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디자인위크의 발단이 되었단 가구 박람회, 살로네델모빌레가 건재한 이유
밀라노를 디자인의 본고장으로 만든 가구 박람회,살로네 델 모빌레. 그 시작으로부터 60여 년이 흐른 지금도이 세계적 박람회는 여전히 진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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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5주년을 맞이한 살로네 델 모빌레의 살로네 사텔리테. ⓒ Ludovica Mangini
미래를 그리는 유산, 살로네 델 모빌레
」올해 살로네 델 모빌레는 4월 16일부터 21일까지 열렸다. 언제나처럼 밀라노의 대형 전시 콤플렉스인 로 피에라에서 열렸는데, 6일간 약 37만 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작년과 비교해 20% 더 많은 인원이 찾은 것이다. 이 수치가 한층 더 반가운 건, 살로네 델 모빌레가 ‘지속가능성’을 현안으로 쇄신하면서 이룬 성취이기 때문이다. 지난 2021년 여성 최초이자 최연소 회장으로 선출된 마리아 포로 회장은 살로네 델 모빌레의 유엔 글로벌 콤팩트 가입을 주도해 인권, 노동, 환경, 반부패 분야의 10대 원칙 아래서 행사를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 박람회 최초로 ISO20121(이벤트 지속가능경영) 인증도 받았다. 참가 업체들은 석고보드 패널 대신 나무 패널을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며, 자연히 설치 비용도 더 들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마리아 포로 회장의 설명에 따르면 업체 대부분이 행사 취지에 공감하며 행사 기간 동안 발생하는 쓰레기와 낭비 자원을 줄이고 재사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한다.




올해 살로네 델 모빌레의 부스 전시 풍경들. 위부터 씨씨타피스 부스의 ‘Grand Tour’ by Patricia Urquiola, 구프람 부스의 ‘Cactus’ by Drocco-Mello, 데카스텔리 부스의 ‘Folio Round’ by Draw Studio, 카르텔 부스의 ‘A.I. Lounge’ by Philippe Stark. ⓒ Ramona Balaban / Living Inside
총망라, 그리고 진화
」앞서 말했다시피 살로네 델 모빌레는 이탈리아 가구 브랜드들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행사에서 출발했으나, 오늘날에는 세계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아우르는 장이 되었다. 2024년 행사에는 세계 35개국 1950개 업체가 전시 및 이벤트에 참여했다. 몰테니앤씨, 카르텔, 마지스, 놀, 에드라, 미노티 같은 세계적 브랜드에서부터 업계 종사자에게조차 생소한 업체들까지. 바이어, 업계 관계자, 디자이너, 개발자, 큐레이터, 디자인 학도는 물론 가구에 관심이 많은 일반인까지 온갖 종류의 방문객이 전시를 구경했으며, 세계 각지의 미디어 종사자들이 전시 내용을 바탕으로 오늘날 가구 트렌드의 최전선을 짚었다.
문제는 ‘세계의 라이프스타일 트렌드를 아우른다’는 기조에 뒤따르는 방대한 규모와 정보량이다. 살로네 델 모빌레 행사일 아침 프레스룸 커피 미팅 자리에서 만난 마리아 포로 회장 역시 살로네 델 모빌레가 ‘신세계’ 같은 경험의 이면에 ‘끝없이 펼쳐진 모델하우스’ 같은 막연함과 피로감을 안겨주기도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 듯했다. 그녀는 해당 측면에서 살로네 델 모빌레가 도모하고 있는 변화를 중점적으로 설명했다. 올해 열리는 제62회 살로네 델 모빌레는 건축 스튜디오 및 신경과학자와의 협업을 통해 박람회장의 레이아웃을 크게 개편했다. 다양한 각도에서 한눈에 다양한 정보가 들어올 수 있도록 하고, 통로와 교차로 수를 줄여 방문객들이 길을 헤매지 않도록 했으며, 곳곳에 ‘광장’을 설치해 강연과 토론, 휴식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자체 실험에 따르면 이런 구조를 통해 이동 시간은 10% 줄이고, 직관적 이해는 15% 개선하며, 기억은 40% 이상 증진시킨다고 한다. 방문객들이 사용하는 전용 앱을 개선해 실시간으로 전시장 정보를 파악할 수 있도록 도운 것 역시 진화의 일환. 올해 살로네 델 모빌레의 캐치프레이즈가 ‘디자인이 진화하는 곳(Where Design Evolves)’인 데에는 그런 개선들도 한몫했을 성 싶었다. 하지만 흥미롭게도, 한 외신 기자가 “10년 후 살로네 델 모빌레는 어떤 모습일까”라는 질문을 했을 때 마리아 포로는 “어쩌면 지금과 거의 흡사한 형태일 수도 있다”고 답했다. “저는 살로네 델 모빌레가 계속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살로네 델 모빌레의 주인공은 전시 자체니까요. 그에 도움이 되는 진화가 있다면, 그때 그 변화를 택하겠죠.”
스핀오프, 혹은 하이라이트
」
6가지 퍼포먼스로 구성되었던 유로쿠치나 FTK의 특별 이벤트 ‘푸드 디자인에 대해 당신이 알고 싶었던 모든 것’. ⓒ Diego Ravier
유로쿠치나 바로 옆 관에서 열린 국제욕실박람회 역시 마찬가지였다. 180개의 업체가 참여해 첨단기술, 혁신적 소재, 새로운 방식의 협업을 다뤘으며, 미술가, 데이터 리서치 그룹, 디자인 기업이 협업으로 제작한 구조물로 박람회를 아우르는 일종의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중앙홀에 설치된 ‘Under the Surface’는 욕실 가구의 발전이 물 절약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보여주는 작품. 환경에 대한 의식을 제고하면서 디자인이 어떻게 지속가능성으로 연결될 수 있는지를 직관적으로 표현한 것이었다.

데이터 리서치 기업인 어큐럿, 디자인 스튜디오인 디자인그룹이탈리아, 작가 에밀리아노 폰지가 협업으로 만든 설치 작업물 ‘Under the Surface’. ⓒ Salotto.NYC / Paolo Riolzi
살로네 사텔리테라는 핵심축
」
35세 이하의 유망 디자이너를 지원하는 살로네 사텔리테의 전시 부스 풍경. ⓒ Ludovica Mangini
Credit
- EDITOR 오성윤
- PHOTO Salone Del Mobile Milano 2024
- ART DESIGNER 김대섭
JEWELLE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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