살을 하려는 사람이 어째서 그렇게도 열심히 뭔가를 먹었을까? 그의 앞에 놓인 글라스는 비어 있다. 어쩌면 이 장면은 갱단에 속해 있는 행동대장 다람쥐가 권총을 손에 쥔 채 술을 마시다 곯아떨어진 것은 아닐까? 1996년에 발표된 ‘비디비도비디부’에는 지난 20여 년간 수많은 해석이 달렸다. 당신도 이 작품에 당신만의 스토리를 써보길 바란다. 그게 카텔란과 함께 노는 가장 즐거운 방식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