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을 잡아라! | 에스콰이어 코리아 (Esquire Korea)

벌써 한 달, 한국에서도 '포켓몬 고'를 할 수 있게 된 덕분에 보고, 겪게 된 것들. | 게임,포켓몬고,포켓몬

지난 1월 24일, 화제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가 한국에 정식으로 상륙했다. 출시 일주일 만에 한국에서 누적 이용자 총 700만 명, 한 달이 지난 지금은 1000만 다운로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말 그대로 문전성시(門前成市)다.이렇게 많은 사람이 포켓몬 고를 한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누군가 보도를 위해 만든 허구 같다. 하지만 이런 통계를 믿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포켓몬 고의 인기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실제로 포켓몬 고 앱을 켜고 주변 포켓스톱(아이템을 주는 장소)을 따라 사냥을 다니면 진성 유저를 많이 만날 수 있다. 마치 좀비처럼 스마트폰을 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발견된다.그들은 포켓몬이 나오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골목이든, 개천이든, 교회, 마트, 공원, 심지어 산꼭대기에도 포켓몬 고 유저가 있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번화가 한복판만의 얘기가 아니다. 일반 주택가 뒷골목도 포켓몬 고의 무대가 된다.얼마 전에 이런 일이 있었다. 포켓몬 고가 출시된 지 2주가 지났을 무렵이다. 평일 밤 11시에 집에서 100미터 떨어진 골목에 위치한 포켓스톱을 방문했다. 재미 반, 호기심으로 운동 삼아 야간 헌팅에 나갔다.그런데 첫 번째 포켓스톱에 도달했을 때 어두컴컴한 골목에서 스마트폰을 들고 무언가를 열심히 잡는 무리를 만났다. 20대로 보이는 여자와 40대로 보이는 아저씨였다. 그 좁은 공간에 나까지 세 명이 섰다. 서로 모르는 척하고 있었지만, 우리 모두는 포켓몬 헌터였다.더 웃긴 것은 다음 포켓스톱, 그다음 포켓스톱을 거쳐 30여 분을 움직이는 동안 그들이 나와 함께했다는 것이다. 심지어 중간에 남학생 둘이 더 합류하면서 우리는 다섯 명의 파티원을 구성하게 됐다.우리 모두는 이 상황이 웃긴 것을 알면서도 최대한 진지한 얼굴로 자연스럽게 행동했다. 누구도 쭈뼛대거나 당황하지 않았다. 마치 자기 주변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연기하듯 했다. 아니, 어쩌면 남보다 먼저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로 불탔는지도 모른다.그날 밤 기온은 영하 6도였다. 모두가 강추위 속에서 손을 덜덜 떨면서도 경쟁자들보다 포켓몬을 한 마리라도 더 잡으려고 계속해서 전진했다. 그렇게 포켓스톱을 지나 앞서거니 뒤서거니를 반복하다가 갑자기 모두가 발을 멈추고 섰다. 희귀 포켓몬이 나타났기 때문이다.포켓볼을 3~4번이나 탈출하는 그 녀석을 잡기 위해 모두가 소리 없는 전쟁을 벌였다. 그 상황도 참 웃겼다. 그렇게 15개가량의 포켓스톱을 지나자 손이 완전히 얼어서 더는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전 먼저 돌아갑니다. 많이 잡으세요.” 특별한 대상도 없었다. 그냥 함께 다닌 사람들을 향한 처음이자 마지막 인사였다. 한데 마치 짜기라도 한 듯이 서너 명이 동시에 “네”라고 대답했다. 재미있고도 신기한 경험이었다.그후로도 길에서 포켓몬 고 헌터 수십, 수백 명과 마주쳤다. 하지만 모두가 안다. 이런 호기심 어린 유행은 잠깐이다. ‘허니버터칩’ 사건처럼 몇 달이 지나면 앱은 지워지고 추억 속에 남을 것이다. 나만 하더라도 포켓몬 고 앱을 켜는 횟수가 처음보다 크게 줄었다. 아마 다음 달 즈음이면 더 이상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포켓몬 고 잘하는 법 포켓몬을 많이 잡아라. 그리고 박사에게 보내라. 포켓스톱에 최대한 많이 들러서 아이템을 모아라. 매일매일 접속해 추가 경험치를 얻어라. 초반에는 레벨을 올리는 데 집중해라. 적극적으로 아이템을 써라. 20레벨 이상이 되면 포켓몬을 진화시켜라. 만만한 적이 있는 체육관을 공략해라. GPS 교란 프로그램으로 부정 게임을 하지 마라. 의미 없다. 과정을 즐겨라. 포켓몬 많이 잡았다고 상 주지 않는다. 스스로 상 줘라. 유료 결제해라. 발로 뛰는 데는 한계가 있다. 포켓볼은 선물이 안 된다.벌써 한 달, 한국에서도 '포켓몬 고'를 할 수 있게 된 덕분에 보고, 겪게 된 것들.