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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 로제는 다르다. 로제를 만드는 두 가지 방식

블리딩이냐 블렌딩이냐. 로제 샴페인의 두가지 스타일.

프로필 by 박세회 2026.07.31
(위에서부터) 플뢰리 로제 드 세니에 브뤼(하프 보틀) 11만 원대, 뵈브 클리코 브륏 로제 가격미정, 아르노 마르겐 로제 드 세니에 엑스트라 브뤼 2014 23만원대, 모엣 샹동 그랑 빈티지 로제 2016 가격미정.

(위에서부터) 플뢰리 로제 드 세니에 브뤼(하프 보틀) 11만 원대, 뵈브 클리코 브륏 로제 가격미정, 아르노 마르겐 로제 드 세니에 엑스트라 브뤼 2014 23만원대, 모엣 샹동 그랑 빈티지 로제 2016 가격미정.

‘로제’라고 하면 흔히 프로방스의 옅은 핑크빛 와인을 떠올린다. 슈퍼마켓 매대에서 파는 부담 없는 가격의 와인. 여름 바캉스철 얼음 버킷에 꽂아 가볍게 마시는 계절 음료. 만드는 법도 단순하다. 짧게 침용시킨 후 바로 발효해 이듬해 봄에 출시한다. 즉 로제는 맛도 가격도 가장 캐주얼한 와인 중 하나다. 그런데 샴페인에선 완전 반대다. 로제 샴페인이 화이트 샴페인보다 대략 20~50% 정도 비싸다. 일단 포도가 다르다. 남쪽 프로방스의 로제는 더위에도 쉽게 자라는 론 품종들, 그르나슈, 생소, 시라 등을 블렌딩하지만, 샴페인의 로제는 세상에서 제일 기르기 까탈스럽고 가격도 비싼 ‘피노 누아’로 그 색을 낸다. 피노 누아로 색을 내는 방식은 두 가지다. 가장 전통적인 샹파뉴의 방식은 세니에(saignée, ‘피를 흘리다’라는 뜻). 적포도 품종의 과육을 껍질과 함께 침용시켜, 껍질에서 색·타닌·아로마가 직접 ‘흘러’ 나오게 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으로 만든 로제는 뒤에 나오는 아상블라주에 비해 주로 더 짙은 색과 타닌, 더 단단한 구조, 응축된 과실미를 지닌다. 세니에는 대부분 피노 누아 100%로 만들지만 종종 샤르도네나 피노 뫼니에와 일정 비율로 섞어 ‘코 마세라시옹’(함께 침용)하는 경우도 있다. 각각의 품종을 따로 발효시킨 후 섞어서 색을 맞추는 방식이 바로 ‘아상블라주’다. 레드 와인 비율은 통상 7~15% 수준. 셰프 드 카브가 최종 색상과 밸런스를 정밀하게 통제할 수 있어 압도적으로 많은 하우스가 이 방식을 사용한다. 중요한 건 세니에를 하든 아상블라주를 하든 양조 과정에서 취급 단계가 보통의 샴페인보다 많아 산화 위험이 높고, 색과 구조의 정밀한 컨트롤에 상당한 노력이 요구된다는 점.

플뢰리 로제 드 세니에 브뤼는 세니에 논빈티지의 정석이다.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으로 기른 피노 누아 100%를 24시간 침용해 체리와 오렌지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아름답고 영롱한 빛깔을 뽑았다. 딸기, 천혜향 껍질, 블러드 오렌지 과육의 아로마가 풍성하고 부르고뉴 레드 와인 같은 감칠맛과 생생한 산도가 도드라진다. 아르노 마르겐 로제 드 세니에 엑스트라 브뤼 2014는 앞서 언급한 ‘코 마세라시옹’의 좋은 예시다. 피노 누아 75%에 샤르도네 25%를 코 마세라시옹해 21시간 침용했으며 젖산 발효 없이 스테인리스에서 양조한 뒤 병입 후 66개월 숙성해 쨍한 산미를 자랑한다. 두드러지는 스트로베리와 키르시(체리주)의 느낌, 풍선껌 혹은 감초를 연상케 하는 향과 작약의 아로마가 훌륭하다. 탄산 침용을 거친 부르고뉴 레드 와인으로 샴페인을 만든 듯한 강렬한 구조감이 인상적이다. 아상블라주의 명가 뵈브 클리코 브륏 로제는 논빈티지 로제의 정석이다. 뵈브 클리코 옐로 라벨 블렌드에 피노 누아 레드 와인 12%를 더한 이 와인은 체리, 딸기, 라즈베리의 레드 와인 노트에 브리오슈와 비스킷의 고소한 향이 섞여 무척 조화롭다. 모엣 샹동 그랑 빈티지 로제 2016은 아상블라주한 와인을 6년 이상 효모를 품고 숙성했다. 야생 딸기, 라즈베리 등의 과실 향에 핑크 페퍼콘과 아몬드 껍질, 은은한 훈연 향이 더해져 훌륭한 감칠맛을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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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dit

  • EDITOR 박세회
  • PHOTOGRAPHER 정우영
  • ART DESIGNER 김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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